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하얀 국물 라면'에 비유하면서 안 후보의 높은 인기를 '마케팅에 의한 일시적 현상'으로 깎아내렸다.
개천절인 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서병수 선거대책본부장은 "하얀 국물 라면이 인기를 끈 기억이 있는데,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후 '품절 마케팅'까지 등장시키면서 인기몰이에 나섰고 신드롬이라 할 정도의 반응을 얻었다"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금은) 그 라면의 매출이 10분의 1로 토막이 났고 분식집 메뉴판에서도 사라질 지경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서 본부장은 "우리 정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은 (대선 후보의) 진정성을 바라보고 있고 마케팅으로 포장된 이미지를 냉엄하게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본부장이 언급한 라면은 1년 여 전 크게 인기를 얻었던 '꼬꼬면', '나가사키짬뽕', '기스면' 등이다. 이중에서 하얀 국물 라면 인기몰이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꼬꼬면은 지난해 한 달에 2000만 개까지 팔리다가 최근엔 150만~200만 개로 판매량이 줄었다.
라면업계 1위이자 '빨간 국물 라면'의 왕국이라 할 수 있는 농심은 지난달 25일 시장조사기관 AC닐슨 자료를 인용해 하얀 국물 라면 시대의 종언을 선언하기도 했다.
서 본부장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하얀 국물 라면의 일시적인 인기를 예로 들면서 정치와 연관시킨 것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인기를 끈 하얀 국물 라면처럼, 안철수 후보의 인기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 셈.
또 이날 서 본부장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이자 빨간 국물 라면의 대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신라면'을 자기 당의 박근혜 대선 후보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박 후보의 상징색도 빨강이다.
한편 올해 8월 기준으로 67.9%의 시장점유을을 보인 인스턴트 라면 업계의 절대 강자 농심이 내놨던 회심의 역작 '신라면 블랙'은 온갖 마케팅에도 매출 부진으로 5개월 만에 판매중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