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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야기>의 저자 윌 듀런트는 "대학 2년생"에 대해서 추억했다. 그는 대학을 경험한 철학자들은 모두 대학 2년생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소개했다. 대학 1학년 새내기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대학 3학년이 되면 취업의 압박이 시작되니, 대학 2학년이 돼야 비로소 '학문의 전당'으로써 대학을 즐긴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기억하고 싶은 해인지도 모르겠다.


마크 주커버그는 대학 2년 시절인 2004년 여름 학교를 그만두고 캘리포니아 팔로알토로 간다. 팔로알토는 실리콘밸리 안의 도시다. 페이스북은 이제 하버드대학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야생의 시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페이스북의 '초심'은 바로 2003~2004년의 시기를 말한다. 내가 페이스북을 '대학 2학년'으로 부르는 것은 단순히 우연의 일치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기자님이 대학생일 때를 생각해 보세요. 갖가지 이론을 공부하느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죠. 세상을 추상적이고 매우 이상적인 시각으로 보게 됩니다. 대학에서는 모든 것이 매우 자유롭죠. 그리고 '사람이 세상을 지배해야 한다'는 가치를 배웁니다. 그런 것들이 제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결국 페이스북이 추구하는 가치이기도 합니다."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이펙트> 32쪽

"무엇인가 할 수 있는데 왜 아직도 공부만 하고 있죠?" (함께 일하고 싶은 대학원생들에게 주커버그가 종종 하는 말)

결국 페이스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 2학년 학생의 감수성을 활용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이폰 서비스와는 보는 관점이 확연히 달라져야 페이스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언어를 배울 때 문법을 배우듯,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단어만 암기하는 수준으로는 안다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해하지 못하면 이용할 수 없고, 도리어 이용당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배우면서 진화하는 중

F8, 오픈그래프, 페이지 인사이트 강화, 인터페이스 전면 개편 등. 페이스북은 정신없이 진화하고 있다. 진화의 속도에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다. 이것은 페이스북 시스템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구성원의 열정이기도 하다.

페이스북 사장을 지냈고 지금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션 파커는 페이스북의 회사 미션에 대해서 자신감 있게 말했다.

"회사 미션 가운데 하나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멋진 회사가 되는 것이었죠. 회사는 재미있고 락앤롤과 같은 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201쪽)

 

<페이스북 이펙트>는 페이스북 회사 내 분위기를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션 파커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데이비드 최에게 사무실 벽에 그래피티를 그리게 했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불러 여자 화장실에 독특한 그림을 그리게 했다. 또 그는 페이스북 사무실 인근 직원들이 사는 임대주택에서 파티를 열어, 직원들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마크 주커버그의 학구열이다. 그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가인 워싱턴포스트 사장 돈 그레이엄을 모델로 삼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워싱턴포스트 사무실을 방문해 그 레이엄 사장의 업무를 지켜봐도 좋은지 부탁했다. 허락을 얻은 주커버그는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그레이엄과 4일을 붙어 다녔다. 심지어 뉴욕 출장에까지 동행해 그가 기업 애널리스트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현재 그의 나이가 26세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변이 없는 한 젊은이들은 죽을 때까지 주커버그의 영향력 아래 있을 것이다. 주커버그는 영원히 대학 2년생인 채로 있다.

페이스북을 이해하는 키워드... '대학생'

페이스북이 대학에서 시작한 시스템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학교야말로 실제 소셜네트워크가 밀접해 있는 곳이며, 인생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시기다. 세미나를 곧잘 열어서 토론하고, 농활이나 봉사활동, 해외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만약 마크 주커버그가 대학이 아닌 다른 곳에서 페이스북을 시작했다면 지금의 인재들을 만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대학에서는 인재풀이 굉장히 넓어지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은 천재가 천재를 만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봐도 대학은 굉장히 중요한 공간이다. 첫 자동차 구매, 첫 은행거래, 첫 신용카드 사용 등 소비습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가 바로 대학시절이다. 그리고 이들은 처음 선택한 수단을 수십 년 동안 바꾸지 않고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이것을 증명하며 "기준점 효과"라고 불렀다. 예컨대 슈퍼에서 소비자가 희망가격이 2만5000원인데, 판매가격이 2만3000원인 물건을 사면, 싸게 샀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학생'이라는 키워드가 중요한 본질적인 이유는 페이스북 이용자 대부분이 대학생이거나 대학생 출신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학생의 입장에서 페이스북을 생각하고 페이스북의 미래를 예견해 본다면, 페이스북 이용 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큰 방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페이스북 이펙트 - 전 세계 5억 명을 연결한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의 인사이드 스토리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지음, 임정민.임정진 옮김, 에이콘출판(2010)


태그:#페이스북, #페이스북 이펙트, #마크 주커버그, #에이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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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놀이 책>, <인문고전으로 하는 아빠의 아이 공부>, <공자, 사람답게 사는 인의 세상을 열다> 이제 세 권째네요. 네 번째는 사마천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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