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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2일 오후 5시10분]

▲ 신정아 동국대 교수
ⓒ 연합뉴스 형민우
미국 예일대학 등에서 수여받은 것으로 돼 있는 학사·석사·박사 학력이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신정아(36) 동국대 교수에 대해 (재)광주비엔날레가 신임 공동 예술감독 선임을 철회했다.

12일 한갑수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은 비엔날레 전시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정아 교수를 비엔날레 국내 감독에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이사장은 특히 신 교수의 학위 위조에 대해 "업무방해 등 법률적인 검토를 진행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국대학교가 예일대학 등을 통해 신정아 교수의 학력이 위조 됐다고 공식 확인함에 따라 뒤늦게 취해진 조치다.

이에 따라 국내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고 있는 광주비엔날레는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특히 광주비엔날레는 비엔날레 전시 등을 총지휘하는 예술 감독을 선임하면서, 이미 지난 2005년부터 제기됐고 지난 6월에는 구체적으로 의혹 제기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여러차례 "예술 감독 선정과정은 한마디로 모든 공적 절차가 붕괴되고 파행과 편법에 의해 진행되었다"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문제삼아 왔다.

임명 철회는 했지만... 추천인 등은 밝히지 않아

신정아 교수의 학위 조작 의혹이 지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제기 된 이후 광주비엔날레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것은 확인했다"면서도 "아직 '임명'을 한 것은 아니며 선임만 한 것이다. '내정자 신분'이고 계약을 맺으면서 검증을 한다"고 말해 선임 이전에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한 이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재단은 신 교수의 문제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고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처리했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는 또 '후보 선정과정의 비공개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이사회에서 후보선정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자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외국의 총감독 선정 방식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이사장은 신 교수를 추천한 인사와 후보 추천 자료 등에 대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으며 "추천 당시부터 이미 내정된 상태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정말 불쾌하다"고 일축했다.

한갑수 이사장은 책임론 제기에 대해 "시민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은 내일이라도 할수 있지만 디자인비엔날레가 다가오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들은 곧바로 "사퇴"를 목소리를 높였다.

▲ 신정아 동국대 교수의 학위가 허위라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에 훱싸인 (재)광주비엔날레는 신 교수에 대해 예술감독 선임을 철회했다. 12일 오전 한갑수 이사장은 침통한 표정으로 "형사고발 등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광주드림 임문철
"내일이라도 책임질 수 있지만"... 시민단체 "이사장 사퇴· 이사진 개편해야"

한갑수 이사장의 기자회견을 접한 광주지역 시민·예술단체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한갑수 이사장과 이사진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 광주전남문화연대·광주민예총·참여자치21·광주청년작가회 등 광주지역 18개 단체로 구성된 '비엔날레 개혁을 위한 문화예술인연대'는 성명을 통해 "신정아씨에 대한 의혹은 동국대 임용 과정에서 상당한 의혹들이 제기된 사안이었다"며 "재단은 '누가 신씨를 추천하고 최종후보로 선전되는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 등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인연대는 "이제 범죄인 취급을 받고 있는 신씨를 그 동안 옹호하고 최종후보자로 선정한 사람과 그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재선임 절차를 밟을 수 있으며 현 이사회 시스템을 믿고 선임을 맡길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단체는 ▲이사진 사퇴 ▲예술감독 선정과정 공개 ▲신씨 추천인과 최종후보 선정 이유 공개 ▲이사회 재편과 재발방지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4일 이사회를 열고, 신 교수와 오쿠이 엔위저(Okui Enwezor)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대 학장를 제7회 광주비엔날레 공동 예술감독으로 선임했다.

신 교수에 대한 박사학위 허위 의혹은 동국대가 지난 2005년 신 교수를 특채할 때 부터 불거졌으며, 동국대측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광주비엔날레 역시 지난 2월부터 시작된 감독 선임 과정에서 2차례 국내 감독 선임이 무산된 이후 한갑수 이사장 등 이사진 등에게 감독 선임을 일임한 바 있다.

신 교수의 학위 조작에 따른 파문에 대해 광주비엔날레 이사회가 근본적인 해결책은 물론 어떻게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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