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한한 F1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

지난 4일 방한한 F1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 ⓒ 카보

전세계 단 20명에 불과한 F1 드라이버가 한국에 왔다. BMW자우버F1팀 소속으로 현재 종합성적 5위를 달리고 있는 독일 출신 닉 하이드펠트(31)가 바로 그 주인공. 한국을 방문한 F1 드라이버로는 지난 2003년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야노 트룰리(이탈리아)에 이어 세 번째이다. 하이드펠트는 비록 9년차인 F1 무대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두각을 보이고 있는 대기만성 드라이버다. 

하이드펠트는 지난 4~5일 F1 한국그랑프리 유치 확정 2주년 기념으로 전라남도와 F1 한국그랑프리운영법인 KAVO 주최로 열린 포뮬러원 시티 쇼크(F1 City Shock) 행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비싼 자동차로 알려진 포뮬러원 경주차를 몰고 비즈니스 중심지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앞(4일)과 5·18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광주 구도청앞 금남로 등 한국의 도심 도로를 쾌속 질주했다. 

 

카트(KART)에서 F3000에 이르기까지 하이드펠트는 순탄할 길을 걸었다. 14세에 독일 카트 챔피언십 상위권에 올랐고 95년에는 독일 포뮬러 포드 종합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F3에 진출, 97년에는 독일 F3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 F1 전단계인 F3000(현재 GP2) 선수권에 도전해 99년에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며 맥라렌 F1팀 테스트 드라이버로 활동했다.  

 

2000년 F1 프로스트팀으로 자리를 옮기고 호주 멜버른 서킷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해 말 자우버로 옮긴 그는 이듬해, 브라질에서 F1 첫 포디엄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고 12포인트를 얻어 종합 8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하이드펠트는 2002∼2003년 자우버와 2004년 조단, 2005년 윌리엄즈 등을 거치면서 활약이 줄었고 2006년 BMW 자우버로 옮겨 R. 쿠비카와 인연을 맺었다. 그해 헝가리 그랑프리에서 팀에 첫 포디엄 영광을 선물한 그는 종합 9위(23점)로 시즌을 마쳤고 2007년 5위(61점)를 거두며 상위권에 가까이 다가섰다.  

 

올 시즌에도 BMW 자우버 소속으로 팀동료 쿠비카에 이어 5위를 달리고 있는 하이드펠트는 싱가포르 그랑프리를 마친 후 F1 한국 그랑프리 운영법인인 KAVO와 개최지 전라남도의 초청으로 4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하이드펠트는 4~5일 서울과 광주에서 진행된 시범주행 행사에 참석한 후 일본 그랑프리를 위해 5일 오후 일본 하네다공항으로 떠났다. 

 

한편 하이드펠트는 F1 한국 그랑프리 유치 2주년을 기념해 열린 F1 시티 쇼크에 앞서 4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로즈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4일 삼성동 도심 한복판에서 2만여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BMW 자우버 F1 팀의 주전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가 멋진 주행 실력을 뽐내고 있다.

4일 삼성동 도심 한복판에서 2만여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BMW 자우버 F1 팀의 주전 드라이버 닉 하이드펠트가 멋진 주행 실력을 뽐내고 있다. ⓒ 카보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한국 방문은 처음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한국인들의 큰 관심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국에 이렇게 F1 팬이 많은 줄 몰랐다. 놀랍다. 2년 뒤 열릴 F1 한국 그랑프리에서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한다. 

 

-소속팀 BMW 자우버를 소개한다면.
창단 첫해인 2006년 BMW 자우버는 컨스트럭터즈 부문에서 5위(36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1점으로 일약 2위에 올랐다. 물론 지난해 맥라렌의 팀 포인트가 삭제(페라리팀 기술정보를 빼냈다는 이유)되면서 순위가 한 계단 오르긴 했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올해에도 시즌 종반에 들어선 현재 120포인트로 맥라렌과 페라리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경주차가 호평을 받고 있어 내년 시즌엔 정상권 도약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F1 그랑프리의 매력은.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F1 드라이버는 최고의 직업이다. 세계 각국을 돌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서킷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아무래도 '주행하는 재미'가 F1의 최대 매력일 듯싶다. 세계 최고 머신의 핸들을 잡고 서킷을 달리는 기분은 환상적이다. 

 

-데모런의 관전 포인트는.
대당 100억원에 이르는 '명품' F1 머신(최고출력 750마력·최고시속 350km)이 내뿜는 굉음은 TV에서 듣는 것과 다르다. 굉음은 막힌 속을 뻥 뚫는다. 이벤트 공간이 여유로우면 연속 360도 회전(속칭 도넛 주행)을 하는 묘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세팡 서킷을 주행하는 F1 자동차의 굉음은 온 몸에 소름이 끼칠 정도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좋아하는 서킷은.
최근 서킷이 현대화되고 있다. 올해 F1 사상 첫 야간경기로 펼쳐진 싱가포르 그랑프리의 무대인 싱가포르 시가지 서킷은 훌륭하다. 안전시설이 다소 부족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대이상이었다. 다음 경기가 치러질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도 기대된다. 토요타가 소유하고 있는 후지 트랙은 그랑프리 개최를 위해 대대적으로 보수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물론 상위권 진입이 목표다. 세 경기가 남았지만 4위 키미 라이코넨과 1점차, 3위 팀동료 K. 쿠비카와 8점차여서 목표달성도 가능하다. 또한 F1 첫 우승컵도 노리고 있다. 올 시즌에 2위만 네 차례나 차지했다. 남은 경기에서 좀더 집중한다면 최고의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지피코리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10.07 15:45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지피코리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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