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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마을 어귀마다 느티나무 한두 그루 있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준다 해서 사람들은 정자나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밤이 되면 소쩍 소쩍, 서글피 우는 소쩍새는 몸을 숨긴 채 느티나무 위에서 울어댔다.
 
소나무와 어울림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느티나무(2023.4.16) ⓒ 진재중

둥글고 소담스럽게 잎을 펼치고 있어 여름철이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부채 하나만 있으면 이 나무 그늘에서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나무를 벗삼아 아들 자랑도 하고 이웃 흉도 보면서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보낼 수 있는 편안한 휴식터였다. 지금으로 보면 노인정이다. 나무가지는 편안하고 낮은 자세로 어린아이들을 맞이했다. 종일토록 오르내려도 다치는 아이 하나 없는 친근한 놀이터가 되어 주었다. 추억의 나무다.
 
느티나무 가지 오르기 좋아서 어릴 적에 놀이터 삼아 놀았던 추억의 나무다(2023.4.16) ⓒ 진재중

이런 추억의 나무가 잘 정리된 채로 강릉시 연곡면 소재, 자그마한 사찰 한가운데 서 있다. 수령은 500~600년, 둘래는 어림잡아 5-6m, 높이는 10여m로 보인다. 여느 느티나무와는 다르다. 

같이 동행했던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 김희석(61세) 박사는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에서 자라지만 이렇게 정원수처럼 잘 가꾸어진 것은 처음 봅니다. 보호수종으로 지정해서 잘 가꾸었으면 합니다"라고 감탄했다.
 
느티나무 기와와 철쭉과 조화를 이룬 느티나무(2023.4.16) ⓒ 진재중
 
나무둘래 재는 교수 두팔 벌려 3번 정도가 되는 굵기다(2023.4.16) ⓒ 진재중

느티나무는 가지가 사방으로 고르게 퍼져서 위에서 보면 나무가 둥근 모양을 이루고, 잎이 많고 무성해서 넓은 나무 그늘을 만들기 때문에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다. 
느티나무는 가지치기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알아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사람의 손이 갈 여력도 없다. 느티나무는 산기슭이나 골짜기, 그늘진 땅에서 잘 자란다. 굵은 가지는 밑둥부터 갈라지고, 나무 껍질은 회백색이다. 늙은 나무에서는 비늘처럼 떨어진다. 어린 가지에 잔털이 빽빽이 있는게 특징이다.

잘 자란다면 1천 년 이상 사는 나무라 우리나라에서는 총 14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이는 국가적으로도 신라시대부터 느티나무를 신성시해 벌채를 금지해 온 나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밑둥 편안히 자리를 내주는 나무(2023.4.16) ⓒ 진재중
  
나무껍질 오랜 연륜을 말해주는 회색빛 나무껍질 ⓒ 진재중
   
느티나무 잎 녹색을 띄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잎(2023.4.16) ⓒ 진재중
   
철쭉과 어울림 막 피어나는 철쭉과 느티나무가 어울린다.(2023.4.16) ⓒ 진재중

초록으로 물든 산중에서 잘 정리된 느티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아닐까 싶다.
태그:#느티나무,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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