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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호수공원 주변 공동생활권 조성공사 현장 성토과정에서 대형 암석이 그대로 매립된 것이 드러났다. 사진은 지난 17일 1단계 성토가 끝난 현장을 파헤치자 나타난 대형암석들. 시방서에 따르면 30센티미터 이하로 암석을 쪼개어 매립하도록 되어 있으나 시공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제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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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던 세종시 건설현장에서 공사 시방서와 다르게 대형암석을 그대로 매립하는 '불법부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8일 세종시 내 국무총리청사건설현장(중앙행정기관 1∼4공구, 연기군 남면 양화리) 앞 단독주택용지 부지조성공사 성토과정에서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대형 암석을 매립하고 있다는 제보가 <오마이뉴스>에 접수됐다.

LH(토지주택공사)가 시행하고 H건설이 시공사인 이 현장은 S개발이 하청 받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성토대상 면적은 약 2만4000평으로 지난해 12월 중순에 공사를 시작, 2월 중순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성토된 면적은 약 3000평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지조성공사를 통해 낮게는 2미터에서 높게는 8미터의 높이로 성토될 예정이며, 현재는 가장 아랫부분인 1단계 성토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형 암석이 그대로 매립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LH의 시방서 규정에 따르면 암석은 30cm 이하로 잘게 부수어 매립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시공업체는 인근 발파장에서 채굴한 암석을 대충 부순 뒤 큼지막한 암석을 그대로 덤프트럭에 실어 성토장에 쏟아 부은 뒤 매립하고 있다는 것. 성토현장에 매립되고 있는 암석은 크게는 지름이 적정규격을 훌쩍 뛰어 넘어 1m에 가까운 대형암석도 수두룩하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LH 감독관과 현장소장이 지난 17일 저녁 현장 일부 성토지를 파헤친 결과, 큼지막한 암석이 매립돼 있었다. 제보사진에도 지름 80㎝ 규모의 큰 암석이 성토작업에 이용됐음을 뒷받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처럼 대형 암석이 그대로 매립될 경우, 암석과 암석 사이에 공극이 생겨 지반침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의 지적이다. 또한 건물공사 시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해 땅속에 철빔이나 콘크리트 구조물을 박아야 하는데, 대형 암석이 이를 어렵게 해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장소장 "큰 암석 매립은 잘못... 검측받았다면 시정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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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규격보다 큰 암석이 매립된 것으로 확인되자 시공사가 성토된 곳을 파헤쳐 규격보다 큰 암석이 잘게 다시 부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작업하고 있는 건설장비 뒤쪽으로 국무총리실 청사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제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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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LH 감독관 A씨는 "어제 연락을 받고 현장에 나가보니 성토된 곳에서 규격 이상의 암석 일부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발파현장이 경사지다 보니 암석을 트럭으로 옮겨와 성토장에 쏟아 붇고 뿌레카를 이용해 잘게 부수어 성토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대형암석 일부가 매립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곳은 단(1m)마다 단계적으로 성토하고 검측받게 되는데 현재는 가장 아랫단의 성토가 진행 중이며 따라서 아직 한 번도 검측을 받지 않은 상태"라며 "이런 식으로 성토를 했다면 어차피 검측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18일) 아침 검측을 실시해 시방 규격보다 큰 암석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현재는 다시 걷어내서 깨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우려하는 대로 부실공사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말했다.

하청업체 B현장소장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시방서보다 큰 암석 일부가 그대로 매립된 것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 재시공 중에 있다"면서 "다만, 아직 1단계 성토도 완료되지 않았고, 시공사와 감독에게 한 번도 검측을 받지 않은 상황이기에 검측결과에 따라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할 것인데, 그 이전에 마치 '부실공사'를 한 것처럼 매도되는 것은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련 공사전문가들은 "암석을 작게 부수는 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1억 원 정도가 들고 유지비만도 월 1억 원 가량이 소요된다"며 "이 때문에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암석을 규격이내로 줄이지 않고 그대로 실어다가 매립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