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순은 오랫동안 아시아의 모계사회와 한국의 종부에 관한 다큐멘터리 사진작업을 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미혼여성의 일상적인 모습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기록하여 전시하였다. 작가는 미혼 여성들의 모습을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이나 직장에서 기록하였는데, 작품의 배경과 모델의 복장이 보는 이들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호와 텍스트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사회도 언제부터인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는 미혼여성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 작가는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기록하여 동 시대 한국사회의 여러 새로운 모습 중에 하나를 시각화하여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가의 기준에서 작품 속 인물의 특징적인 모습을 기록하여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품마다 작품 속 인물의 개성과 삶이 사실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작품의 배경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여 보는 이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정형화된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그때그때 작품 속 상황에 따라서 프레임과 앵글을 선택하였기 때문에 다양한 화면과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주제가 좀 더 명료하게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직장생활의 모습과 집에서의 일상적인 모습이 혼합되어 있어서 조금은 전시작품의 흐름이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작가가 진솔한 태도로 대상에 접근하여 기록하였기 때문에 작품 속 모델과의 소통이 작품마다 느껴지므로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동 시대 사회는 더 이상 거대담론이나 특정한 이데올로기가 개인의 삶과 문화를 지배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삶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원주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들도 공적이고 특별한 상황을 다루기보다는 개인의 일상적인 삶을 다루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백지순이 발표한 미혼여성들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들은 그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입장에서 제작되었다. 동 시대 한국사회의 달라진 여러 문화적인 모습 중에 하나를 사진이미지화한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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