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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최종 : 3일 오후 11시 35분]

뚜렷하게 늘어난 시민들의 호응... "집회 나오면 다이어트는 포기해야"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가운데 대학생들을 지지하는 '날라리 선배부대'(트위터리안 모임), '쌍코' '쏘울드레스', 네티즌들이 배달시킨 치킨을 학생들이 맛있게 먹고 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가운데 대학생들을 지지하는 '날라리 선배부대'(트위터리안 모임), '쌍코' '쏘울드레스', 네티즌들이 배달시킨 치킨을 학생들이 맛있게 먹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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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나선 대학생들을 지지하며 시민들이 보내온 치킨이 집회 현장에 도착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지고 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나선 대학생들을 지지하며 시민들이 보내온 치킨이 집회 현장에 도착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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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2시간 동안 집회를 진행한 대학생과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10시경 자리에서 일어났다. 광화문사거리 방향으로 출발한 행진은 대학생들이 앞장서고 시민들이 그 주변을 둘러섰다. 이들은 '반값등록금 발뺌해 온 이명박 대통령 사과하라', '대학생아 모여라, 될 때까지 모여라'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50미터가량을 전진하고 멈춰 섰다. 500여 명의 의경들이 스크럼을 짜고 교보문고 빌딩 앞에서 진로를 막았다. 경찰들은 평소 집회와는 다르게 방패나 곤봉 등의 무장을 하지 않았다. 정복 차림으로 스크럼을 짠 경찰들 앞에 일부 인원이 폴리스라인을 치고 행진 대열을 막았다.

경찰이 행진을 막자 옆에서 지켜보던 시민들이 가세해 거세게 항의를 했다. 그 과정에서 가벼운 몸싸움과 충돌이 일어났지만 경찰과 참가자들 모두 물리적 충돌을 자제했다. 학생들은 20여 분간 "평화행진 보장하라", "반값등록금 이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하다 오후 10시 40분경 자리에 앉아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학비 벌려고 휴학... 학생들 보니 눈물 북받친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대학생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대학생들을 격려하는 글을 적어서 폴리스라인 밖에서 들고 있다. 시민들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반값등록금!!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고 학생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십시오!! 후배들이 가여워 나온 선배" "일 마치고 왔어요!! 학생들 완전 G.G합니다!!"라는 격려의 글이 적혀 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대학생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가운데, 시민들이 대학생들을 격려하는 글을 적어서 폴리스라인 밖에서 들고 있다. 시민들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반값등록금!!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고 학생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십시오!! 후배들이 가여워 나온 선배" "일 마치고 왔어요!! 학생들 완전 G.G합니다!!"라는 격려의 글이 적혀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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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 촛불집회 현장으로 배달된 치킨, 햄버거, 생수, 음료수들.
 '반값등록금' 촛불집회 현장으로 배달된 치킨, 햄버거, 생수, 음료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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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로 대학생들의 등록금집회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생 참가자는 전날 집회와 비교했을 때 크게 차이가 없지만, 학생회 단위로 참가하지 않은 개별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의 호응은 보다 뚜렷하게 늘어났다. 전날 행진할 때 대부분 자리를 떠났던 시민들은 학생들이 연좌시위를 벌이고 집회를 마무리할 때까지 그 옆을 지켰다. 대학생들에게 전달된 간식의 양도 전날보다 크게 늘어났다.

