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신경민 앵커가 KBS '타종방송'을 비판한 걸 두고 논란이다. 신 앵커는 "화면의 사실이 현장의 진실과 달라"라 했고 KBS 예능제작 오세영 국장은 "타종 왜곡방송? 우리가 방해받았다 시위 하려면 다른 데 가서 해야지..."라고 했다.
그 동안 KBS와 MBC가 상대방송국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일은 드물었다. 물론 비평 프로그램이 상대 방송국 뉴스 보도 내용을 비평한 경우는 있었지만 앵커가 뉴스 마무리 발언에서 강도 높게 비판한 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논란은 지난 12월 31일 밤 11시 30분부터 KBS가 중계한 <특별생방송 가는해 오는해> KBS 타종행사 방송이 '왜곡 조작'되었다는 내용이다. '왜곡 조작'에 대하여 KBS 예능제작국 오세영 국장은 '왜곡 방송'이 아니라고 했지만 KBS 뉴스 게시판은 비판 내용이 주다.
누리꾼들은 KBS가 누리꾼들 비판에 대해서는 즉각 반응하면서 왜 이명박 정권 실정에 대해서는 비판하지 못하고, 당당함을 보이지 못하는지 비판했다. 보신각 타종장면을 보여주면 주위에서 이명박 정권을 비판하는 장면도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오세영 예능제작국장이라는 분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화가 나서 몇자 적습니다. 뭐가 그리도 당당하십니까? 그 당당함 정부나 이 정권에도 발휘해 보시면 안 될까요? 낙하산 사장 내려올때 국장이라는 자리 차지하고 있는 당신은 뭘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시위현장 방송하러 나간 게 아니라고요? 일부러 방송해 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에 카메라를 비춰달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 cale72
인터넷 생중계와 KBS 방송을 동시에 보고 있는데 전혀 다른 장면이 나가는 것을 보고 방송의 공정성이 사유화되면 안 되는 이유를 알았다고 비판한 누리꾼도 있었다. KBS가 명심해야 할 점은 KBS가 시위장면을 내보내지 않더라도 시위 모습을 볼 수 있는 여러 채널이 있었다는 점이다.
전 그날 굉장히 놀랬습니다. 인터넷과 kbs방송을 동시에 보고 있었는데, 방송의 공정성이 왜 사유화되면 안되는 가를 절실히 체득하는 순간이었네요! - hawkeye429
KBS가 공정성을 상실하고 이명박 정권 옹호 방송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국민의 방송'이라는 문구를 앞으로는 쓰지 말라는 누리꾼도 있었다.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KBS구성원이 돼 달라고 간절히 바라는 누리꾼도 있었다.
국민의 방송 KBS 이런 문구 앞으로 쓰지 마시구요 MB의 방송 KBS라고 쓰시는게 맞고요 맞습니다. KBS 여러분...하늘을 보고, 자식을 보고, 친구를 보고, 아내를 보고 부모님을 보고...부끄럽게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세요 참 창피한 일입니다 내 자식한테..아내한테 - lsgcap
KBS가 자존심을 지켰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권의 하수인이 되지 말라는 강한 비판도 있었다.
물론 보신각은 가는 해를 아쉬워 하고, 오는 해를 기다리는 순수한 마음으로 모이는 곳이라며 정치 집회를 비판한 누리꾼들도 있었다. 보신각 타종식은 반정부 집회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보신각에 모인 사람들중에는 순수행사 참가자도 있고 반정부 집회에 참가한 사람도 있는데 반정부 집회 참가자를 덜 비추었다고 항의들이라니 이명박 대통령을 욕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침묵하는 여론 다수가 있다는 것을.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기도는 성공하지 못한다. - rice13
오세영 예능국장은 <특별생방송 가는해 오는해>가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위장면을 담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2009년 1월 1일 KBS는 <뉴스9> 첫꼭지 "2009년 새해 아침…해맞이 인파 '북적'" 내용 중 보신각 타종 장면이 나오는데 'MB OUT'같은 피켓은 전혀 화면에 담지 않았다.
SBS가 'MB OUT' 피켓에 둘러싸인 기자가 보신각 타종식 장면을 취재한 것과 대조였다. <뉴스9>는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뉴스 프로그램이다. 그럼 'MB OUT' 같은 장면으로 뉴스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녔다. 당연히 화면에 담아야 한다.
MBC 시청자 게시판엔 MBC 노조 파업과 <뉴스데스크>에 대한 지지글이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MBC가 대한민국 언론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면서 칭찬과 격려를 했다.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끝까지 싸워주기를 부탁했다. MBC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간절한 내용이다.
많이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대한민국 언론의 희망으로 끝까지 싸워주시길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탁드립니다. mbc가 무너지면 우리 국민의 희망, 무너집니다 -JUNGWUN315
결국 누리꾼들은 MBC가 국민의 편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하수인이 아니라 국민의 편, 곧 진실만을 보도하는 언론이 되기를 원했다. 모든 언론이 가야 할 사명이다.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멘트에 감동을 먹었다고 했다.
사랑합니다 MBC 영원히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눈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세요. 부디 조금만더 힘을 내어주세요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신경민 아나운서 클로징멘트. 항상 감동의 물결입니다. 사랑합니다!!!!!!!!!!!!!!!!!!!!!!!!! -JMY655
MBC가 무너지면 대한민국 언론 민주주의는 무너진다면서 MBC를 향하여 더 열심히 투쟁해주기를 그들은 원했다.
MBC의 민주언론 사수를 지지합니다. 당신들이 아니면 이땅의 언론 민주는 없어집니다. 파업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투쟁해 주시기 바랍니다. -JIENMI
물론 중립성이라는 이름하에 왜 새해 첫날부터 이명박 퇴진하라는 방송을 해야 하는지 MBC를 비판하는 누리꾼도 종종 보였다.
중립성을 지킨다고 말하면서, 소수 극단적인 세력의 이명박 퇴진하라라는 소리를 그대로 방송해야 합니까?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청자로 생각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또 방송에서 기본적으로 외부 잡음은 차단하도록 되어있는 것 아닙니까? 시청자가 신년부터 명박 퇴진이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것입니까?- DLACKDDBS1
KBS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이 지난 해에도 이랬던 것은 아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을 해임시키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지난 여름 KBS를 살리자는 글을 올렸다. 공영방송 KBS를 지키자고 했다. <미디어포커스> 등 비평프로그램을 폐지하려고 할 때 누리꾼들은 <미디어포커스>를 아낌 없이 지지했다.
하지만 여섯달도 되지 않아 누리꾼들은 KBS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누리꾼들 마음이 변덕스러워 한 번은 KBS를 한 번은 지지, MBC를 지지하지 않는다. 기분이 나빠 KBS를 비판하지 않는다. KBS가 언론으로서 기능을 갈수록 잃었기 때문이다.
언론이 권력 비판 기능을 상실하면 언론이 아니다. 언론 종사자들이라면 지난 여름과 가을까지는 KBS를 살리자고 했던 누리꾼들이 몇 달이 안 되어 공정성을 상실하고, 권력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는지 알 것이다. 모른다면 언론인이 아니다. 한 순간 지나가는 짧디 짧은 권력 눈치보지 말고, 언론이 가야 할 의무를 다하는 KBS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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