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은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화학물질입니다. 인화점이 낮아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인화성 액체이고, 증기압이 높아서 유출될 경우 인근에 있는 노동자와 주민들이 메탄올을 흡입할 위험도 있습니다.
화일약품에서는 작년에도 아세톤 유증기 폭발로 인해 한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8 명의 노동자가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었습니다. 최근에 공장 부분 가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 시점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작년 그와 같은 중대재해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대책을 제대로 마련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번의 사고는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이해해 줄 수 있는 여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사고는 회사의 안전보건경영 전반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화일약품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여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작년 폭발사고 이후 사고 예방을 위해서 마련했던 대책들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화일약품은 노동자들에게는 일하기 무서운 직장이, 인근 주민들에게는 함께 살기 무서운 공장이 되었습니다. 화일약품이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원인 규명, 대책 마련 과정에 노동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작년 화일약품 폭발사고 당시에 화성시 시민사회단체들(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은 화성시에 지역 노동자들과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몇 가지 대책을 요구했고 화성시는 이를 상당 부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확인된 바에 의하면 몇몇 대책들은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화성시는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정부 부처와 함께 화일약품이 이번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대책 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사고 뿐만 아니라 작년 폭발사고 이후 사고 예방을 위해서 마련했던 대책들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히 지도 감독해야 할 것입니다.
필자가 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화성시화학안전관리위원회는 현재 지역화학사고 대응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향후 지역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 각 주체들이 정부 유관 부서들과 협조하여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실질적이고 유용한 대응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정수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이사장·화성시화학안전관리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