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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가운데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될지가 관심사다. 영장 발부 여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법리적으로만 보면 기각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바로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을 역임한 정당 바로 세우기 대표 맡고 있는 신인규 변호사다.

신 변호사는 최근 CPBC 라디오 <김혜영의 뉴스공감>에 나와 "이 대표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변호인의 방어를 받아야 할 필요성이 높다"라며 "도주우려는 없고 증거인멸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재명 대표 관련된 수사가 상당히 장기화 됐다. 증거인멸의 가능성은 낮다고 볼 가능성이 높아서 기각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렇게 본다"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 커피숍에서 신인규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번에 두 번째였죠. 저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고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 하기 때문에 사필규정인 것 같고요. 이번에 민주당에서 내부 분열이 있었고 이재명 대표도 부결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결과는 가결이 나왔죠. 모양새가 매끄럽진 않았던 것 같은데요.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독립된 법관에 의해서 영장 심사 받고 그 행위에 따른 책임 묻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 어느 정도 예상은 했나요?

"근소한 차이로 가결이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 이유는 2월에 투표할 때도 민주당에서 이미 가결 표들이 일부 확인이 됐었고요.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라는 것을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죠. 이 부분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도 '영장실질심사는 받아야 되지 않겠냐'라는 목소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 그런데 단식이란 변수가 있었잖아요. 

"저는 단식은 큰 영향이 없었을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도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는 방식으로 선택했다고도 얘기했고, 가결 표 던진 의원들 입장에서도 이 대표가 단식해서 더 가결을 던졌다거나(한 것 같진 않고), 그럼 단식을 안 하면 그분들이 부결 던졌을 거란 생각이 안 들거든요. 다만 이재명 대표가 본인은 그동안에 불체포 특권 포기하겠다고 얘기 했었는데 단식 말미에 와서 부결을 호소했잖아요. 그거는 영향이 있었을 것 같아요. 결국 본인의 단식 정당성까지 허물어뜨리고 또 말을 바꿨다는 지점에서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죠."
 
신인규 변호사
 신인규 변호사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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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이 18일 영장 신청했잖아요. 추석 밥상에 올리기 위한 것이란 주장도 나와요. 

"정치적 의도가 당연히 있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검찰이) 이재명 대표 단식을 종료하고 2시간 만에 영장을 청구한 거란 말이죠. 검찰의 이런 일련의 태도들은 상당히 정치적 의도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죠."

- 검찰은 왜 그런 걸까요? 

"원칙에서 많이 벗어난 행태를 보이는 것인데, 아마 한동훈 장관으로 대표되는 검찰이 결국 민주당에서 부결 표 유도해서 정치적인 이익을 보겠다는 게 하나 있을 것 같고요. 또 하나는 민주당이 부결되든 가결이 되든 분열이 되잖아요. 민주당의 분열에 대한 노림수가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명절 앞두고 한 것도 민심에 영향을 줄 거죠. 당연히 그건 검찰이 잘못하는 거죠. 근데 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이 사태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도 사법의 정치화를 하고 있고 또 검찰 쪽도 마찬가지예요."

- 한동훈 장관의 발언은 어떻게 보셨어요?

"국무위원으로서 해야 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될 말이 있는데 (한 장관 발언은) 굉장히 도가 지나치고 무리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고요. 법무부 장관이면 누구라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받고 재판받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오히려 본인이 나서서 마치 공판 검사처럼 처신했기 때문에, 그런 가벼운 처신에 대해 국민적 비판 여론도 매우 높다고 보고요. 더 나아가서 정치적 중립성에 위반되는 실정법적 위반도 충분히 지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가결 이후 민주당의 행보는 어떻게 보세요?

"상당히 당혹스러울 것 같기는 한데, 민주당도 가결의 의미를 받아들이고 이재명 대표가 영장 실질심사 받고 거기에 따라서 사법의 시스템 존중하는 쪽으로 나오는 것이 마땅하죠. 가결을 너무 정치 쟁점화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결 이후 오히려 더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당내에서 더 커지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건 단식의 효과일 수도 있고, 아니면 당내 강성 지지층들이 격분해서 목소리를 더 크게 내다보니까 비명계들이 또 위축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선진 모르겠는데, 이 대표의 영향력이 더 커진 걸로 보이고요. 앞으로 이재명 대표의 당내 장악력은 더 유지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봅니다."

- 이번 가결이 국민의힘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국민의힘은 상당히 놀랐을 거예요. 아무래도 이재명 대표 방탄 정당이라는 오명을 씌우기 위해서 지금까지도 내심 부결을 바랐을 텐데 가결이 나왔으니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쓰릴 수가 있다고 보는데요. 결국엔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문제를 정치적 이익으로 삼겠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이재명 대표 구속 여부를 떠나서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제대로 다 할 의무가 있죠. 그래서 저는 가결에 대한 유불리를 따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발상이라고 봅니다."

- 지난주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있었잖아요. 청문회는 어떻게 보셨어요?

