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중앙) 14일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스포츠 전문 채널 <스뽀르트>와 대담을 했다. 스튜디오 뒤편에 러시아와 네덜란드 국기가 보인다.

▲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중앙) 14일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 스포츠 전문 채널 <스뽀르트>와 대담을 했다. 스튜디오 뒤편에 러시아와 네덜란드 국기가 보인다. ⓒ 채널 스뽀르트

 

17일 모스크바에서는 러시아와 잉글랜드 축구의 숙명적인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이번 주 최고의 경기로 세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는 이번 경기는 세계 최고의 명장과 세계 최고의 대표팀을 볼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세계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국기를 볼 수 있어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가로 130m, 세로 80m의 거대한 이 국기는 러시아의 승리를 기원하며 제작되었다.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이 국기의 크기와 전 관중에 나눠준다는 소형 러시아 국기 지급 방안 등을 비추어 보면 대단한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웸블리에서 열린 유로 2008 E조 잉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러시아지만 현재 세계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잉글랜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한 경기력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이로써 영국과의 1패를 빼고는 8경기 무패 행진을 달려온 러시아의 성적이 운으로 얻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번 경기는 러시아와 영국의 E조 자력진출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경기다. 잉글랜드가 승리할 경우 E조는 크로아티아와의 승점에 따라 조 1, 2위가 결정되어 본선에 올라가고 러시아가 이길 경우 크로아티아는 이변이 없는 한 조 1위를 확정 짓게되며 잉글랜드와 러시아가 조 2위 자리를 좋고 다툴 전망이다.

 

이렇듯 17일 모스크바 경기는 양팀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의 국기와 7만여 관중의 응원으로 영국팀을 압도하며 '홈그라운드 어드벤티지' 효과를 확실하게 등에 업은 러시아팀이 현재 5연승으로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잉글랜드와 '총력전'에 돌입할 경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달 웸블리에서 경기 중 전반전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콘스탄틴 지리아노프가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된 것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고 있다. 비디오 판독으로도 오프사이드로 보기 힘든 것이 사실.

 

구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14일 러시아 스포츠 전문 채널 <스뽀르트>의 대담에서 "이것이(지리아노프의 슛이) 골로 인정되었더라면 1-1로 분위기가 러시아 쪽으로 급격히 기울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라며 심판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었다. 침체된 분위기에서 전반 31분에 결국 2번째 골이 들어가 3-0 완패를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와 잉글랜드 전에 대한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러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거스 히딩크 감독이 러시아와 잉글랜드 전에 대한 의견을 얘기하고 있다. ⓒ 채널 스뽀르트

 

그는 또 "잉글랜드는 득점기회를 골로 연결시킨 반면, 우리는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많은 기회를 놓쳤다"고 말하며 관중들의 압도적인 응원에 위축되었던 플레이가 패인이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 최고의 윙 비스트로프의 부상으로 우왕좌왕하던 러시아는 구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이 대담에서 보여준 침착하고 여유 있는 모습에 다시 자신을 찾을 전망이다. 흡사 2002 월드컵 때 히딩크가 우리 언론을 통해 대국민 성원을 이끌어내던 모습과 같았다.

 

구스 히딩크가 이처럼 중요한 경기 3일을 남겨놓고 전국방송에서 생중계 대담을 한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주문'을 외기 시작한 그의 마법이 세계 최강의 잉글랜드 전사들에게도 먹힐지는 17일 모스크바에서 두고 볼 일이다.

2007.10.16 07:23 ⓒ 2007 OhmyNews
히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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