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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유치 후보지 방문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현의 원자력발전소에서 연이어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국내외로 핵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의 원전부지선정위원회가 본격적으로 새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부지를 선정하는 작업에 들어가 지역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수원은 14일, 원전 유치 신청을 제출한 경상북도 영덕과 울진 지역을 방문해 원전 건설 예정 부지를 둘러보는 등 지역 내에 원전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살펴봤다. 그리고 15일에는 원전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삼척시를 방문해 근덕면의 원전 건설 예정 부지를 둘러보는 한편, 김대수 시장과 김상찬 시의회 의장 등을 만나 원전 유치와 관련해 시의 의견을 청취했다.

 

삼척시는 이날 한수원 원전부지선정위원회를 맞이한 자리에서, 시가 시민홍보 차원에서 자체 제작한 원자력 홍보책자와 함께 삼척시민의 96.9%가 원전 유치에 찬성한다고 서명한 내용을 전달하고 국가 균형 발전 차원에서 삼척을 원전 건설 예정지로 선정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유치 반대 단체 "한국도 지진 위험 상존"

 

이에 원전 유치에 반대하는 삼척핵발전소유치백지화위원회(이하 백지화위원회, 상임대표 박홍표 신부)는 15일 오후 1시 삼척시청 앞 도로에서 원전부지선정위원회의 삼척 방문에 맞춰 정부의 핵 정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지심사 강행하는 한수원을 강력히 규탄하며, 주민투표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백지화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이웃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폭발사고로 '핵발전만이 살길이며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말은 허구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밝힌 다음, 기자회견문을 통해 "핵 찬성학자들을 언론에 앞세워 일본의 원자로는 구형이고 우리나라는 신형이라서 안전하다, 심지어 우리나라에는 저 정도의 지진이 일어날 일은 희박하다고 강변 아닌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 확대 정책을 강하게 성토했다.

 

백지화위원회는 또 기자회견문에서 "(한수원의 원전부지선정위원회를 향해) 일본이 핵공포의 패닉상태에 빠져 있고 전 국민이 핵위험성에 대해서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판에 위로는 못할망정 핵발전소 유치 선정부지를 답사하러 다닌다고 하니 그대들도 사람인가?"라며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심아무개씨는 15일 삼척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일본의 상황을 보면서도 원전 유치?'라는 제목을 달고 "삼척은 자자손손 계속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곳인데 핵을 물려주고 싶나요? 당장 나 자신부터라도 원전 들어오면 삼척 떠날 것 같네요"라는 의견을 남겼다.

 

또 삼척이 시댁이라는 김아무개씨는 "시민들의 입과 귀를 틀어막고 자기들이 원하는 것이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정치냐?"고 묻고 "시민들의 입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의견을 남겼다.

 

원전 유치 문제를 대하는 국내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환경운동연합 등 국내 환경단체 및 반핵단체들은 14일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나라에도 21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게다가 핵발전소를 더 짓겠다며 신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핵발전소가 몰려 있는 울진, 월성, 고리 등 동해안 지역도 활성단층 지대가 있어 지진의 위협이 상존한다. 지진 전문가들은 한반도 역시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일본과 같은 강진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6월말까지 신규 원전 부지 확정

 

한편, 한수원은 정부의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원전설비 비중을 41%(설비 기준)까지 확대키로 하고, 당장 2012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신규 부지 2곳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의 이런 계획에 현재 삼척을 비롯해 영덕과 울진 등 3곳이 지역 내에 원자력발전소를 유치하겠다고 신청한 상태다.

 

이후 한수원 원전부지선정위원회는 각 지역의 안정성과 환경성, 건설용이성, 주민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다음, 올해 6월 말까지 신규 원전 부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태그:#일본 대지진, #삼척, #후쿠시마, #원전 폭발,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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