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최근 동시 착공 논란이 뜨겁다. 국토해양부가 승인한 '동탄∼강남' 노선 외에 당초 경기도가 제안했던 '의정부∼금정', '청량리∼송도' 구간까지 동시 착공해야 교통난 해소나 경제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의정부∼금정' 지역 단체들의 활동이 뜨겁다. 'GTX 의정부 노선 동시 착공 추진 시민연대'와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는 지난 8월 말 조기착공 추진 공동협약을 맺고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경기도, 국토해양부 등에 탄원 또는 민원을 제출하고, 동시착공을 위한 서명운동이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전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말 열린 'GTX 조기착공 추진 공동협약식'
 지난 8월 말 열린 'GTX 조기착공 추진 공동협약식'
ⓒ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관련사진보기


경기도 'GTX 동시착공 총론'보다 그들의 '각론'은?

일단 그들의 '총론'은 이러하다. 3개 노선을 동시 착공해야 사업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애초 목표했던 교통감소나 환경개선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른바 '규모의 경제효과'로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순차적인 노선 건설은 각종 비용 증가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허나 이와 같은 입장은 사업 시행자인 경기도의 그것과 별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대부분 언론보도를 살펴봐도 정작 '사업 수혜자로'서 GTX가 해당 지역에 꼭 필요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각론'은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지난 24일과 25일, GTX 의정부 노선 동시 착공 추진 시민연대 김만식 공동대표와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원성희 상임대표에게 직접 '각론'을 물어봤다. 결국 지역 이기주의 아니냐는 질문으로 '진짜 이유'를 들어봤다. 역시 당연하겠지만, 모두 지역이기주의에 대해서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김만식 대표는 '소외'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개발 소외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또 그로 인해 타당성 조사에서 밀리는 '악순환'에서 이번 기회에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이 '진짜 이유'였다. 경기 중·북부를 대표하여 의정부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당위성도 내세웠다.

원성희 대표는 군포 인구 27만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군포가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에, 인근 안양이나 의왕 그리고 안산과 수원 북부까지 GTX 효과가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진짜 이유'로 소개했다. 더불어 교통 불편으로 인한 지역 '출퇴근 민심'이 "폭발 직전"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다음은 각각 주요 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시민연대가 아파트 단지에 내건 현수막
 시민연대가 아파트 단지에 내건 현수막
ⓒ GTX 의정부 노선 동시 착공 추진 시민연대

관련사진보기


GTX 의정부 노선 동시 착공 추진 시민연대 김만식 공동대표(남·47)

- 처음 경기도가 GTX 3개 노선 건설계획을 발표했을 때 지역 여론은 어땠다고 보나.
"일단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경기도는 제안자일 뿐, 허가권자나 결정권자는 아니니까. 그래도 3개 노선에 포함되니 행복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 국토해양부가 공식 발표를 통해 '동탄-강남'노선을 우선 승인했을 때는?
"이번에도 소외되는구나 생각이 들더라. 울지 않으면 젖 주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솔직히 아무 이야기가 안 나왔을 때는 젖 달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준다고 했다가 막상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기분 나쁠 수밖에 없지 않나. 1개 노선 먼저 하고 단계별로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오던데, 그럼 당연히 우리는 맨 나중이 될 수밖에 없다."

-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의정부는 군사보호법, 그린벨트, 수도권 정비법 등 여러 제약으로 개발이 뒤떨어진 곳이다. 개발에서 소외됐으니,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 타당성 조사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지 않나."

- 왜 동시착공을 주장하나. 지역 입장을 중심으로 말해달라.
"그래서 동시착공을 주장하는 것이다. 타당성이 안 나와서 또 빠지면, 그로 인해 경제성이 다시 떨어지고, 그러다 보면 개발이 더 힘들어지게 되는, 한 마디로 빈곤의 악순환이라고 할까. 구리나 일산이 발전하다 보니까, 또 그쪽에 제2의 교통수단이 들어간다고 하지 않나. 그러니 우리도 젖을 달라고 울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활동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빈곤의 악순환" "우리도 젖 달라고 울어야 할 때"

- 그와 같은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아닐까. GTX 정차역을 유치하면 어떻게든 지역에 도움이 될 테니 말이다. GTX가 의정부에 절실한 이유라고 할까. 다른 이유도 있는가.
"당위성도 있다. 경기도 면적은 아주 넓은데, 남북이 서울로 가로막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으로 구분해서 개발해줬어야 하는데, 개발 중심은 남쪽에만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서 경기도청에 볼 일 보러 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나. 당장 개발을 어떻게 해줄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교통만이라도 보완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 이른바 '경기북도론' 같다. 그 중심을 의정부로 볼 수 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북도론'에서 의정부를 중심으로 볼 수는 없다. 허나 위치적으로나 발전 정도를 놓고 봤을 때, 포천, 동두천, 양주, 연천 등 주위 지역의 중심인 것은 맞다. 아직 중·북부 지역에서는 의정부가 중심이다."

