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 챔피언십에 8강에서 JDG를 상대하게 된 KT

2023 월드 챔피언십에 8강에서 JDG를 상대하게 된 KT ⓒ KT 롤스터 SNS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KT의 대진운은 최악이었다. BLG-DK-WBG-LNG-DK로 이어지는 험난한 여정이었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서구권 팀은 한 번도 만나지 못했고, LCK와 LPL 팀만 만났다.

결국 2승 2패까지 몰리며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스위스 스테이지 최종전에서 DK를 2-0으로 꺾으며 8강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 KT를 지독하게 괴롭힌 대진운은 마지막까지 KT에게 지옥불을 선사했다.

KT의 8강 상대는 LPL의 1시드 JDG다.

JDG는 이번 대회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이자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현 시점 세계 최강의 팀이다. 이로써 KT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LPL의 4팀을 모두 만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JDG의 우위가 예상되는 맞대결이다. JDG는 어느 라인 하나 약점인 선수가 없다. 거기에 라인전, 운영, 한타, 모두 뛰어나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슈퍼플레이로 역전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자타공인 우승후보 0순위 최강의 팀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스위스 스테이지에서도 LNG에게 1세트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압도적인 무력을 뽐내며 손쉽게 8강에 진출했다.

반면에 KT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서머 정규시즌에 보여준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경기력뿐만 아니라 밴픽에서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힘들게 8강에 진출했다.

특히나 초반 좋은 설계와 라인전 수행 능력으로 이득을 보다가도 오브젝트와 연관된 상황에서 안일한 판단과 집중력 부재로 승기를 내주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KT는 이번 시즌 다전제와 좋은 기억이 없다. 스프링 플레이오프에선 T1과 젠지에게 패배하며 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서머 시즌에는 정규시즌 17승 1패라는 압도적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T1을 상대로 두 번이나 패배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KT의 희망이 있다면 '에이밍' 김하람의 활약이다. '에이밍'은 이번 대회에서 기복 없이 KT의 든든한 보험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나 최정상급 원딜들만 가능하다는 직접 상황을 만들어 팀을 캐리하는 플레이를 여러 차례 보여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JDG의 원딜은 '룰러' 박재혁이란 점을 생각하면 '에이밍' 혼자만의 활약으로는 승리를 가져오기 어렵다. 결국 KT는 '에이밍'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의 고점이 터져야만 승산이 있다.

'여름의 KT'만 돌아온다면... 업셋도 불가능이 아니다

JDG는 분명히 어려운 상대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KT가 걸어온 길은 가시밭길이었다. 8강까지 온 이상 쉬운 상대는 없고, 우승을 위해선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다.

서머 시즌과 달리 지금은 언더독의 입장이기에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에 임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원래 BO5 다전제에서는 어떤 변수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역사적으로도 생각지도 못한 업셋은 종종 나왔다.

2017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삼성 갤럭시는 조별 스테이지에서 RNG에게 2패를 당하며 2위로 8강에 진출해 당시 최고의 기세를 달리고 있던 롱주 게이밍을 만났다. 하지만 3-0으로 압승했고 그해 월드 챔피언십의 패권을 거머쥐었다.

2018년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있던 RNG가 8강에서 G2를 만났다. 모두가 무난한 RNG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G2가 3-2 업셋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022년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시작해 녹아웃 스테이지에서 EDG, 젠지, T1을 모두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한 DRX의 사례가 있다. 이처럼 업셋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또 하나 KT의 희망이 있다. 바로 KT가 이번 서머 정규시즌에 젠지를 상회하는 압도적인 고점을 보여줬다는 점이다. 그때의 KT는 세계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수 있을듯한 기세를 보여줬다.

만약 KT가 여름의 고점을 보여주며 JDG를 제압한다면 리그 오브 레전드 역사에 남을 업셋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DRX가 보여준 것처럼 불가능한 일은 없다.

이제 '여름의 KT'가 돌아올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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