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보다 아름다운 인사 굿'바이 포스터

▲ 사랑보다 아름다운 인사 굿'바이 포스터 ⓒ 굿바이 홈페이지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진리는 무엇일까? 아직까진(과학이 발전해도 생명의 유한함이 있기 때문에 삶이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지금까진 변하지 않은 이 진리가 영원했으면 좋겠다 >.<) 태어남이 있으면 죽음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이들은 불멸의 삶을 꿈꾸지만 태어났기에 죽음을 피하지 못하는 것은 이것이 진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유쾌함과 감동의 코드를 잔잔한 첼로 선율 속에 담은 영화 <굿바이>는 원제가 おくりびと '보내는 사람'이다. 원제처럼 이 영화의 큰 선은 '가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첼로리스트였던 주인공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악단이 해체되면서 고향 야마다카로 돌아가고 싶다고 아내 '미카'(히로스에 로쿄)에게 이야기한다. 고향으로 돌아간 다이고는 일자리를 찾던 중 NK에이젼시에서 낸 "여행을 도와 드립니다"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가게 되는데 그곳은 납관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였다. '평범하지 않은 일'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은 생활과 괴리감을 느끼지만 점점 그 일에 숨겨져 있는 진정한 의미를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래서 부인인 '미카'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알고 "일을 그만두면 연락하라"는 말을 남기고 친정으로 돌아갔을 때도 일을 하면서 묵묵히 그녀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은 비싼(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첼로를 팔면서 자신에게 재능이 없다는 것을 빨리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을 후회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어린시절 첼로를 켜면서 보이는 주인공의 표정에서 악단이 해체되면서 다른 악단으로 들어갈 재능을 못가졌을지는 몰라도 첼로를 연주할 때 이 사람 참 행복했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장 이쿠에이(야마자키 츠토무)의 말처럼 '운명'일지도 모른다.(운명론자까지는 아니지만 생을 살면서 운명이라는 느낌을 받게 될 때도 있지 않은가?) 운명처럼 다이고는 납관사일을 시작하게 된다.

첼로리스트였던 주인공 다이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의 음악을 거의 담당했던 히사시이 조가 음악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전반에 흐르는 음악은 부드럽다

▲ 첼로리스트였던 주인공 다이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의 음악을 거의 담당했던 히사시이 조가 음악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런지 영화전반에 흐르는 음악은 부드럽다 ⓒ 굿바이 홈페이지


영화에서 '가는 사람'을 보내주는 다이고가 납관사일을 본격 시작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는 사회의 편견이었다. 물론 죽은 이를 대하는 일에 대해 거의 대다수 사람들은 꺼려하는 마음들을 가지고 있다. 부인인 미카가 그랬고 다이고의 친구도 그랬다. 하지만 영화가 전개되면서 편견에서 이해로 넘어가는 과정을 부드럽게 보여주고 있다.

납관사 일을 시작한 다이고 운명적으로 그는 보내주는 사람이 된다

▲ 납관사 일을 시작한 다이고 운명적으로 그는 보내주는 사람이 된다 ⓒ 굿바이 홈페이지


<굿바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가족의 화해이다. 죽음이라는 낮선 상황에 사람들이 처하면 극도로 예민해지기도 하고 슬픔에 젖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사실 산 사람들은 살아가게끔 되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그간의 서운함이나 전하지 못했던 마음들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 그 앞에서 사람들은 더욱 더 진솔해지는 것 같다.  가장 가깝지만 그래서 더더욱 잘 알지 못하는 가족관계에서 오는 미묘한 감정들의 해소를 영화에서는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것이 다이고와 아버지다. 바람이 나서 어머니와 아들을 버린 무정한 아버지. 바람을 피웠지만 결국에는 그 미안함으로 평생을 떠돌아다니며 살아온 아버지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나누었던 부자의 정을 새삼 느끼게 된다. 화해를 하는 장면은 뻔해 보이지만 중요한 귀결점이 되어준다.  

영화속의 한 장면  굿'바이는 가족의 화해와 삶과 죽음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통찰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 영화속의 한 장면 굿'바이는 가족의 화해와 삶과 죽음의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 통찰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 굿바이 홈페이지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들은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왜 굳이 그러는 거느냐는 주인공의 물음이 있었지만 정작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삶과 죽음의 차이는 엄청난 것처럼 생각되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죽음은 진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삶은 다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이는 영화에서 "죽음이 이 세상의 끝이 아니라 문을 통해 연결해주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통로"라며 "다시 또 만납시다"라고 한 사사노다카시의 말처럼 우리는 사랑보다 아름다운 인사 굿바이를 건내며, 그들을 보내 주고 또한 우리도 배웅을 받게 되겠지. 

보태기- 영화에서 따라하고 싶은 이쁜 짓

영화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어린시절 다이고에게 아버지가 돌멩이 편지를 주는데 이는 글자가 없던 아주 옛날에 자신의 마음 상태를 닮은 돌멩이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아버지가 준 돌은 크고 울퉁불퉁한 돌이였지만 다이고가 아버지에게 전한 돌은 아주 조그맣고 예쁜 돌이었다. 아마도 나도 어느 강가에서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이다.  ^^

돌멩이 편지를 주고받는 주인공들  내가 해보고 싶은 영화속의 한장면

▲ 돌멩이 편지를 주고받는 주인공들 내가 해보고 싶은 영화속의 한장면 ⓒ 굿바이 홈페이지


영화는 네이버에서 진행하는 시사회에서 당첨되어  보게 되었다. 오지다.*^^* (오지다는 전라도 사투리로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라는 오달지다와 같은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네이버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굿'바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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