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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꼬마 자동차가 나왔다

붕붕붕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 꼬마자동차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초~

개구리소년 빰빠밤~

개구리소년 빰빠밤~

삘리리 개굴개굴 삘리리리

삘리리 개굴개굴 삘리리리


꼬마 관중들을 모시고 관악오케스트라 연주회를 열다


아이들이 관악합주에 맞춰 손뼉을 치며 연신 노래를 따라 부릅니다. 모두가 신이 났어요.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이나 뿌듯하고 연주하는 이들도 덩달아 신이 나네요. 연주가 모두 끝나고 난 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앵콜! 앵콜! 앵콜!"을 연신 외치며 환호하는 소리가 '소리마을 콘서트홀'을 크게 울립니다.


지난 10월26일, 우리 부부가 함께 나가고 있는 구미시 '금오윈드오케스트라'(http://cafe.daum.net/Geumo-wind)의 작은 연주회가 열렸답니다. 지난 9월에 새로 오신 권동출(37) 지휘자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지 꼭 한 달이 되는 때였답니다.

 

금오윈드오케스트라는 관악합주를 하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입니다. 거의 직장인으로 구성된 모임이고, 이제 창단한 지가 일 년 반밖에 안됐지만, 그 어떤 프로 연주자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열정이 넘친답니다. 그렇지만 지휘자 선생님이 새로 오시고 겨우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연주회를 한다고 해서 모두 놀라기도 하고 과연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도 많이 했지요.


"열 번 연습하는 것보다 한 번 무대에 서보는 것이 그 어떤 연습보다도 더 큰 자기발전을 가져온답니다.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한 번 해봅시다! 여러분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은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단원들 역시 오랜만에 서보는 무대라서 걱정도 되긴 했지만 모두 열심히 한 번 해보자고 굳은 다짐을 하며 연습을 했어요. 합주 날이 아니라도 파트별로 따로 모여서 연습도 하고, 또 저마다 틈틈이 연습을 했답니다. 그야말로 연주회를 앞두고 피나는 노력을 했답니다.

 

 

 

이번 연주회는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많이 구경을 왔습니다. 연주회는 구미시 도량동에 있는 '소리마을 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이 콘서트홀에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음악회가 많이 열리더군요. 그 가운데에서도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작은 연주회가 열리는데, 그건 바로 지역의 어린이들이 학원이나 집에서 피아노, 드럼과 같은 여러 가지 악기를 배우고 익힌 솜씨들을 무대에 서서 맘껏 펼쳐 보이는 것이었어요. 주민들과 가까이에서 함께 숨 쉬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하고 있었어요. 바로 이곳에서 우리 오케스트라가 연주회를 합니다.


어린이 관중이라서 우습게 봤냐고요? 하하하 아니에요. 어쩌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영리하고 아는 게 많은데요. 실제로 우리 단원들이 연주에 앞서 무대에 섰을 때 보니 긴장한 낯빛이 고스란히 보이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관중이 못해도 백 명은 넘겠더군요. 그래도 막상 지휘자의 지휘봉이 올라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진지한 모습으로 아름다운 소리를 함께 내더군요.

 


연주가 시작되니 아이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합니다. 이런 관악기 연주를 처음 보는 이들도 있었을 거예요. 관악오케스트라 연주를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인지 더더욱 관중들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이 납니다. 그러더니 어느새 앞쪽에 자리잡은 아이들이 저마다 전화기를 꺼내서 동영상을 찍더군요. 여느 클래식 연주회처럼 지나치게 엄숙하고 조용하기만한 관중석과는 달리 이곳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답니다.


연주가 두어 곡 끝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메들리곡이 나올 때였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맞춰줍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연주와 함께 하나가 되어 가고 있네요. 연주하는 단원들도 어느새 관중과 한 몸이 된 것 같았어요. 더욱 신나고 즐겁게 연주를 하더군요.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보고 있는데 참 흐뭇했어요.

