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오마이뉴스 정태영 시민기자가 쓴 글입니다. 정태영 시민기자는 중학생이지만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우리 사회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 영화 <코리아>의 포스터

▲ ▲ 영화 <코리아>의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실화라는 점에서 더욱더 신기했던 영화

나와 같은 중학생은 통일의 의미는 북한을 찾아가볼 수 있다는 것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70대 이상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에게는 자신의 고향, 가족, 어린 시절의 추억 등을 다시 한 번 어루만질 수 있다는 의미일 듯싶다. 세대에 따라 해석이 다른 통일…. 여기 실제 통일을 아니지만, 정신적으로 남과 북이 통일을 이야기한 영화가 있다.

영화 <코리아>는 1991년도 제41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코리아'라는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감동적인 스포츠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1991년은 내가 태어나기 6년 전의 일인지라 들은 적도 없고, 그때 '감동적'이라고 하는 영상을 본 적도 없다. 나와 같은 중학생이 <코리아>라는 영화를 보면 '저런 일도 있었구나…', '저렇게까지 했으면 왜 통일을 안 됐지'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영화 초반부에 '코리아'라는 팀이 생겨났을 때, 서로 말투, 살아온 환경, 연습 방식 등이 달라 부딪히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결국, 일본 현지에 도착했을 때 남북 선수단 사이에 폭력을 행사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하지만 영화 중반부에 들어서면 서로 이해하고 보살펴 주며 마치 10년을 알고 지낸 친구처럼 지낸다. 마치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동무들처럼….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됐다. '어떻게 저렇게 짧은 시간에 마치 10년을 알고 지낸 사이처럼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이런 의문점은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풀렸다. 또한, 더욱 신기한 것은 1993년 제42회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남북한 선수들은 다시 한 팀을 이룰 수 없었다는 점이다.

▲ 영화 <코리아>의 한 장면

▲ ▲ 영화 <코리아>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북남남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사랑하는 두 남녀가 현실적인 문제로 서로의 마음을 접어둔 채 살아간다. 게다가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연락조차 못 한다. 사람의 감정 중에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랑'이라는 것, 외부의 압력 탓에 만나지 못한다면 이것은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그런 일이 납북 단일팀인 '코리아' 안에서 일어났다.

남한의 최연정은 북한 선수인 최경섭을 보자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최연정은 최경섭을 옥상으로 불러내 고백을 하는데 최경섭은 평양에 색시가 있다며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최경섭도 최연정에게 마음이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은 세계 유일의 휴전상태의 분단국가기에 만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연락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알고 있는 최경섭은 일찌감치 최연정에 대한 마음을 접은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현실인가?

이 장면을 보며 약간의 의문을 가졌다. '최연정이 바보가 아닌 이상 '코리아'라는 단일팀이 끝나게 되면 서로의 나라로 돌아갈 수밖에 없고 만날 수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라는 의문이다. 당시 최연정은 젊은 20대였다. 외부의 압력이 아무리 강해도 자신의 사랑을 하고 싶을 나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최연정은 그런 사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최경섭과 사귀고 싶어한 것이다.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 영화 <코리아>의 한 장면

▲ ▲ 영화 <코리아>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난 뭐라고 인사를 해야 해? 전화도 못 하고….' 현정화의 아쉬운 외침

제41회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나는 동시에 남북 단일팀인 '코리아'는 해체된다. 이것으로 46일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을 함께한 선수들은 서로의 위치로 돌아가 다시 그들만의 방식으로 연습을 하며 그들만의 생활방식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런데 가장 아쉬운 것은 서로 연락도 못 한다는 점이다. 연락할 수 있고, 서로 시간이 될 때 만나서 함께 놀 수 있다면 그들은 그렇게 슬퍼하지 않았을 것이다. 46일이라는 시간 동안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며 마치 가족처럼 지내온 그들에게 그런 헤어짐은 엄청난 공포였던 것이다.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들 또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게 마련이다. 아직 그들이 원한다고 해도 만나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들이 만나서 '코리아'팀으로 묶여있을 때처럼 서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영화 <코리아>의 포스터

▲ ▲ 영화 <코리아>의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최근 보았던 영화 중 가장 감동 있던 영화

영화 <코리아>를 본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게 있다. 영화의 초반부보다 중후반부가 감동적이라는 점이다. 나 또한 '감동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듣고 영화를 보러 갔다. 초반부는 그저 재미있는 장면만 나와 실망했다.

그런데 중,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실망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공산주의 국가와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북한 선수들은 감시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바로 남한 선수가 북한 선수에게 술과 잡지 등을 선물한 것이 북한 감시요원에게 적발되는 장면이다.

두 번째로 현정화와 리분희의 결승전의 마지막 복식경기 장면에서 감동을 크게 했다. 탁구 경기 중 리분희는 간염으로 쓰러지게 된다. 그러자 현정화는 리분희에게 그만두자고 말을 한다. 그러나 리분희는 '나 때문에 이 경기를 그만둘 수 없다'고 말하며 서로 마음속으로는 격려해 주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영화 <코리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어준 영화다. 나는 북한에 대해 무조건 안 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본 이후 북한에 대해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 그리고 북한에 사는 사람도 우리와 별 차이가 없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학생인 나에게 감동과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준 영화 <코리아>에 고마움을 느낀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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