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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에는 걸어서 구경하기 좋은 돌담길이 많이 있답니다. 성주, 군위, 예천, 이 세 곳을 한 번 구경해 볼까요?
▲ 굽이굽이 돌담길을 따라 걸어보자. 경북에는 걸어서 구경하기 좋은 돌담길이 많이 있답니다. 성주, 군위, 예천, 이 세 곳을 한 번 구경해 볼까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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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는 자전거를 타고 우리 지역 곳곳을 무척 재미나게 다닌다. 연재 기사 또한 '두 바퀴에 싣고 온 이야기보따리'이다. '여행'이라고 하면, 몸과 마음을 쉬면서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꼼꼼히 둘러보는 재미가 남다르지 않을까?

볼거리를 꼼꼼하게 보려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에 견줘 자전거가 훨씬 이롭지만, 때때로 마을마다 구석구석 '걸어'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그곳에 사는 이들을 만나 마을의 역사나 얘깃거리들을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경북의 마을마다 찾아다니면서 둘러본 곳 가운데 자전거로만 가서 보기엔 좀 아쉬웠던(그날 일정이나 목적지에 따라 시간에 쫓겨 놓친 곳이 많기 때문에) 곳을 몇 군데 소개할까 한다.

한옥 보존마을 성주 '한개마을'

이곳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살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답니다. 지금도 그 후손들이 살면서 잘 가꾸고 있지요.
▲ 성주 한개마을의 옛집 이곳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살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답니다. 지금도 그 후손들이 살면서 잘 가꾸고 있지요.
ⓒ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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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소개할 곳은 그 옛날 전통이 그대로 살아있는 옛집과 온통 돌담으로 둘러싸인 골목길이다. 조선시대 옛 풍경을 고스란히 구경할 수 있는 성주 '한개마을'이 바로 그곳. 영취산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 이 마을은 성산 이씨들의 집성촌인데, 조선시대 양반들의 집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집집이 후손들이 살면서 잘 가꾸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12월에 '한옥보존마을(중요민속자료 제 255호)'로 지정된 뒤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조선 세종 때, '진주목사'를 지낸 '이우'가 처음 자리 잡은 뒤 대를 이어 살아온 마을인데, 경상북도 문화재와 민속자료로 지정된 옛집들이 무척 많다. 북비고택, 한주종택, 교리댁, 하회댁….

한개마을은 무엇보다 흙과 돌로 쌓은 흙돌담 골목이 꽤 볼 만하다. 마을 안은 온통 옛집과 어우러진 흙 돌담길로 되어 있어 골목을 걷는 이마다 저절로 풍경이 된다. 마치 조선시대 어느 마을을 걷고 있는 듯해서 그 옛날 선비라도 된 듯하다. 또 사진을 즐겨 찍는 이라면 이 예스런 풍경 덕분에 셔터를 누를 때마다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대감댁과 같은 양반님네들이 살던 집을 구경하면서 옛집과 어우러진 흘 돌담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퍽 남다르답니다.
▲ 성주 한개마을 대감댁과 같은 양반님네들이 살던 집을 구경하면서 옛집과 어우러진 흘 돌담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퍽 남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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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물난리 때, 떠내려 온 돌로 쌓은 돌담길 '한밤마을'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 들머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인데요. 참 정겹지요?
▲ 대율리 버스 정류장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한밤마을 들머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인데요. 참 정겹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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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또 다른 돌담마을인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팔공산 자락에 있는 전통문화마을로 가보자. 이곳은 1930년(경오년), 큰 물난리가 난 뒤에 그때 떠내려 온 돌로 담장을 쌓은 곳이다. 흙과 돌을 섞어서 담장을 쌓은 한개마을과는 달리 온통 돌로만 쌓은 것이라 더욱 남다르다. 제주도에 돌담이 많다고 했던가? 아마도 한밤마을과 견주어도 되리라.

앞서 소개한 한개마을엔 조선시대 양반들이 살던 옛집이 많지만 이곳은 일반 여염집도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남아있다. 돌이끼가 푸르스름하게 남아있는 담장이라서 오랜 세월이 그대로 느껴진다. 돌담 또한 나지막하게 쌓아서 담장 너머로 마을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이곳은 큰 물난리 때, 떠 내려온 돌로 담장을 쌓았다고 해요. 한개마을과는 달리 모두 돌담이라서 담장 모양을 견줘보는 것도 재미나지요.
▲ 군위 한밤마을 이곳은 큰 물난리 때, 떠 내려온 돌로 담장을 쌓았다고 해요. 한개마을과는 달리 모두 돌담이라서 담장 모양을 견줘보는 것도 재미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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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대율리대청(유형문화재 제 262호)'을 중심으로 골목마다 낮은 돌담으로 이루어져 있다. 마을 이름인 '대율리', '한밤마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난 날엔 이곳에 밤나무가 많았나보다. 그러나 지금은 밤나무보다 집집이 호두나무가 많은 것이 남다르다. 아마 지금쯤이면 연둣빛 나뭇잎이 한창 물 오른 채 싱그러울 게다.

