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팬들은 "고요하고 조그만 나무판 위에 세상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바둑이란 세상의 축소판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겨우 스물 네 살의 나이에 세상(바둑)을 정복한 이가 있다면 그는 특별한 사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07바둑대상'과 '다승상' 등 이른바 바둑 대상 '주요 3관왕'을 휩쓴 천재기사 이세돌(24)의 파죽지세에 비견할 연승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바둑 전문가들은 "이세돌의 기량과 기풍 등을 감안할 때 최소한 3년은 지금의 패턴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바둑계에서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쎈돌 시대'가 당분간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변수는 언제든지 돌출할 수 있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시대가 한창일 때 누구도 그들의 적수가 등장할 것을 쉬이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예상하지 못한 강자는 어디에서건 출현이 가능한 법. 이런 세상사 진리를 아는 바둑팬들은 이세돌의 선전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내심 새로운 '강자'의 출현을 기대하는 이중심리 속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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