간식지원을 약속한 '날라리 선배부대'와 인터넷 카페 '소울드레서', '쌍코'뿐 아니라 누리꾼들과 익명의 시민들의 지원도 더해져, 통닭 500마리, 햄버거 100개와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음료수가 전달됐다. 주최 측으로 전달되지 않고 참가자들에게 간 피자 상자도 곳곳에 쌓였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집회 나오면 다이어트는 포기해야겠다", "광화문 주변 통닭집 사장님들이 대박 났다"는 농담이 들려왔다. 집회를 마무리할 때쯤 전남 목포에서 닭강정 세 박스가 택배로 도착하자 학생들 살짝 질려 하면서도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가운데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주변에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구경하는 모습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김아무개(18)양은 "대학생이 되면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시겠지만, 성인이니까 내가 (학비를) 조금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해 일을 하며 공부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언니, 오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멋있다"고 말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한 여학생이 "오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이곳에 왔다.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감정이 북바쳐 눈물이 난다"며 울먹이고 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한 여학생이 "오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이곳에 왔다.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감정이 북바쳐 눈물이 난다"며 울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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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람들이 학생들의 집회를 보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여성이 있었다. 20대 초반에 하늘색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를 오랜지색으로 물들인 세련된 커리어우먼의 모습이었지만 눈화장이 지워질 정도로 흐느껴 울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녀는 "학비를 벌기 위해 학교를 휴학한 대학생"이라며, 우는 이유를 묻자 "학비 마련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일을 마치고 지나던 길에 학생들이 이렇게 나와 있는 모습을 보니 북받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한편, 행진 후 연좌시위를 벌이던 참가자들은 오후 11시 5분께 자진해산했다. 대학생들은 주말인 5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여섯 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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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을 지지하는 '날라리 선배부대'(트위터리안 모임), '쌍코' '쏘울드레스', 네티즌들이 배달시킨 치킨, 햄버거 등이 집회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대학생들을 지지하는 '날라리 선배부대'(트위터리안 모임), '쌍코' '쏘울드레스', 네티즌들이 배달시킨 치킨, 햄버거 등이 집회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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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3일 오후 9시 40분]

"B학점 이상에 '반값' 준다면 C학점 안 되는 의원들 임기도 줄이자"

3일 오후 9시 15분 현재 광화문 KT 앞에는 1500명(경찰 추산 1000명)으로 불어난 대학생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현장에는 치킨 130여 상자 등 배달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치킨·햄버거·피자 등이 배달되고 있다. 이화여대 11학번 새내기 학생들이 걸그룹 시크릿의 <샤이보이>를 개사한 노래로 집회를 시작한 뒤 프로레슬러 김남훈,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이 앞으로 나와 학생들을 격려했다.

"요즘 유행하는 소셜 커머스의 원조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지난 대선에서 등록금 반으로 깎아주겠다는 티켓을 팔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티켓을 사서 당선됐는데 그 티켓은 부도난 티켓이었다. 주변의 경찰들이 많은데 이들은 우리를 잡으려는 게 아니라 보호하러 온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 공약과 한나라당 정책을 옹호하러 나온 친정부 시위대이기 때문이다. 잡혀가지 않을 테니 열심히 투쟁하자." (김남훈)

"당대표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선배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가 정말 바라는 것은 심정으로만 반값이 아니라 진짜 반값 등록금이다. 대학생들이 정말 공부만 했으면 좋겠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 편의점 알바하고, 학자금 대출 받아도 이자 갚기에 힘들고, 그조차도 안 되면 휴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 괴롭다. 이 자리에 나온 30~40대들 정말 반갑다. 50~60대 부모님들께도 감사한다. 우리들이 학생을 지켜야 한다. 힘을 한번 모았을 때 주욱 더 모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이정희)

"한나라당은 B학점 이상에게만 반값 등록금 준다고 하는데, 의정활동 C학점 안 되는 의원들의 세비를 반으로 줄입시다. 임기도 반으로 줄입시다. 반값 등록금 되면 내 봉급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김철홍 인천대 교수, 전국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

[2신 : 3일 오후 8시 50분]

폴라스라인 뒤에 깜짝 등장한 청와대 수석 "그냥 지나가다가 들렀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를 지켜본 뒤 경찰 수십명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정 수석이 기자가 촬영을 시작하자 손으로 카메라 앞을 가리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를 지켜본 뒤 경찰 수십명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정 수석이 기자가 촬영을 시작하자 손으로 카메라 앞을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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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를 지켜본 뒤 경찰 수십명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를 지켜본 뒤 경찰 수십명의 보호를 받으며 현장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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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8시 10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는 광화문 인근 KT 빌딩 앞에는 300여 명의 참가자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전날 집회에 비해 확실히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깃발을 든 각 대학 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가운데 30~40대 회사원,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 나란히 앉은 커플까지 학생들보다 일반 참가자가 많다.