돌담길 풍경에 빠져 길 잃어버릴라!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로 치자면,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에 있는 '금당실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더구나 흙길을 밟으면서 500집이나 되는 큰 마을이 모조리 돌담으로만 되어 있어 전통마을로 치자면 가장 멋스러운 곳이 아닐까 싶다.

전통을 그대로 살린 크고 작은 옛집과 굽이굽이 흙빛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둘러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할 수 있다. 우리가 지지난해 겨울 끄트머리에 자전거를 타고 갔을 땐, 가도 가도 끝이 없고, 봐도 또 봐도 물리지 않는 돌담 풍경에 사로잡혀 온종일 사진기를 눌러대다가 그만 그날 하루 일정을 다시 바꿔야만 했다.

그렇게 둘러봤는데도 사실 구석구석 모두 보지는 못했다. 한 가지 금당실마을은 앞서 소개한 두 곳보다도 무척이나 넓은 곳이다. 또 골목길이 마치 미로처럼 끝없이 이어진 돌담 때문에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다. 우리도 실제로 몇 번이고 갔던 곳을 또 다시 맴돌던 기억이 난다.

금당실 마을은 생각보다 꽤 너른 곳에 터잡고 사는 마을인 대요. 오랜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돌담길 때문에 자칫 길을 잃어버리고 빙빙 맴돌 수도 있답니다.
▲ 예천 금당실마을 금당실 마을은 생각보다 꽤 너른 곳에 터잡고 사는 마을인 대요. 오랜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돌담길 때문에 자칫 길을 잃어버리고 빙빙 맴돌 수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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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곳씩 일정을 느긋하게 잡자

옛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마다 걸어다니며 구석구석 볼거리를 놓치지 마세요. 되도록이면 마을 어르신들께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마을에 얽힌 얘기도 꼭 한 번 들어보세요.
▲ 돌담길 따라 걸으며 마을 사람들 이야기도 듣고... 옛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마을마다 걸어다니며 구석구석 볼거리를 놓치지 마세요. 되도록이면 마을 어르신들께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마을에 얽힌 얘기도 꼭 한 번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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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두고, 자전거도 두고, 오로지 발품을 팔면서라도 느긋하게 걸어보고 싶은 길 몇 곳을 소개했다.

옛것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이라면, 또 좀 더 꼼꼼하게 둘러보고 싶다면, 이 세 곳을 모두 따로따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다. 하루에 한 곳씩 골라서 여행하기를 권한다.

또 소개한 곳마다 가까운 곳에 소중한 문화재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것들도 놓치지 말고 구석구석 둘러보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일정에 쫓기지 않도록 느긋하게 계획을 잡아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그곳에 사는 마을 사람 누구라도 붙잡고 공손하게 인사한 뒤 마을 이야기 한 토막쯤은 들어보자. 모두가 살갑고 정겨운 우리네 이웃들이라 즐겁게 들려줄 테니까….

지금까지 소개한 곳에는 그 둘레에 가볼만한 곳이 꽤 많다. 성주 한개마을을 보고난 뒤엔, '세종대왕 왕자태실'과 '성산리고분군'이 좋고, 군위 한밤마을에는 가까운 곳에 '제2석굴암(군위삼존석굴)'이 있다.

경주에 있는 석굴암보다도 1세기나 더 먼저 생겨난 곳인데 자연동굴 안에 불상이 모셔져 있다. 마지막으로 예천 금당실마을에는 아주 가까운 곳에 우리나라의 첫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쓴 권문해가 짓고 머물렀던 '초간정'도 참 멋진 볼거리다. 돌담 위에 지은 정자가 퍽 멋스럽다. 또 '예천권씨종택'도 꼭 한 번 들러보기를 바란다.

느긋한 마음으로 마을마다 구석구석 걸어 다니면서 예스런 풍경을 보다 보면, 어느새 나도 또 다른 풍경이 되어 있을 게 틀림없다. 부디 멋진 나들이 길이 되기를….

지금까지 걷는 이도 저절로 풍경이 되는 곳을 구경했습니다. 여기는 경북 예천에 있는 초간정인데요. 금당실 마을과 꽤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이렇듯 걸어서 여행을 하며 다닐 때엔, 둘레에 있는 문화재들도 놓치지 말고 구석구석 돌아보세요. 계획을 잡을 땐 반드시 하루에 한 곳씩 느긋하게 잡아서 볼거리들을 놓치지 말고 둘러보세요.
▲ 초간정 지금까지 걷는 이도 저절로 풍경이 되는 곳을 구경했습니다. 여기는 경북 예천에 있는 초간정인데요. 금당실 마을과 꽤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이렇듯 걸어서 여행을 하며 다닐 때엔, 둘레에 있는 문화재들도 놓치지 말고 구석구석 돌아보세요. 계획을 잡을 땐 반드시 하루에 한 곳씩 느긋하게 잡아서 볼거리들을 놓치지 말고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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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돌담길, #한개마을, #한밤마을, #금당실마을, #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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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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