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열린 '철거민 생존권 쟁취 서울시 규탄대회'에서 용산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철거민의 주거권 확보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열린 '철거민 생존권 쟁취 서울시 규탄대회'에서 용산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철거민의 주거권 확보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 유성호

 

"옷 젖는 거 괜찮습니다. 빨아서 다시 입으면 됩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우리 열사들은 다시 살아오지 못합니다."

 

용산참사 반년을 앞둔 14일 오후 2시, 장대비가 쏟아지는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는 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철거민들 150여 명이 모여 서울시청 규탄대회를 했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써도 옷이 젖을 정도로 비바람이 계속됐지만, 사회자는 아예 "옷 젖어도 된다"고 말했다. 철거민들은 모두 아스팔트 바닥에 앉았다.

 

철거민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오세훈의 막개발이 철거민을 죽였다"는 구호가 적혀있었다. 용산참사의 근본 원인은 서울시 재개발정책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경찰과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 발언할 때마다 "개XX"라고 말할 정도로 격앙되어 있었다.

 

고 윤용헌씨 부인 유영숙씨는 "지난 6개월간 용산참사의 진실이 하나도 밝혀진 게 없다, 우리 남편들을 '테러범'이라고 하는데 억울해서 고인들을 그냥 보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열사들의 명예가 회복될 때까지 싸우겠다, 그 때까지 연대해달라"고 호소했다. 고 윤용헌씨 역시 순화동철거민대책위 소속으로 용산에 연대투쟁하러 왔다가 목숨을 잃었다.

 

유송옥 용산4구역철거민대책위원장은 "열사들의 시신이 6개월째 냉동실에 있는데도 오세훈 시장과 이명박 대통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용산4구역 철거민들은 지난 8일부터 서울시청 별관 앞에서 농성 중인데, 유 위원장은 "서울시가 경찰을 시켜서 매일 천막을 찢는다, 뭐가 무서워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비난했다.

 

신동우 용산범국민대책위 빈민대책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은 6개월 동안 용산 참사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오늘이라도 용산에 한번 와봐라"면서 "오 시장은 '집안이 가난해서 어머니가 좌판을 벌이고 장사를 했다'고 하는데, 정말 서민의 자식이면 이렇게 철거민을 내쫓고 부자들을 위한 도시를 만들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철거민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오 시장이 있는 서울시청 별관 건물을 향해 함성을 지르는 것을 끝으로 집회를 마치고 용산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오는 16일 오후 2시에도 같은 집회를 열 예정이다.


#용산참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