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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10일에 열렸던 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 일대에서 열린 제6회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는 화려했다. 다채로운 행사들로 축제 기간 동안 원근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초정리 행사장은 북적였다. 뜨거운 태양 아래 지열도 뜨거웠지만 관광객들은 더위에 상관없이 축제의 향연을 맘껏 만끽했다. 하지만 그곳에 사람냄새로 북적북적 한 것은 그때까지였다.

 

축제가 지난 후 3주 동안 같은 시간대에 초정리에 가서 2~3주 정도 머물며 관찰해 봤다. 올해 초부터 군이 개방한 초정원탕과 개인 소유 약수에서 약수를 떠가는 이들은 수십 명에 불과했고, 관광객들로 보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축제에서 초정약수를 직접 맛보고 체험한 일반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초정지역을 꾸준히 방문할 것으로 예상 된다"며 "향후 목욕탕, 음식점, 숙박업 등의 상권이 살아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 초정지역이 활성화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3주간 동안 지켜본 바로는 '판단 미스'였다.

 

목욕탕은 한때 4개의 목욕탕이 문을 열고 화려한 전성기를 보냈지만 모두 문을 닫고 이제는 하나만 남아 있다. 유일한 목욕탕인 초정약수원탕 프런트에서 5년째 일하고 있는 이 아무개씨는 "축제 때 많은 관광객들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목욕탕을 이용하는 고객은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행사만 보고 돌아가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어 "이용객이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몇 달 전 부터는 평일과 주말에도 별 차이가 없다. 외지에서 오는 단골들이 있었는데 경제도 어려워지고 유류세도 올라 그런 것 같다. 막상 이곳에 와도 물 떠가고 목욕하는 것 외에는 볼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인근 식당도 축제 때에만 반짝특수를 누릴 뿐, 매주 몇 시간 동안 지켜본 결과 수십 명밖에 오지 않는 곳에서 손님이 없는 것은 당연지사였다. 오히려 목욕탕을 비롯해 인근 여러 상업 시설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을 감안 해 보면 근근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평시의 초정, 볼 게 없다

 

숙박시설도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손님이 없었다. 어떤 날에는 5층 규모의 모텔에 잘 갖춰진 내부시설이 무색하리만큼 단 한명의 손님도 없었다.

 

청원군에서 목욕과 숙박을 같이 할 수 있는 시설을 과감하게 시도했다가 문을 닫은 스파텔이 이달에 다시 보수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 재개장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지만, 이 상태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초정리에서 나고 자란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예술부장은 "산골마을을 온천·생태·공예·음식 등 웰빙 체험으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든 일본의 유후인 마을이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각에선 관광객들을 끌어오기 위해 놀이시설 등 위락시설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여러 지정학적 혜택과 가치를 고루 가지고 있는 이곳을 보존 하는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변 부장의 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들린다.

 

숙제는 역시 지자체와 도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 그리고 초정을 역사에 자랑할 만 한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에 달려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초정, #약수, #광천수, #충청리뷰, #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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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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