 

연주가 모두 끝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고사리 같은 손을 흔들면서 연신 '앵콜! 앵콜! 앵콜!'을 외칩니다. 콘서트홀이 떠나갈 듯합니다. 환호에 보답하며 마지막 앵콜곡까지 연주를 하고 막을 내렸는데도 그 뜨거운 기운이 한참 동안 식지를 않았지요.

 

 

문화와 예술을 지역민과 가까이에서


연주회가 끝난 뒤, 무대에서 내려서는 단원들의 얼굴에 해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환호소리에 감동을 받은 모습이 그대로 비쳐집니다. 그 느낌은 아마도 꽤 오랫동안 이어지지 싶습니다. 또 뒤풀이를 하면서 새로운 다짐도 했답니다. 이런 연주회를 자주 열어서 지역민들한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또 예술이나 문화 혜택을 덜 받는 이들한테도 이런 멋진 공연을 많이 하자고 했지요.

 

"게스트를 전혀 쓰지 않고도 한 달만에 이 정도를 해낸 것 참 훌륭합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의 가능성을 기대해 봅니다."


지휘자(Conductor) / 권 동 출

▷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 영남대학교 음악대학 일반대학원 수료

▷ 경북도립교향악단 단원 역임

▷ 대구시립교향악단 단원 역임

▷ 구미삼성청소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역임

▷ 구미교향악단 부지휘자

▷ 구미 그린필 오케스트라 지휘자

▷ 구미 그린필 주니어 오케스트라 지휘자

▷ 구미 금오윈드 오케스트라 지휘자

맞아요. 참말로 그랬어요. 지휘자 선생님 말씀대로 이번 연주회는 게스트 한 명 쓰지 않고 우리 단원들만으로 해낸 연주회랍니다. 보통 웬만한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할 때엔, 모자란 파트를 채우고 더 좋은 화음을 내려고 '게스트'라고 해서 프로 연주자들을 초청해서 함께 연주를 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오로지 단원들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화음을 내며 아름답게 연주를 했으니 더욱 뿌듯하고 남다른 감동이 밀려옵니다.

 

오늘 그 어떤 무대보다도 더 아름답고 감동이 넘치는 연주회를 마치고 단원들 가슴에는 또 다른 꿈이 심어졌답니다. 대 공연장에나 가서 볼 수 있는 그런 공연도 좋지만, 오늘처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연주회를 자주 열어서 지역민들한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는 꿈 말이지요. 오늘이 있기까지 숨어 있는 재능과 열정에 끊임없이 부채질하며 단원들을 격려해준 지휘자 선생님의 정성에도 큰 박수를 보냈답니다.


끝으로 오늘 이 공연을 본 어린이들의 가슴에도 매우 아름다운 씨앗이 뿌려졌을 거라 믿어요. 어릴 때 보고 듣고 느낀 이 감동이 어쩌면 나도 커서 클라리넷이나 트럼펫, 유포늄을 연주하는 멋진 연주자가 되겠다는 큰 꿈을 꿀 수도 있을 테니까요.

 

▲ 아이들의 세상(동요메들리) 금오윈드오케스트라 연주곡 연주가 두어 곡 끝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메들리곡이 나올 때였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가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맞춰줍니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연주와 함께 하나가 되어 가고 있네요. 연주하는 단원들도 어느새 관중과 한 몸이 된 것 같았어요. 더욱 신나고 즐겁게 연주를 하더군요. 연주곡은 남자의 자격 합창단이 불렀던 노래입니다. Popular Song (아이들의 세상)이고요. 배추도사무도사, 메칸더V, 달려라하니, 개구리소년왕눈이, 꼬마자동차 붕붕 등 동요 메들리곡이랍니다.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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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금오윈드오케스트라 (http://cafe.daum.net/Geumo-wind)'는 경북 구미시에 있는 관악합주 오케스트라입니다. 2010년 2월에 창단한 구미지역에 음악(관악)을 좋아하는 모임으로서 각종 음악연주활동과 봉사활동을 활발히 하여 KBS 2TV 생생정보통에 소개되는 등, 구미지역에 음악문화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관악합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서슴지말고 '금오윈드오케스트라'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태그:#금오윈드오케스트라, #관악합주, #음악회, #권동출, #소리마을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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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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