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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방송 진출 꿈을 접고, 정부는 언론 장악 시도를 포기하라. 우리는 끝까지 투쟁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고 간명하다. 우리가 옳기 때문이다."

 

일명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MBC 피디(한국피디연합회장)는 확신했다. 그의 말대로 "옳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무대에 오른 그의 모습에는 약간의 여유도 있었다.

 

12일째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전국언론노조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옆에서 '총파업 4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MBC와 KBS, YTN 등에서 근무하는 언론노동자 1,500여 명이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특히 MBC 각 지역방송국에서 근무하는 노조원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올라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집회에서 한나라당 로고가 새겨진 대형 얼음 조각 두 개를 해머로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과거 <느낌표!> 제작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김영희 피디는 무대에 서서 "언론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옳은 것이 승리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외쳤다. 김 피디는 시종일관 총파업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그는 프로그램 제작 현장에서 "큐!"를 외치지 못하고, 거리에서 "투쟁!"을 외쳐야 하는 현실에 안타까움도 나타냈다.

 

김 피디는 "지난 주말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10%대로 떨어졌고,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도 9%대의 시청률이 나왔다"며 "파업으로 인해 재방송을 방영했기 때문인데, 시청률이 바닥을 쳤어도 우린 아직 현장에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피디는 "기자는 자신이 쓴 기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듯, 피디는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이 자식만큼 소중하다"며 "파업을 승리하고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면 더욱 재밌고, 정확하고, 날카로운 방송을 만들겠다, 그때까지 국민들의 지지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김 피디는 최근 'MBC 죽이기'에 나선 조중동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요즘 조중동이 많은 지면을 할애해 근거 없이 MBC를 공격하고 있다"며 "같은 언론인으로서 진실 보도보다는 사주의 이익에 봉사하고, 사실이 아닌 걸 보도하는 그들이 무척 안쓰럽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언론노조 총파업 이후 처음으로 KBS 노조가 참석해 큰 환영을 받았다.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은 "KBS 노조가 동참했는데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며 "일부에서 이번 언론노조의 파업을 'MBC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만에 하나 국회가 '7대 언론악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키면 모든 국민이 들고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동구 KBS 노조위원장 역시 "정부가 '7대 언론악법'을 계속 밀어붙이는 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며 "앞으로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선봉에 서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언소주)'와 '진실을 알리는 시민모임' 등 2008년 촛불정국 이후 언론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누리꾼들도 참여했다.

 

김성균 언소주 대표는 "조중동이 방송까지 장악하려 한다면 우리는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며 "촛불이 앞장설 테니 많은 언론인들도 함께 투쟁하자"고 외쳤다.

 

한편 집회 현장에는 '다인아빠'가 밥차를 끌고 나와 언론노동자들에게 무료로 떡국을 나눠줬다. 다인아빠는 2008년 촛불정국 때부터 촛불집회 참석자들에게 무료로 라면 등을 끓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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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언론노조파업, #조중동, #7대 언론악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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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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