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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선거전에 돌입한 27일 울산 중구 병영사거리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지역은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며 1919년 병영삼일만세운동이 벌어진 곳이다
 대선 선거전에 돌입한 27일 울산 중구 병영사거리에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지역은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며 1919년 병영삼일만세운동이 벌어진 곳이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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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선 후보자로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가운데 뚜렷한 야권 성향의 후보는 4명이다. 문재인 후보를 제외하고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노동자 후보를 자처하고 나선 무소속 김소연, 김순자 후보가 완주할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이들이 이번 대선 판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노동자의 도시 울산의 경우 전체 60만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과연 이들 진보·노동 후보가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보수·새누리당 "야권 분열로 박근혜 후보에 유리" 

울산에서는 현재 비정규직이 정규직 수를 초월한 상태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희 후보는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를 최대 이슈로 내걸고 있고, 김소연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 후보를 자처하고 있다. 김순자 후보는 현재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다.

울산은 보수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노동자 세력을 바탕으로 한 진보성향도 만만찮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이런 양대 세력에 끼여 유독 울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울산지역 25석의 광역의원, 50석의 기초의원 중 민주당 소속은 한 명도 없다. 반면 새누리당은 광역의원 19명 기초의원 34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통합진보당 등 진보진영은 광역의원 6명, 기초의원 16명이 5개 구·군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층 및 새누리당측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두 노동자 후보의 출마 및 대선 완주가 결국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정필영 울산지역여론수렴본부장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와 무소속 김소연, 김순자 후보의 완주는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통합진보당과 노동계 후보는 노동자와 진보진영의 상당수 표를 흡수할 것이 확실하다"며 "이 때문에 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돌아갈 표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 배경으로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이 변함없이 든든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 바람이 전국적으로 거세도 울산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승리한 사례가 있다"며 "지금 박 후보 지지층은 변함없지만 야권의 표는 분산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 때 울산지역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대부분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여론조사를 제외한 선거인단 3185표 중 1637표를 얻어 1517표를 얻은 이명박 후보에게 120표 앞섰다.

당시 박근혜 후보는 전국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명박 후보에게 432표를 앞섰다. 결국 그 앞선 표 30% 가량이 울산에서 나온 것이다. 정필영 본부장은 이같이 박근혜 후보 지지층이 두텁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여기에 덧붙여 지난 16대, 17대 울산지역 대선 결과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16대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26만7737(52.87%),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17만8584표(35.27%),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5만7786표(11.41%)를 각각 얻었다.

하지만 4년 뒤인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7만9891표(53.97%),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9만905표(17.5%)를 얻어 전체 보수층 표는 무려 71.47%에 달했다.
반면 민주당 정동영 후보는 7만736표(13.64%),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2만8605표(5.51%)로, 두 사람을 합해도 20%를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울산에서 다시 한 번 4년 전과 같은 보수층 결집 현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울산내일포럼 "선거 관심 불러 야권 및 문재인 후보에 유리"

하지만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후보의 완주가 오히려 야권 및 문재인 후보에 유리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안철수 전 후보 지지모임인 울산내일포럼 김태남 사무처장은 "진보진영 후보들의 선거전 완주는 서민층 표심을 자극할 것"이라며 "결국 야권과 특히 문재인 후보에게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남 사무처장은 "투표율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올해 치른 4·11 총선에서 대다수 시민들이 서민경제 붕괴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면서도 울산의 투표율은 56.1%에 불과했다"며 "이정희 후보와 김소연, 김순자 후보의 대선 완주는 부동층과 서민층을 투표소로 불러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지지모임이 처음 의도한 것도 야권의 외연 확대였다"며 "특히 이들 진보·노동 후보들의 선거운동은 안철수 후보 사퇴 후 자포자기하는 서민층과 마뜩잖은 노동계 유권자를 투표소로 나오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남 사무처장은 이어 "이들 후보들은 새누리당의 실정과 박근혜 후보와의 연관성을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서민들 가슴에 응어리진 분노를 불러 일으키게 할 것"이라며 "투표소에 온 이들이 진보·노동 후보만 찍는 것이 아니라 '되는 쪽을 밀자'는 심리가 작용해 문재인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18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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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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