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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 후 12년 만에 국회 나들이를 했다. 1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북한 반인도범죄 유엔 조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전 대통령은 "반세기가 넘는 정치 역정을 함께한 이곳 국회의사당에서 북한 인권을 촉구하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유엔(UN)의 대북 제재를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최근 발생한 천인공노할 천안함 어뢰공격이 증명하듯 북한이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라는 것은 명백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러한 무력도발을 제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던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이 국가의 안보 분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북한은 인간 안보, 인권의 측면에서도 북한 주민과 인류의 심각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가 자국민 보호라는 관점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보다 깊숙이 관여해야 한다"며 "유엔 총회에서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조사위원회나 전문가 그룹을 구성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면담을 요구하는 탈북자 100인의 편지도 소개됐다. 김 전 대통령은 반기문 사무총장과 맺은 인연을 언급하면서 면담 수용을 촉구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다, 저의 안보수석비서관이었다"며 "탈북자들의 면담 요청을 진지하게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친 후 자리를 지키다 외부 일정을 이유로 먼저 떠났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김 전 대통령을 향해 사회자가 "몸이 불편하신데도 이렇게 와주신 김영삼 대통령에게..."라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다시 자리에 앉고는 "몸이 불편하지 않다, 왜 그런 소리를 하느냐, 잘 걸어 다닌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선사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이동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은 배웅을 한 박계동 국회 사무총장에게 "오늘 아침에도 배드민턴 치고 왔다"고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 이날 아침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주례 연설에 대해 "아침에 들었는데 그런 대로 좋았다"고 평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98년 퇴임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식 외에 개인적 행사 참여차 국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차남 현철씨도 동행했다.


태그:#김영삼, #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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