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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팔현습지 하천환경정비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들어 있는 팔현습지 개황도.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조성사업(팔현습지 하천환경정비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들어 있는 팔현습지 개황도.
ⓒ 팔현습지 토건공사 환경영향평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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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와 대구MBC가 함께 제작하는 <예산추적프로젝트 빅벙커>(아래 빅벙커)란 프로그램이 오는 21일 금호강 팔현습지 토건공사 문제에 대한 방송을 준비 중이다(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12월 21일 저녁 9시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빅벙커 제작진이 팔현습지 소식을 프로그램에 담으면서 팔현습지 하천환경정비사업 주체인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몇 가지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이 사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내가 보기에는 문제적이었다. 제작진의 허락을 구해 그 내용을 소개하고 한화진 환경부장관께 공개 질의를 해본다. 한화진 장관의 성실한 답변을 기대하면서. 

빅벙커 제작진의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다.

"'금호강 사색 있는 산책로 조성 사업'(팔현습지 하천환경정비사업)은 어떤 사업이고 예산은 얼마나 투입되는지,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를 막는다? 다른 대안이 있다 
  
산과 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이 구간은 팔현습지에서 핵심 생태구간이다. 그런데 그 앞으로 저런 길을 내버리면 두 생태계가 단절돼 생태적 교란이 심각히 발생해 이곳에 거주하던 멸종위기종들은 이곳을 떠나게 될 것이다.
 산과 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이 구간은 팔현습지에서 핵심 생태구간이다. 그런데 그 앞으로 저런 길을 내버리면 두 생태계가 단절돼 생태적 교란이 심각히 발생해 이곳에 거주하던 멸종위기종들은 이곳을 떠나게 될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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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답은 아래와 같다.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은 금호강 하천기본계획에 따라 설계기준에 미달되는 제방을 안전하게 보강·축조하여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를 막고 주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시행하며, 대구 동구와 수성구간의 단절된 산책로를 보도교 설치를 통해 주민의 안전사고 예방과 불편사항을 해소하는 사업입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국립한경대학교 토목공학과 백경오 교수는 "200억 원을 투입해 슈퍼제방을 쌓을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하천변 땅을 매입해 저류지 같은 홍수터를 만들어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이런 홍수터가 국내에 없는 것도 아니다. 경기 여주에 '여주 저류지'(2㎢)와 파주에 '장단반도 홍수관리구역'이 만들어져 있다. 이런 미래지향적 대안을 따라가도 모자랄 판에 환경부가 국토부식 토건 삽질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환경부의 해명을 듣고 싶다.
 
슈퍼제방이 놓이는 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대부분 농경지로 슈퍼제방으로써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고, 차라리 이를 홍수터로 확보에 근원적인 대안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슈퍼제방이 놓이는 곳은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대부분 농경지로 슈퍼제방으로써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고, 차라리 이를 홍수터로 확보에 근원적인 대안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 다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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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제방 공사를 시작한 낙동강유역환경청
 슈퍼제방 공사를 시작한 낙동강유역환경청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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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기에도, 이 공사비를 슈퍼 제방을 만드는 데 쓰는 것보다는 홍수 피해가 예상되는 곳의 토지를 매입해서 홍수터로 확보하자는 의견이 더 합리적으로 들린다. 그곳엔 민가가 거의 없고 농경지와 공원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공원은 국가부지이니 논외로 쳐도 될 것이고, 나머지 구간 중 일부만 매입해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매입한 곳은 배후습지로 조정하면 얼마든지 홍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이곳에 배후습지나 홍수터를 만들어줌으로써 다른 곳의 홍수피해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바람직하고 미래지향적인 수해 예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한화진 환경부장관의 입장은 어떨지 궁금하다. 

또, 빅벙커 제작진은 "이후 환경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현장조사에 따르면 얼룩새코미꾸리, 수리부엉이, 최근 발견된 하늘다람쥐 등 총 14종의 법정보호종이 팔현습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렇게 환경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팔현습지에 보도교를 굳이 설치해야 하는 데 비판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에 대한 낙동강유역환경청의 입장을 말씀 부탁드립니다"라고 질문했다. 그에 대한 답은 아래와 같다. 

"보도교 설치구간(약 1.6km)은 팔현습지 구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 대다수가 팔현습지 구간을 잘못 알고 있고, 대구광역시 홈페이지(대구시 도시생태현황지도) 습지현황을 보면 팔현습지 구간이 명확히 나와있는데 보도교 설치구간과 동떨어져 있음을 알 겁니다.

동 구간에 산책로(보도교)를 설치하는 이유는 동촌유원지에서 수성패밀리파크 산책로로 갈 때, 주민 대다수의 우회하는 불편 해소와 안전한 통행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으로 그간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습니다."


팔현습지 아니다? 멸종위기종 발견된 사실은 분명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제시하는 팔현습지 구간 표시. 보도교 설치 구간이 팔현습지가 아니라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의 구간에 상당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제시하는 팔현습지 구간 표시. 보도교 설치 구간이 팔현습지가 아니라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의 구간에 상당한 멸종위기종이 발견됐다.
ⓒ 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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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교 공사 구간이 팔현습지가 아니다'란 주장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팔현습지 구획도 대구시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것이겠지만, 설사 문제의 공사 구간이 팔현습지 구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곳에 멸종위기종들이 여러 종이 발견됐다면 그 자체로 환경부가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 그곳이 습지가 아니란 이유로 공사를 해도 좋다는 관점은 부적절하다. 
 
공사구간에 포함된 393년 된 왕버들숲. 공사구간임을 표시하는 깃발이 꽃혀 있다.
 공사구간에 포함된 393년 된 왕버들숲. 공사구간임을 표시하는 깃발이 꽃혀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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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현습지가 아니라면, 금호강 자체가 거대한 습지이므로 해당 구간을 '금호강 습지'라고 할 수도 있다. 그 금호강 습지에 멸종위기종이 숱하게 나왔다면 환경부가 나서서 보호하고 보전해야 한다. 그곳에 토목공사를 벌여선 안 된다.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환경부 산하조직인 낙동강유역환경청 공무원들의 이같은 답변에 환경부 수장으로서 해명할 책임이 있다. 환경부장관의 진솔한 답변을 이 지면을 빌어 공개적으로 기다려 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


태그:#금호강, #팔현습지, #낙동강유역환경청, #환경부, #한화진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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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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