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젇부에 큰 틀에서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진보적 소설가 황석영씨가 재차 같은 의견을 밝혔다.
황씨는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2개국 순방길에 동행한 뒤 귀국하는 특별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명박 대통령은 중도실용"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사담을 나눈 적이 있고,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북관계로 볼 때 전향적으로 열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 정부의 성격에 대해서는 "중도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고언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중도실용주의 노선이 확실하게 관철되면 다음에 훨씬 더 선진적인 정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서울에서 시끄럽다.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고 하셨는데'라는 질문에 대해, 황씨는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도 상반기까지 남북관계가 과거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풀렸으면 좋겠고,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면서 "현 정부가 지혜롭게 헤쳐 나가길 바라는 것이고, 그때까지 희망을 가져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자신의 '변신'이 악화일로인 남북관계를 푸는 데 역할을 하기 위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황씨는 전두환 정권 시절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책을 통해 1980년 신군부의 광주학살을 고발했다. 또 1989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7회 만났고 이 때문에 4년 동안 수감생활을 했으며, 2007년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막기 위해 시민사회의 비상시국선언까지 주도했었다. 하지만 최근 황씨가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이 대통령을 긍정평가하고 나서자 '변절'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큰 파장이 일고 있다.
다음은 기내인터뷰 문답 전문.
"중도실용을 선언하고 출발했는데 꼬이면서 촛불시위를 하면서 그런 것을 견지하면서 실제 정치에서 펴나가기엔 무리가 있었던 것 같죠. 앞으로 좀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중도실용을 제대로 못 보여줬다는 말인가요?
"바로 그런 얘기죠."
- 이 정권이 보수우익이라는 규정이 있는데?
"처음에 정책적인 면에서 나올 때, 말하자면 과거 10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을 너무 표가 나게 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에 했던 것 중에 좋은 것은 끌어안고 나갔어야 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는 거죠. 제가 현 정부에 참여한 것도 아니고 객관적으로 보는 건데, 앞으로 중도실용주의 노선이 확실하게 관철되면 다음에 훨씬 더 선진적인 정권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현 정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 지금은 중도가 아닌가요?
"아직은 중도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라고 봅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 가지 고언도 드릴 생각입니다."
- 대통령이 중도실용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 사담을 나눈 적이 있고,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북관계로 볼 때 전향적으로 열려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도실용을 대통령 개인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그렇지만) 그런 강력한 생각을 가진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 촛불시위 때문에 못 했다는 건가요?
"촛불시위 때문에 안 됐다기보다는 양쪽이 다 맞물려 있는 거죠."
- 서울에서 시끄럽습니다, 욕먹을 각오가 돼 있다고 하셨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도 상반기까지 남북관계가 과거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풀렸으면 좋겠고, 한반도 정전체제가 평화체제로 이행했으면 좋겠다는 강력한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지혜롭게 헤쳐 나가길 바라는 거죠. 그때까지 희망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 어떻게 수행단에 참여하게 됐나요?
"대통령이 가자고 개인적으로 권유해서 민간인 손님으로 참여했는데,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서 문화인까지 우리를 감성적으로 보고 있다는 인상, 문화적 친근성을 드러내고 친척인 것 같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봅니다. 그러면 우리가 꿈꾸는 알타이 중심의 동북아 협력 체제를 꾸릴 수 있습니다. 이게 제대로 된다면 남북분단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느낌을 받았습니다."
- 중도실용으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수정해야 합니까?
"내가 정치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회비판 세력 등의 민주적 권력,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더 많이 주어져서 정부가 갖는 역할을 분담해서 시민정치 세력이 올라와 같이 협력하고 타협했으면 합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있으니까, 정부가 자기 선택을 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수행하면서 본 대통령은 어떠셨나요?
"대단히, CEO 출신이라 적극적이고, 상대방도 그랬지만 보기에 파격적인 행보였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통령이 문화유적 안내자로 가는 곳마다 해설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파격적인 행보는 우리 대통령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점이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사회가 아직 가지고 있는 여러 약점 중 하나인데요, 제가 농담 삼아 정치는 모범생들이 하는 게 아니라 야간부가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는데, 사실은 모범생들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선진정치라고 하겠죠."(이명박 대통령이 상고 야간부 출신임을 빗댄 말)
- 민주노동당에 대해선?
"제일 섭섭한 것은 진보연합과 노동당이 분열된 게 안타깝습니다. 왜 한국사회의 중도를 얘기하게 됐냐면 한쪽은 우편향이 너무 심하고, 좌편향이라고 해도 고집스럽긴 하지만 서구적 의미에서 좌파인가 하면 의심스럽거든요. 양측이 모두 수평이동을 해야 합니다. 사민주의나 노동조합이나 이런 걸로 판단하기에는 한국 사회가 첨예한 정책적 가치를 주고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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