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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당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지난 21일 당시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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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있었다. 표결 전에는 부결을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표결 결과는 달랐다. 찬성 149표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이다. 이후 민주당은 내홍에 휩싸였고 원내지도부가 총사퇴했다.

이번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고자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설주완 변호사와 표결 다음 날인 22일 전화 인터뷰했다. 다음은 설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설주완 변호사
 설주완 변호사
ⓒ 설주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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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체포동의안 가결... 이재명 입장문 영향 미쳐"

- 이번 주 최대 이슈는 이재명 대표 체포 동의안 표결이었습니다. 찬성 149표로 가결되었는데 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지금 집행부(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가결 표를 던졌던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도 미진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 민주당 분위기는 부결 쪽이 높았던 거 같은데 어떻게 가결되었을까요?

"당초에 전체 의원이라든지 각각 개별 그룹에서 부결로 의견이 모아졌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봤을 때 설득 작업이라든지 아니면 소위 비명계에서 요구했던 사항들을 이재명 대표뿐만 아니라 집행부에서 수용하지 못하면서 어제와 같은 가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 지난 1차 체포 동의안에서의 무효 기권표를 포함한 반란표가 이번에 그대로 이어졌고, 이번에는 가결로 감으로써 최근까지의 부결 분위기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 같고요.

특히나 더 큰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은, 전날 이 대표가 부결을 호소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입니다. 의원들이 이것을 '불체포 특권 포기하겠다'는 이 대표의 입장을 뒤엎은 것으로 본 것이죠.
 
지난 21일 당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당시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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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병문안 갔는데 그것은 별 영향이 없었던 걸까요?

"오히려 그 부분은 별로 영향은 없었다고 봅니다. 왜 그러냐면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에 병문안을 목적으로 오신 거였으면 또 다른 문제라고 볼 수도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병문안을 목적으로 오신 게 아니라 9.19 합의에 대한 어떤 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올라오시고) 행사 전에 잠깐 들리신 거 아닙니까. 어떤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든지, 체포 동의안 표결에 영향력을 주기 보다는, 정치 선배 그다음에 오랫동안 같이 정치를 해온 동지로서의 위로 방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아까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가 영향을 줬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만약 이 대표가 의원들에게 영장실질심사 받게 가결해달라고 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지나간 일에 대해 가정해서 얘기한다는 건 부적절하긴 합니다만, 오히려 이 대표가 가결을 호소했더라면 표결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연설하면서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국민에 대해 약속하신 건데, 차라리 한 번 더 당당하게 본인이 가결을 호소했더라면 부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동훈 장관의 태도, 표결에는 영향 못 미쳤을 것"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요청 이유 설명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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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표가 단식했잖아요. 여권은 방탄 단식이라고 했죠. 단식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저는 '방탄 단식'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단식의 목적에 대해 이 대표가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일본 핵 오염수에 대해서 해양재판소에 제소하는 것,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노력, 그다음에 내각 총사퇴를 걸고 했죠. 일단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이제까지 야당 대표에 대한 어떠한 협치의 손짓도 없었기 때문에 저는 어쩔 수 없이 단식이라는 걸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봐요."

- 한동훈 장관의 21일 국회에서의 제안 설명은 어떻게 보셨어요?

"한동훈 장관의 국회에서 제안 설명은 법무부 장관의 임무라고는 하지만 사족이 많았죠. 그러니까 제안 설명을 담백하게 범죄 혐의 부분만 했으면 되잖아요. 증거 설명 부분까지는 불필요한 부분인데,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민주당 의원들을 도발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동훈 장관의 태도는 좋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한동훈 장관은 체포동의안 부결을 유도하려고 했을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동시에 한동훈 장관의 발언이 가결 표를 던지거나 부결 표를 던지는 의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 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시는지요?

"한동훈 장관의 제안 설명 자체가 처음이라고 한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상당히 감정적으로 흥분하겠죠. 하지만 이제까지 한동훈 장관이 국회 내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면서 보여준 모습을 이미 의원들이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발언이나 내용 때문에 가결·부결 표심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총사퇴했는데 그건 어떻게 보셨어요?

"박광온 원내대표와 원내 집행부가 일괄 사퇴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쉽다고 느낍니다. 책임을 느끼고 사퇴하신 부분은, '책임을 져야 하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좋습니다만, 지금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고, 정기국회인데 원내 지도부가 사퇴한 거잖아요. 공백이 빨리 메워져야 하죠. 그런 점에 있어서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악재을 맞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  다음주(26일)에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떤 결과를 예상하시나요?

