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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서울광장과 광화문에서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한국대학생연합 학생들의 평화시위가 벌어져 70여 명이 연행됐다. 5월 30일에는 서울대 법인화를 반대하는 학생 100여 명이 대학 본관과 총장실을 점거한 채 농성에 들어갔다. 등록금 폭리와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대학생들의 반발이 점차 확대되는 중이다.

이런 중에 정동영 의원(민주당 최고위원)이 '등록금 폐지론'를 들고나와 주목된다.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민주당 안팎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진보진영은 찬성하고, 민주당과 보수진영은 '현실성이 없다'며 여론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월 30일 저녁 광화문 앞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며 농성 중이던 대학생들은 환영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학교 등록금은 독일·프랑스의 경우 연간 650유로(약 100만 원)만 납부하면 된다"며, "브라질도 무상으로 교육하는데 한국처럼 고령화·양극화가 확대된 경우 반값등록금보다 등록금 폐지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언급했다.

정 의원의 '등록금폐지론'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당장 그 많은 예산을 어디서 충원할 거냐?" 하는 의견부터, "민영화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여당 한나라당을 어떻게 설득할 거냐?"는 의견과 함께 "너무 진보적이다" 혹은 "지나친 정치적 수사 아니냐?"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등록금 폐지 주장... 그 근거는?

정 의원이 왜 등록금 폐지를 주장하는지 알려면 그가 전부터 주장한 두 가지 쟁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가 '담대한 진보'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전부터 정의원은 '역동적 복지국가'와 '담대한 진보'를 주장해왔다. 3년 전 정세균 대표 체제로 출범한 이래 '뉴민주당플랜'으로 우회전한 2008년에 비하면 '좌회전 깜빡이'를 켠 셈이다.

두번째로 세금이다. 정 의원은 5월 25일 연세대 위당관에서 "복지국가, 어떻게 이룰 것인가?"라는 주제의 강연(학술동아리 JSC 주최)에서 1월부터 주장한 '증세론'에 대해 "복지국가로 가려면 재원확보가 중요하다"고 언급하며 "이렇게 확보된 재원 중 10%만 활용해도 등록금 폐지는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현재까지 약 25%대의 세금이 국민들에게 부과되는데 10%만 올려도 100조 원의 재원이 확보된다"면서 "현재 국세청이 매년 거둬들이는 소득세가 약 40조 원. 이는 국가 전체소득 95% 중 상위 20%로부터 발생되지만 세금을 낼 수 없는 시민은 전체 국민 중 약 44%에 해당된다"며 "증세 부과대상이 궁극적으로 서민계층이 아님"을 설명했다.

정 의원은 특히 MB정권에 대해 "집권 뒤 재벌과 대기업을 향해 법인세와 종부세를 인하하고, 낙수효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양극화"라고 비판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조세정의'가 실현되야한다"며 상속세 납부는 물론 각종 탈세를 저지른 삼성과 대기업 사주들을 예로 설명했다.

정 의원은 "복지는 국민의 권리"라고 언급하고, "현재 25% 세율에서 약 10% 증세하고 대기업들과 재벌들의 탈세·탈법을 단속하면 약 100조 원의 재원이 확보된다"며 "이를 예산에 반영하면 대학교 등록금 폐지로 국가가 학교에 지불될 예산이 12조 원, 이외에 노인수당(현 8만 원)을 두 배로 늘리면서, 현 국민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해 더 많은 건강보험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성중인 대학생들 '등록금 폐지' 주장에 관심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 KT 본사 앞에서는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대학생들 100여 명이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 만난 학생들 중 몇몇과 인터뷰를 해봤다.

대학생1.

- '등록금 인하' 요구에 정치인들은 관심을 보이는가?
"그동안 여학생들이 매년 삭발투쟁을 벌이고, 이명박씨에게 지난 2007년 자신의 대통령 공약인 '반값등록금' 약속이행을 촉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런데 탤런트 김여진씨가 5월 14일 '반값 등록금 약속' 피켓을 들고 광화문 앞에서 1인시위를 열었다. 우리의 절박함이 많은 사람들부터 주목받게 된 계기가 거기서 마련됐다. 정치인들은 못 봤다."

- 진보정당과 민주당 일부는 등록금 폐지와 초중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주장하고 있다.
"오늘 듣긴 들었다. 진보진영은 오래 전부터 의료와 복지를 권리로써 전액 국가에서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 그런 말을 했다면 환영한다. 보수정당인데 대단한 용기다."

- '등록금 폐지'는 정치가 아니라 오바라고들 한다.
"지금까지 정치인 누구도 등록금 문제에 관심가진적이 없었다. 오바가 아니라 현실인식이 부족한거다. 어른 세대(기자를 가리키며)는 적은 등록금으로 졸업하고 자식들에게 그 지위를 물려주지만 우리는 과거처럼 값싼 등록금으로 학교를 못다니고 있다."

대학생2.

- 정동영 의원이 오늘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등록금 폐지를 주장했다.
"몰랐다. 사실인가?"

- 등록금 폐지가 가능하다고 보는가?
"우리는 반값등록금이 정당하게 진행되길 희망한다. 지금도 이를 위해 많은 학생들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등록금 폐지라면 쉽지 않을 텐데. 잘 됐으면 좋겠다."

- 지금 세대에서는 등록금 폐지나 반값등록금이 어렵지 않나? 입법도 생각해야 하는데?
"사학비리를 척결하고 정당하게 학비를 내려면 이 방법뿐이다. 유럽처럼은 아니더라도 학기당 천만 원대 등록금은 너무 심한거 아닌가? 장학금 지급도 학교와 재단 마음대로다. 힘들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저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태그:#정동영, #등록금 폐지, #복지국가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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