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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이 바쁜데 안타깝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6일) 여야가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된 합의문을 발표한 직후 이렇게 논평했다.

 

국회가 '비상경제정부 구축'을 선언하고 나선 정부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과 불만이 묻어있는 논평이었다. 그의 짧은 논평은 현 국회 상황을 바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시선을 짐작케 한다.

 

이 대변인은 7일에도 이러한 시각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국회 정상화는 절반의 정상화라고 하는 게 맞다"고 말한 것. 

 

"정확한 이름을 붙여주는 게 중요하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가까스로 정상화됐다는 말에도 담겨있는데, '절반의 정상화'라고 하는 게 맞다"며 "아직은 조금 더 갈 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 '갈 길이 바쁜데 안타깝다'고 얘기했는데, 갈 길이 좀 더 남아있다는 말에 답이 들어있다"고 이렇게 설명했다. 

 

"중요한 법안들이 악법으로 네이밍(naming)돼서 처리가 안 됐다. 민생법안들이고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살리기와 직결된 법안들인데 제대로 정리가 안 됐다. 시점을 갖고 생각하지 말라."

 

이어 이 대변인은 "정명(正名)이라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거기에 딱 맞는 정확한 이름을 붙여주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좀 전에 악법과 경제살리기 법안의 개념을 언급했는데 그런 점에서 앞으로 국민의 이해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논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들인데 정치적인 이유와 경제적인 논리가 혼동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부 언론에 나온 "한나라당은 쟁점법안에 대한 네이밍(이름 붙이기)에서 민주당에 완패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일부 홍보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각종 쟁점법안을 마스크처벌법·재벌은행법·MB악법 등으로 이름을 붙이며 대국민 홍보전에 나선 것이 입법전쟁 승리의 이유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녹색뉴딜 비판에 반박 "어떻게 96%가 단순노무직이냐"

 

또한 이 대변인은 전날 정부에서 발표한 '녹색 뉴딜사업'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거리가 멀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비판은 겸허하게 수용하지만 한두 가지는 설명이 좀 부족했다"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이 대변인은 "녹색 뉴딜 일자리 96만개 가운데 96%가 단순 노무직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친 단순화"라며 "1월 중순에 발표한 원천기술 개발과 신성장동력 발굴에 첨단산업이나 R&D 관련 일자리가 들어갈 예정이어서 뺐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단순 노무직이라고 무시해선 안 된다"며 일부의 비판을 이렇게 반박했다.

 

"영국이나 미국도 도로나 교량을 보수한다. 이른바 건설업 종사하는 취업자들을 무조건 단순 노무직이라고 얘기하면 건설업 종사자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이다, 노가다라고…. 건설업 종사자라고 할 때 30% 정도는 전문기술자나 행정관리자다. 그런데 96%가 어떻게 다 단순노무직이겠나?"

 

한편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은 비상경제상황실이 마련된 청와대 지하벙커를 방문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좀 전에 내려와서 상황실 둘러보시고 기존에 있는 시설을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일부러 벙커에 와서 과잉 홍보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일(8일) 오전 1차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열린다. 이날 회의에는 4명의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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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동관, #MB악법, #녹색뉴딜사업, #비상경제대책회의, #지하 벙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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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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