- 그래도 결국 지역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을 것 같은데.
"피가 흐르는 길에 동맥, 정맥, 실핏줄도 있다. 다 역할이 있다. 의정부가 실핏줄 정도라고 본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의정부만 보지 말고 양주나 포천, 동두천까지 다 봐 달라."

- 동시착공이 되지 않아도 GTX가 건설될 수 있지 않나.
"아까도 말했지만 땅 덩어리가 크다. 그런데 묶어놔서 땅값이 싼 편이다. 이런 조건으로 봤을 때는 언젠가 개발되지 않겠나. GTX보다 더 좋은 교통수단이 생길지도 모른다. 다만 그 때가 언제 올지 모르겠다. 이 핑계 저 핑계로 늦어질 것이 뻔하다. 우리 세대에서는 힘들 것이라고 본다."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서명운동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서명운동
ⓒ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관련사진보기


군포시 GTX 유치 추진협의회 원성희 상임대표(남·57·군포상공회의소 회장)

- 경기도가 GTX 3개 노선 건설계획을 발표했을 때 지역 여론은?
"사실 처음에는 시민들도 잘 몰랐다고 본다. 나중에 언론에 계속 보도되면서 그에 따라 기대감도 커졌다. 당초 발표 때보다는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보고 있다."

- 그렇다면 국토해양부 발표 이후에는?
"시간 나시면 한 번 이쪽 출근 상황을 취재해 보시라. 정말 힘들게 출퇴근한다. 지역 특성상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많은데, 그렇지 않아도 불만들이 팽배한 상태다. 군포 사람들만이 아니다. 인근 안양이나 의왕도 마찬가지다. 생활권이 그만큼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뭐라고 할까, 폭발 직전이다. 국토부 발표를 접하고 분개하는 사람도 많았다."

- 동시착공을 주장하는 이유는?
"동시착공이 아니다. 우리는 조기착공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나 지역 발전에 도움, 이런 것 때문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 곳이 교통의 요지다. 평택 방향으로 가는 1호선과 안산 방향 4호선이 금정역에서 교차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군포만이 아니라, 안산, 의왕, 안양 일부 그리고 수원 북부 사람들까지 GTX를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중앙정부 재원이 많이 들어갈 것도 아니다. 굴지의 10여개 회사들이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확실하다고 생각하니까 투자하겠다는 거다. 그래서 공사비 83∼84% 정도는 민자 유치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지 않나. 나중에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는데, 지금은 민자유치도 아주 까다롭지 않나. 큰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착공할 이유 없어" "군포 인구 27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 조기착공이 안 될 경우 GTX 유치 전망을 어떻게 보나.
"유치는 된다고 본다. 다만 조기착공이냐, 후순위로 몇 년 후에 하느냐의 문제 같다. 그러니 굳이 시간을 지체하면서 나중에 착공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과감한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 군포만의 필요성이 그래도 잘 와 닿지 않는다.
"군포는 이미 베드타운화 된 곳이다. 지역 발전이 정체 상태다.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차만 안 막히면 한남대교까지 20분이면 간다. 그럼에도 1시간 20분, 30분씩 걸리니, 사람들이 와서 살기를 꺼려하지 않겠나. 진작에 국가의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문제였다고 본다.

경실련이나 아파트 주민 협의체 등 60여 개 넘는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쳤다. 그만큼 필요성을 절실하게 공감하기 때문 아니겠나. GTX만 놓이면, 자가용 끌고 가라고 해도 안 갈 거다. 쓸데없는 1인 자가용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 지역이기주의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웃음) 그렇지 않다. 안양, 군포, 의왕 그리고 수원 북부 지역만 다 합쳐도 인구가 백 만이 넘는다. 어떻게 지역 이기주의인가. 아까도 말했지만 이 곳 자체가 교통의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군포 인구 27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태그:#의정부, #군포, #경기도, #GTX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