집회 시작 전 영화 <써니>를 떠올리게 하는 미모의 학생들이 나타났다. 기자가 "성신여대 7공주 아니냐"고 묻자, 다들 까르르 웃음을 터뜨린다. 학생회나 특정 모임을 통해 나온 게 아니라는 이들은 "학내에서 자발적으로 집회에 나가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성신여대 학생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온 성신여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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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1학번 새내기가 학교에 붙인 대자보가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7공주'의 리더(?)라고 하는 박가영(22·미디어학부)씨는 "새내기 후배가 '내 후배에게는 이런 현실을 물려주지 않겠다'라고 쓴 대자보를 보고 미안하고 부끄러웠다"라며 "학교에서 학생회 중심으로 한 등록금 투쟁은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지만, 이번 집회가 뉴스에 보도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반값등록금은 당연한 일"이라며, 한나라당에서 언급한 'B학점 이상'이란 조건에 "그건 반값이 아닌 장학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월 국회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이렇게 모여 목소리를 모아가면 언젠가는 (반값등록금) 꼭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곧 다가오는 기말고사 기간을 염려하자 "공부도 해야 하지만 이렇게 집회에 나오는 것도 대학생활이다"라며 "오늘 처음 나왔지만 앞으로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회는 오후 8시 15분경 시작됐다. 참가자는 5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날 집회를 응원하겠다고 나선 '날라리 선배부대', 레슬러 겸 스포츠해설가 김남훈씨가 통닭을 양손에 가득 들고 나타났다.

경찰은 전날과 같은 전·의경 23개 중대 1700여 명을 집회장소와 인근 주요 지점에 배치했다. 현장에서 만난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돌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불법 행위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유명 트위터리안인 레슬러 겸 스포츠해설가 김남훈씨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줄 치킨을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유명 트위터리안인 레슬러 겸 스포츠해설가 김남훈씨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앞에서 열리는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줄 치킨을 들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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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과위 수석전문위원 "등록금 문제, 빨리 만나자"

또한, 이날 집회에는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깜짝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정 수석은 집회 장소에서 약 15m가량 떨어진 폴리스라인 뒤편에서 학생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오후 8시 35분경 떠났다.

<오마이뉴스> 기자가 "어떻게 오셨냐"고 묻자, 정 수석은 "그냥 지나가다가 들렀다"며 사진 촬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정 수석은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집회장을 나섰는데, 경찰 관계자는 "정 수석이 이곳에 온다는 사실을 미리 전해듣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백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수석전문위원(한나라당)도 이날 오후 5시 20분경 박자은 한대련 의장(숙명여대 총학생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빨리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다고 한다. 한대련은 집회가 끝난 뒤 대응방침을 논의하기로 했다.

3일 오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KT앞에 '플라워무브먼트' 회원들이 "후배 여러분의 열정이 아름답게 꽃 피우길 바라며..."라고 꽃바구니를 놓아뒀다.
 3일 오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KT앞에 '플라워무브먼트' 회원들이 "후배 여러분의 열정이 아름답게 꽃 피우길 바라며..."라고 꽃바구니를 놓아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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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KT앞에 한 시민이 보낸 삶은 달걀과 소금이 놓여 있다.
 3일 오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리는 서울 광화문 KT앞에 한 시민이 보낸 삶은 달걀과 소금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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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3일 오후 6시 35분]

또 광화문에 '날라리 선배부대' 뜬다

3일 오후 8시 광화문 광장 인근 KT 건물 앞에서 열리는 대학생들의 반값등록금 요구 촛불집회는 더 이상 그들만의 집회가 아니다.

지난 29일 대학생 1000여 명이 모인 집회에서 73명이 연행된 이후 계속된 촛불집회는 4일 만에 시민이 함께하게 됐다. 지난 2일 열린 4번째 촛불집회는 일명 '날라리 선배부대'라고 이름 붙은 유명 트위터리안들이 대거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 김제동, 김여진, 권해효, 선대인 등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이 함께한 결과다.