"대법원장은 삼권분립 속에서 사법부의 수장이거든요. 국회의 동의도 받아야 되고요. 그렇다면 지금처럼 대야 관계가 안 좋은 상황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중립적이고 흠결이 없는 분을 올려도 될까 말까거든요. 근데 지금은 완전히 거꾸로, 오로지 대통령과의 친분 때문에 가장 편향되면서 또 가장 문제점이 많은 후보를 갖다 올려놨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가 매우 어려울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각론적으로도 법에 대해서 모른다, 내지는 또 10억 원의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면서도 신고하지 않는 부도덕성 같은 것들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고요. 또 하나, 서민들과 너무 동떨어진 생활 영위하고 있는 분이 과연 대법원장으로서 마땅하냐란 의문이 있고요. 한동훈 장관이 인사정보관리단 만들어서 검증하고 있는데... 부실 검증 내지는 아예 검증 안 한 거 아니냐는 비판을 또 피하기가 매우 어렵죠."

- 일각에선 대법원장이 법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국회의장 후보자가 정치 모른다는 거와 비슷한 거고 말이 안 되는 얘기죠. 누군가를 판단하고 누군가를 단죄하는 역할 하려면 그만큼 더 전문성도 있어야 되는 것이고 그만큼 도덕적으로도 깨끗해야 권위가 서는 거거든요. 이균용 후보자는 여러모로 통과될 가능성이 없고 또 통과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통과 안 되면 사법부의 공백이 길어지니까 역풍 불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있어요.

"그러니까 대통령이 정치를 잘해야 되는 거죠. 만약에 그 공백이 두려워서 무자격자를 갖다가 올리는데도 통과를 해줘야 된다면 어느 대통령이 정치를 똑바로 하겠어요? 적격자인지 여부를 국회가 가리고 국회가 적격자일 때 동의를 해줘서 대법관이 임명되는 게 우리 헌법의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대로 가면 되는 거예요. 이제부터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적격자를 국회에 추천해야 된다고 봅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동행서약식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동행서약식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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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세 개 부처 개각이 있었잖아요. 처음엔 유인촌 후보자가 많이 논란이 되었다가 최근엔 신원식, 김행 후보자가 더 논란인데 어떻게 보세요?

"이번 개각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생각하고요. 말씀하신 대로 과거 MB 정권 때 문체부 장관을 했던 사람을 15년 만에 다시 또 문체부 장관을 재기용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 정부가 개각을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그걸 떠나 유인촌 장관이 언급 안 될 만큼 신원식 후보자나 김행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매우 높은 거잖아요. 보통 개각이라는 게 국정 쇄신을 하거나 정부가 방향을 바꾸려고 할 때 국민들한테 점수를 따기 위해 하는 행위인데 지금은 오히려 개각 통해서 점수를 더 잃고 있죠. 이것은 하나마나 한 개각이고 오히려 정부에 도움이 안 되는 개각이기 때문에 이분들도 청문회 통과가 매우 어렵다고 보고요. 그렇다면 본인들이 본인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것 같거든요.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과 싸우는 장관을 좋아하는 건데... 결국 장관 임명권도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이거든요. 근데 민심을 따르지 않고 권력자가 본인의 뜻대로 계속 민심과 떨어지는 길을 가겠다고 한다면, 민심의 엄중한 심판이 따라오겠죠."

- 지난주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인재 영입 1호 발표했어요.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 등이 들어갔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일단 조정훈 의원이 와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국민의힘이 기회주의 정당으로 변질됐다는 게 첫 번째 드는 생각이고요. 정당은 비전과 가치가 맞는 사람들끼리 하는 건데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 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거친 사람과 정체성이 맞아서 받아주는 것인지 아니면 안 맞더라도 힘을 합쳐야 되니까 기회주의를 작동시키는 것인지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것은 매우 무원칙한 영입이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이런 기회주의가 계속 반복되면 결국 국민들은 굉장히 혼란스럽거든요. 조정훈 의원이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어떤 정치를 할지 모르겠으나, 자기가 소속된 시대전환에서도 큰 반발이 나오고 있죠. 결국 소수 정당에 있다가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권력을 한번 먹어보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이건 철새로 규정할 수밖에 없고 권력만을 좇는 권력의 해바라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극우 유튜버인 개그맨 김형민 씨도 영입했는데.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인재상이 뭔지 잘 모르겠고요. 극우라기보다도 유튜버 출신이죠. 유튜버 출신을, 제도권에 들이겠다는 것 같은데... 정치라는 것이 원칙과 비전을 가지고 올바름을 추구하는 게 좋지, 너무 인기 영합적으로 가는 것은 결코 당에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 10월 11일에 재보궐선거가 열리잖아요.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가 가장 주목 받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김태우 구청장을 사면복권 해서 다시 공천한 거잖아요. 아마 이 부분에 대해 사면권 남용, 그리고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자율성을 잃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당화됐다는 심판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보고요. 결국 강서 지역이 민주당의 당세가 강한 곳이기 때문에 아마 정권에 대한 심판 여론 그리고 민주당의 강세 지역 이런 것들을 봤을 때는 민주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한 두 자릿수 정도로 이길 것 같아요."

태그:#신인규, #체포동의안, #이재명, #총리 해임 건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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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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