"원내대표 선거가 가지고 있는 의미가 생각보다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명계 의원이 될 것인지, 아니면 '통합형 지도부'로서 친명 쪽이 아닌 의원이 뽑힐 것인지, 또 이걸 선거를 통해서 뽑을 것인지 아니면 추대 형식으로 할 것인지 이런 부분도 상당히 민감한거든요. 나중에 당 대표의 거취와 연동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서 지금 물망에 오르고 계신 분들은 몇 분 계시는 걸로 알지만, 쉽지 않은 원내대표 선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찬성표 추측 명단 사실 아닐 것... 당이 격양된 지지자들 다독여야"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나, 일부는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며 항의했다.
 2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여의도 국회앞에서 생중계를 지켜보던 이 대표 지지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지었으나, 일부는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며 항의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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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22일) 최고위원회 발언들을 보면 조금 거칠던데요.

"저 개인적으로 지금은 당의 분열을 조장하기보다 당의 화합을 이끌어야 될 최고위원회가 너무 오늘(22일)은 격양된 표현을 쓴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발언 같은 경우, 정치적 상대방을 배척하는 발언이 강성 지지자들에게는 속이 시원할 수 있겠지만 당내 화합을 가져와야 될 최고위원으로서 오히려 당내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부분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은 가결 표 던진 의원들 색출하겠다고 하는데요.

"안타까운 마음에서 생각하시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결 표를 던졌다고 추측하는 의원 명단도 사실이 아니라고 봅니다. 무기명 비밀투표이기 때문에 그걸 확인할 방법이 없어요. 당원들이 화 내시는 부분에 대해 이해하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화를 내고 감정적으로 격양될 때가 아닙니다.

대표의 영장실질심사도 남아 있고, 그다음에 영장실질심사 이후에 결과에 따라서 당이 어떠한 스탠스로 안정화를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논의를 해봐야 될 상황이에요. 오늘(22일)까지야 화가 나실 수는 있겠지만 격양된 지지자들을 잘 다독여야 되는 게 민주당 의원들과 또 집행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호사님은 영장실질심사 결과 어떻게 전망하세요?

"제가 검찰에서 제시한 증거 같은 부분들을 다 확인하지 않아서 섣부르게 예단 하는 건 적절하지는 않다고 보지만, 현재까지 이재명 대표 측에서 얘기하듯이 어떤 수사의 내용이나 증거 제시 부분들이 이재명 대표의 말대로 상당히 부족하다고 한다면 당연히 영장이 기각될 거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라면 영장실질심사가 이재명 대표에겐 부활하는 기회가 되지 않겠냐는 생각도 해봅니다."

- 만약에 기각된다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만약에 검찰에서 청구한 영장이 법원에 의해서 기각이 돼버린다면 오히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가 목적도 정당하지 않았고 그 방법도 과잉이었다는 게 입증되면서 검찰이 엄청난 비난을 받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곧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영향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요. 다툼의 여지가 있다든지 아니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어서 기각된다고 한다면 검찰의 수사는 굉장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내 상황은 어떻게 될까요?

"그러면 이재명 대표는 다시 한번 기사회생하고 내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면서 당 대표로서 해야 할 역할 충실히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이 기각으로 인해서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잠재울 수 있다는 부분이 있어서 이재명 대표에게는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비명계에게는요?

"비명계의 입장은 영장실질심사 받아보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기각 되든 발부 되든 큰 영향이 없을 거로 생각하고요. 비명계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 사법 리스크를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됐으니까 오히려 민주당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만약에 구속 된다면 이재명 대표는 물러나야 할까요?

"구속이 된다고 해서 당대표직 내려놔야 된다는 당헌 당규가 없습니다. 그래서 원칙적으로 구속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 대표직을 바로 내려놓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 이후 벌어지는 당내 역학 구도라든지 당내 상황에 의해서 당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민주당 분당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분당되는 상황은 상정하기가 어려워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당이 가지고 있는 자산 부분도 굉장히 많고, 그걸 놔두고 나간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은 굉장히 낮게 보고 있어요."

- 이번 체포 동의안 가결이 다음 달에 열리는 재·보궐선거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저는 이번 가결이 어찌 보면 다음 달 11일에 예정돼 있는 보궐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강서구청장 선거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이지만 어찌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대한 선택이 될 수도 있는데, 이번 체포 동의안에 대한 가결이 없었다고 한다면 저는 민주당의 압승을 기대해 봤을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으로서 악재가 생김으로써, 유권자 입장에서는 선거를 통해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할 수도 있어서 아무래도 민주당에겐 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성주완, #민주당, #이재명, #체포동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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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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