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랑사또전> <아랑사또전>, 단순히 은오(이준기 분)와 아랑(신민아 분)의 러브라인을 그리는 멜로 사극인 줄로만 알고 보았는데 추리는 기본이요 호러 사극을 넘나들기까지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단서에 단서를 계속하여 던져놓는데, 하나의 단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단서가 연이어 등장한다.

▲ <아랑사또전> <아랑사또전>, 단순히 은오(이준기 분)와 아랑(신민아 분)의 러브라인을 그리는 멜로 사극인 줄로만 알고 보았는데 추리는 기본이요 호러 사극을 넘나들기까지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단서에 단서를 계속하여 던져놓는데, 하나의 단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단서가 연이어 등장한다. ⓒ MBC


<아랑사또전>, 단순히 은오(이준기 분)와 아랑(신민아 분)의 러브라인을 그리는 멜로 사극인 줄로만 알고 보았는데 추리는 기본이요 호러 사극을 넘나들기까지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단서에 단서를 계속하여 던져놓는데, 하나의 단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단서가 연이어 등장한다. 시청자가 탐정처럼 <아랑사또전>이 매 회 늘어놓는 단서를 면밀하게 살펴보지 않으면 이야기 전개가 파악이 안 될 때도 있을 정도로 복잡하다.

한데 <아랑사또전>, 복잡한 단서만큼이나 여타 이야기와 닮은 점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단, 여기에서 언급하는 닮은꼴은 <아랑사또전>이 타 작품을 표절했다는 태클이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불사신 아랑이 사랑을 거부하는 이유

첫 번째는 신민아가 연기하는 아랑이라는 캐릭터다. 전설의 '아랑설화' 속 아랑은 억울한 죽음을 당해 귀신이 된 후에는 사람으로 환생하지 않는다. 자신의 억울함을 푼 이후에도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랑사또전>은 다르다. 옥황상제 덕택에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랑사또전> 불사신 아랑의 시한부적 설정은 시한부 인생인 불치병 환자와 닮은 점이 있다. 불치병 환자를 사랑하는 이는, 불치병 환자가 숨을 거둔 후에는 세상에 홀로 남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기 싫은 불치병 환자는 사랑 고백을 멀리해야 한다.

▲ <아랑사또전> 불사신 아랑의 시한부적 설정은 시한부 인생인 불치병 환자와 닮은 점이 있다. 불치병 환자를 사랑하는 이는, 불치병 환자가 숨을 거둔 후에는 세상에 홀로 남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기 싫은 불치병 환자는 사랑 고백을 멀리해야 한다. ⓒ MBC


사람의 몸으로 다시 태어난 아랑, 그야말로 '최종병기 그녀'가 따로 없다. 절벽에서 떨어져도, 주왈(연우진 분) 혹은 최대감(김용건 분) 부하의 칼에 맞아도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난다. 터미네이터가 따로 없다. 영화 <죽어야 사는 여자>의 두 여자처럼 아무리 물리적 위협을 당해도 다시 살아나는 불사의 육체다.

하지만 이런 아랑에게도 아픔이 있으니, 보름달이 세 번 뜰 동안만 인간의 육체를 가질 수 있는 '시간의 유한함'을 갖는다. 보름달이 세 번 지나간 후에 그녀는 저승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불멸의 육체를 가졌을지언정 시한부 불사신인 셈이다.

이로 인해 아랑은 은오의 접근을 꺼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은오와 사랑해보았자 보름달이 세 번 지나가면 자신은 저승으로 되돌아가고, 그러면 은오는 아랑을 사랑했던 기억, 사랑의 상처 밖에 남지 않으니 말이다.

불사신 아랑의 시한부적 설정은 시한부 인생인 불치병 환자와 닮은 점이 있다. 불치병 환자를 사랑하는 이는, 불치병 환자가 숨을 거둔 후에는 세상에 홀로 남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기 싫은 불치병 환자는 사랑 고백을 멀리해야 한다.

불치병 환자가 처음에는 사랑을 멀리하는 연유는 이 때문이다. 당장은 사랑 고백을 하는 이의 마음에 조그마한 상처가 되겠지만 이 사람과 사랑을 하다가 덜컥 자신이 죽으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큰 상처만 남는다. 아랑을 사랑하는 은오 역시 마찬가지다. 기껏 아랑을 사랑하다가 아랑이 저승으로 돌아가면 은오에게 크나큰 상처가 되기에 아랑은 처음엔 은오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죽음을 연기하고자 하는 욕망

<아랑사또전> 은오의 어머니이던 타락선녀 홍련(강문영 분)은 처음에는 아랑의 영을 갖고 싶어한다. 순수한 처녀의 영혼을 먹는 마녀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아랑이 죽지 않는 육체를 가졌다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아랑의 영 대신 육체를 탐내기 시작한다. 아랑이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가졌기에,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탐내서다.

▲ <아랑사또전> 은오의 어머니이던 타락선녀 홍련(강문영 분)은 처음에는 아랑의 영을 갖고 싶어한다. 순수한 처녀의 영혼을 먹는 마녀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아랑이 죽지 않는 육체를 가졌다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아랑의 영 대신 육체를 탐내기 시작한다. 아랑이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가졌기에,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탐내서다. ⓒ MBC


은오의 어머니이던 타락선녀 홍련(강문영 분)은 처음에는 아랑의 영을 갖고 싶어한다. 순수한 처녀의 영혼을 먹는 마녀이기에 그렇다. 하지만 아랑이 죽지 않는 육체를 가졌다는 걸 알고 난 후에는 아랑의 영 대신 육체를 탐내기 시작한다. 아랑이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가졌기에,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탐내서다.

죽지 않는 불사의 육체를 탐낸다는 설정은 중국 역사 속 진시황의 불로장생의 욕심과 닮은 점이 있다. 혹은 영화 <하이랜더> 속 죽지 않는 불사신 맥클레인(크리스토퍼 램버트 분)과도 궤를 같이 한다. 죽음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고 죽음을 뒤로 미루고자 하는 진사황의 욕망은 타락선녀 홍련의 그릇된 욕망과 닮은 점이 있다.

죽음과 관련하여 은오와 아랑의 육체를 살펴보면 소설 <프랑켄슈타인>과도 닮은 점이 있다 아랑은 한 번 죽고 난 후 원귀였다가 사람으로 되살아난 케이스다. 은오 역시 어릴 적 저승으로 갔어야 하지만 옥황상제 덕에 아직도 살아있다. 한 번 죽었다 다시 살아난 은오와 아랑은, 죽어서 흙으로 되돌아갔어야 할 자인 프랑켄슈타인이 과학의 힘으로 다시 살아나는 <프랑켄슈타인>과 닮은 점이 있다. 한 번 죽었지만 되살아난 존재 말이다.

하지만 죽음을 미루는 태도에 있어서 은오와 아랑은 홍련과는 차이점을 갖는다. 아랑과 은오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음이 유예된 이들이지만, 홍련은 죽음을 뒤로 미루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희생해서라도 기꺼이 죽음을 유예하고픈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다. <아랑사또전>의 홍련은 죽음을 유예코자 하는 욕망, 불사의 욕망이 진사황의 불로장생의 꿈과 닮아있는 이기주의자의 대표적인 표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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