하지만 이날 이 사람들의 유명세에 묻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집회에는 무명의 시민들이 많이 모였다. 학생들이 행진을 하다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일 때 경찰이 이들을 사방으로 둘러싸지 못한 것은 인도 쪽에 서 있던 시민 100여 명이 함께했기 때문이다.

김제동을 비롯한 유명 인사들이 피자 20여 판을 사왔지만 시민들이 전달한 통닭과 햄버거, 만두 등도 상당한 양이 됐다. 학생들이 연행되거나 추후 재판을 받게 될 경우 변호사비를 보태기 위해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이 개설한 모금 계좌에는 하루 만에 250여만 원이 모금됐다. 학생들에게 간식을 지원하기 위해 고재열 <시사인> 기자가 개설한 계좌에는 500여만 원이 모였다고 한다. 시민들의 참여로 집회 자체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3일 5번째 촛불집회에 참여가 가장 기대되는 인물은 바로 '시민'들이다. 4일부터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출근 걱정이 없는 금요일이라는 점도 유리하다. 특히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과 취업준비생, 학부모들의 참여가 기대된다.

이정희, 김남훈, 김태동 등 유명 인사 릴레이 참여

유명 인사로는 레슬러 겸 스포츠 해설가인 김남훈씨가 눈에 띈다.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으로 "오늘 광화문 반값 등록금 집회, 저도 오후 8시에 갑니다, 여러분들도 많이들 놀러 오세요"라며 참석을 알렸다.

'날라리 선배부대'를 처음 제안했던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김씨가 격투기 선수임을 상기하며 "아무 사고(?) 없기를요, 오늘 가시는 남훈씨, 지지발언하시고 연행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암바 거는 법과 푸는 법 같은 생활지식도 가르쳐주시얍"이라고 답글을 달기도 했다.

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도 참석한다. 이 대표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경찰이 '불법도로점거로 시민피해 우려돼 강력대응방침'이라네요. 지켜주실 선배 부모 시민들 필요해지네요. 내일 저도 촛불 함께 들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에 항의하고 정의를 구하는 시민의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입니다. 기본권은 노란 선 앞에서 멈추지 않습니다"라는 말로 대학생들을 응원했다.

그밖에 선대인 부소장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수석비서관이었던 김태동 성균관대학교 교수도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촛불집회에서 맹활약했던 인터넷 카페 소울드레서와 쌍코 등도 간식지원 및 집회 참여를 약속했다.

"출연료 무료할 테니 반값 등록금운동 어때요?"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과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촛불과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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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일 집회에 참여했던 김제동과 김여진은 집회를 마치고도 트위터를 통해 계속적인 지원을 보냈다.

김여진씨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에게, "가만히 오래오래 들여다볼게요, 아주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을게요, 꽉 쥔 손 풀고 잘자요, 당신~"이라는 인사를 전했다.

또 "학생들을 둘러싸고 있는 의경들의 얼굴을 보면, 제복만 입혀 놨지 똑같이 앳된 얼굴"이라며 "제동씨를 흘끗 보는 그 눈길, 등록금 비싸 군대 갔을 아이들... 나이 먹는다는 거 잔인해지는 일이기도 한 거다"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김제동씨는 자신의 행동을 비난하는 한 누리꾼에게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누리꾼 '@koreanranking'이 "반값등록금을 바란다면 연예인 출연료도 반값으로 인하하는게 어떨까? 반값등록금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충당하는데 연예인부터 앞장서라"라고 김씨를 향해 독설을 날렸다.

이에 김씨는 당황하지 않고 "네 무료로 가 드릴 테니 함께 반값 등록금운동 어때요?"라고 누리꾼을 향해 되물었다. 누리꾼의 다소 황당한 비난을 '쿨'하게 되받아친 것. 이 말을 통해 많은 누리꾼들이 김씨를 응원하며 댓글을 남기는 등 호응하고 있다.


태그:#등록금, #반값등록금, #김제동, #김여진, #김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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