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쓰레기산
 쓰레기산
ⓒ Unsplash의Ananya Bilimale

관련사진보기

 
일을 하다 보니 새로 조합해서 쓰는 단어가 있다. 기존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을 설명하려다 보니 탄생한 그런 단어들이라고나 할까. 그 중에 옷고민과 옷문제가 있다.

옷고민은 사실 특별할 것이 없는 단어다. 옷과 관련되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근심과 걱정을 옷고민으로 이야기한다. '옷'이 중심이기 때문에 옷과 관련된 고민은 다 포함이라고 보면 된다. 옷과 관련된 고민은 크게 3가지. 옷장과 관련된 고민, 코디와 관련된 고민, 쇼핑과 관련된 고민이다. 

* 옷장 고민(혼란&부족감) : 옷은 꽉 차 있는데 입을 옷이 없는 것, 입는 옷과 안 입는 옷이 섞여 있는 것, 버리기는 아까운데 그렇다고 입지는 않는(대개 수선만 조금하면 잘 입을 수 있는) 옷을 갖고 있는 것, 누가 준 옷들이 옷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 등등

* 코디 고민(불만&위축감) : 좀 다르게 입고 싶은데 매일 비슷한 스타일밖에 입지 못하는 것, 편하면서 멋스럽게 입고 싶은데 그냥 학생처럼 보이는 것, 코디 조합을 잘 못해 매번 비슷한 조합으로만 한정해 입는 것, 나에게 맞는 스타일로 잘 입고 싶은데 아직도 스타일에 혼란을 겪고 있는 것 등등

* 쇼핑 고민(실패&피로감) : 무엇을 사야할지 몰라 고민하기 전에 포기하는 것, 쇼핑을 가서 1~2개 입어보면 벌써 지치는 것, 구매를 할 때는 괜찮아 보여도 집에 와서 입으려고 하면 별로인 것, 색다른 시도를 하려고 해도 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마음에 드는 게 없지만 뭐라도 사야할 것 같아서 돈만 버리게 되는 것 등등

이렇게 개인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옷고민'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옷문제는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했다. 옷고민과 옷문제를 섞어 사용하고 있는데 분명히 다른 느낌이다.

고민: 마음 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
문제: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네이버 국어사전]


고민은 개인적인 이슈에 해당한다. 이런 고민들이 모여 여러 사람들에게 중복되어 나타나면 그 때는 문제(해결해야 할 대상)가 된다.

정리가 되지 않는 옷장은 개인의 고민이지만 이러한 고민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겪는 공통된 문제는 제대로 된 소비를 하지 못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돈, 시간, 공간 낭비는 물론 옷이라는 자원 역시 '처박템'으로 전락해 활용되지 못한다.

그 뿐이랴 자원의 순환이 기부에 국한(조금 더 다양한 시도가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되어 있다 보니 기부의 형태로 전달된 옷, 신발, 가방은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에 쓰레기 산 혹은 쓰레기 강이 되어 썩기만을 기다린다.

즉, 옷고민이 개인적인 이슈라면 옷문제는 사회적인 이슈다.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세상의 플라스틱을 줄이는데 엄청난 영향을 주지는 못해도 개인의 노력이 모여 '선순환의 문화'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옷고민과 옷문제도 마찬가지다. 옷고민을 줄이려고 노력하다보면 결국 옷문제를 줄이는 노력이 된다. 개인의 옷고민은 옷고민에 그쳐서는 안 된다. 너도나도 '내일 뭐 입지?'란 고민에 빠져 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소비로 인해 낭비되는 옷이 만들어낸 사회적인 옷문제라는 인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옷문제는 모두 옷고민에서 비롯된다.

덧붙이는 글 | 적은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입는 법 <선순환 코디놀이 워크숍>을 진행합니다.


태그:#옷고민, #옷문제, #코디고민, #옷장고민, #쇼핑고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