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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기부 박스
 옷 기부 박스
ⓒ Unsplash의Annie Spra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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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지진이 나 많은 이들이 사망하고 다치는 등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시리아에 구호 물품을 보내는 영상을 봤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부는 버려야 할 것들을 보내서 그런 것들을 골라내느라 인력과 시간이 낭비된다고 했다. 아마 몰라서 버려야 할 물품들을 기부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해진 옷, 신발, 가방은 일반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리거나 헌옷 수거함에 넣는데 헌옷 수거함 역시 재활용이 가능한 정도를 판단해 넣는 걸로 알고 있다. 헌옷 수거함에 담긴 것들은 재활용 업체(의류 수거함의 소유주)에서 입을 옷과 못 입을 옷을 분류해 재활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기부하는 옷은 헌옷 수거함에 넣는 옷과는 구별이 되어야 한다. 기부하는 옷은 선별작업을 따로 거치지 않고 바로 재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호 물품이란 말 그대로 그 물건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노숙자들에게 패딩을 제공하는 기사도 봤는데 그런 곳에 기부하는 패딩 역시 나는 안 입는, 혹은 몇 번 입었지만 멀쩡한 아이템이 기부된다. 그러므로 옷, 신발, 가방의 상태를 봤을 때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할 수 없는 정도라면 보내지 않는 것이 맞다.
 
기부하고 싶다면 질문해보자!
1) 내 친구나 지인에게 줄 수 있는 물건인가?
2) 구멍이 나거나 찢어진 곳은 없는가?
3) 색이 바래거나 오염이 있지는 않은가?
4) 밑창이나 굽이 너무 닳은 것은 아닌가?
5) 있어야 할 부자재(단추, 똑딱이)가 없지는 않은가?
6) 속옷의 경우 새 상품인가?
7) 양말은 짝이 맞게 포장했는가?
 

옷장에서 비워야 할 옷은 3가지로 분류가 된다. (1)버려야 할 옷, (2)의류 수거함용 헌 옷, (3)기부 가능한 상태의 옷. 1번은 말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옷이고 2번은 의류 수거함에 들어가면 좋을 옷, 3번은 <옷장털기 나눔 파티>나 아름다운 가게 혹은 구호 물품으로 보내도 되는 옷이다.

이제 코로나는 엔데믹 시대로 접어들었고 그동안 멈추었던 기부와 나눔 활동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런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옷을 분류하는 일이다. 친구들끼리 모여 혹은 회사 동료들끼리 모여 나는 안 입지만 멀쩡한 옷을 가져와 서로 가져가는 나눔 파티가 하나의 문화가 되기를 바란다. 관련 행사는 '다시입다 캠페인'을 검색해봐도 좋다.

기부는 받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에는 나를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하다. '안 쓰는 물건'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해지는 건 개인이 할 수 있는 '큰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 쓰는 물건이 삶에서 빠지면 갖고 있는 아이템에 집중하게 된다. 나에게 집중하는 삶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구조활동은 진행 중이고 금전적 지원과 물질적 지원을 받고 있다. 좋은 마음으로 기부했어도 받는 쪽에서 쓸모가 없다면 그건 제대로 된 기부가 아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도움이 되고 싶다면 내 친구와 지인에게 줄 수 있는 물건인지 한 번 물어보고 구호 물품을 포장하길 바란다.

태그:#옷기부, #구호물품, #튀르키예르지진, #버려야할옷, #기부가능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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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 악순환 줄이는 옷경영 코치. 건강한 멋과 삶, 옷장/쇼핑/코디 코치 <4계절 옷경영 연구소>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 / 주말엔 옷장 정리 / 기본의 멋 / 문제는 옷습관 / 매일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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