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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가 예상되는 건물의 지하공간에는 주차를 하지 마시고 하천변 주차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세요."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박규석(가명)씨는 27일 밤, 태풍 '볼라벤' 예방책으로 아파트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던 중 보험회사의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둔 박씨는 불안해졌다. 강풍으로 물건들이 날아다니는데 야외에 차를 세울 수도 없고 태풍에 동반되는 폭우를 생각하면 지하 공간도 장담할 수 없다. 혹시 차가 망가져도 천재지변으로 인한 피해라고 보험 보상을 못 받는 건 아닐까?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가로수나 낙하물에 의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 주차장에 주차 중 침수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도 역시 보상이 가능하다.

기차도 탈선시키는 강한 바람...보험 보상 어떻게 받나

28일 전라도를 지나 서울을 강타할 것으로 예측되는 태풍 '볼라벤'의 '주무기'는 강력한 바람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낮 12시 볼라벤의 중심기압은 940hPa(헥토파스칼)로 태풍 영향권에서 가장 바람이 강한 지역의 풍속은 48m/s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5m/s 정도의 바람은 건물 간판을 떨어뜨릴 수 있다. 풍속이 30m/s면 나무가 부러지거나 기왓장이 날아갈 수 있다. 바람세기가 50m/s를 넘으면 굵은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사람이 날아가며 기차가 탈선하는 수준이다. 역대 태풍 중 한국에 가장 큰 피해를 줬던 '루사'의 중심기압은 965hPa, 최대풍속은 33m/s 정도. 루사는 246명의 인명피해와 5조 1479억 원의 재산피해를 안겼다.

상황이 이러니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손해는 어느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풍으로 재산상 손해를 본 경우, 보험회사에서 어떻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고봉준 손해보험협회 홍보부장은 "가로수나 낙하물 또는 차량 침수에 의해 차량이 파손된 경우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 부장은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는 약관에 의해 면책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피해가 커지면서 이를 보상하는 보험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이 그 대표적인 예. 그러나 침수피해시 차문이나 창문, 썬루프 등을 열어놔서 빗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보상받을 수 없다. 또한 자동차 실내에 비치한 물품의 경우 보험증권에 기재된 물품만 보상받을 수 있다.

차량 이동중에 침수가 된 경우에도 같은 담보로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고 부장은 "다만 경찰관이나 공무원의 교통통제를 무시하고 침수된 지역을 통과하다 침수피해를 당한 경우에는 보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요 태풍피해 현황
 최근 주요 태풍피해 현황
ⓒ 손해보험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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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깨졌으면 '풍수재특약' 가입했는지 확인해야

길을 지나가다가 강풍으로 떨어진 간판에 다쳤을 경우 상해보험이나 실손의료보험의 상해담보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 납부액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강풍으로 인해 집 유리창이 깨진 경우는 화재보험의 '풍수재특약'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보험에 가입한 건물, 가재도구 등이 태풍으로 입은 손해를 보상하는 이 특약에 따르면 태풍피해를 줄이기 위해 들어간 손해방지비용도 되돌려 받을 수 있다.

태풍으로 휴업한 기업들도 풍수재특약과 더불어 '기업휴지 손해특약'을 가입했다면 손해를 보전받을 수 있다. 이들 특약들은 기업의 생산이나 영업활동 중단으로 발생한 휴업에 대한 손실을 보상한다.

태풍으로 인한 산사태로 집이 파손되거나 강풍으로 온실이나 비닐하우스가 망가졌을 때는 풍수해보험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풍수해보험은 소방방재청이 관장하고 민간보험사가 운영하는 정책보험이다. 정부에서 전체 보험료의 55~62%를 지원하기 때문에 국민은 주택과 온실 등에 풍수해(태풍, 홍수, 호우, 해일, 강풍, 풍랑, 대설)를 입었을 경우 보상받을 수 있다.

고 부장은 "풍수해보험은 농민들이 많이 가입한다"면서 "풍수해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든 주택보험보험이나 화재보험에 풍수해특약이 있다면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그:#태풍, #피해, #보험, #볼라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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