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초보운전 차량 인식에 어려움을 주는 스티커
 초보운전 차량 인식에 어려움을 주는 스티커
ⓒ 한림미디어랩 The H

관련사진보기

  
상대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유발하는 초보운전 스티커가 도로에서 사라질 전망이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지난 16일 초보운전 스티커 규격화로 교통안전에 기여하기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초보운전자를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2년 이내의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법의 범위를 1년 이내로 축소 ▲초보운전자가 규격화된 표지를 부착하도록 의무화 ▲해당 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양보·방어 운전 준수 규정을 담았다.

현재 영미권 국가 및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정식 운전면허를 받기 전 일정 기간 초보운전자임을 나타내는 표식을 의무 부착해야 하며, 그 규격과 위치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면허 취득 후 3년간 의무적으로 초심자(Apprenti)를 의미하는 'A'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일본 역시 면허 취득 1년 미만인 운전자는 차량 앞뒤에 새싹 모양 표지(와카바 마크)를 부착한 뒤 운행하도록 한다.
   
프랑스에서 거주 중인 플뢰흐(23·여)씨는 "초보운전 스티커의 크기가 꽤 커서 운전할 때 즉각적으로 초보운전자 차량임을 인지할 수 있다"며 "표준화, 의무화된 스티커는 초보운전 차량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모든 운전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도로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운전 경험이 있는 소타 코마이(20)씨는 "의무적으로 면허 취득 후 초보 운전 스티커를 차량의 앞뒤에 모두 붙이기 때문에 초보 차량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미쿠 하세가와(19·여)씨는 "초보운전 스티커는 초보운전자를 인식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데 좋은 도구이며 이것을 통해 서로를 안전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모두 규격화된 초보운전 스티커가 도로 안전에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일본의 와카바 마크
 일본의 와카바 마크
ⓒ 일본 아마존 와카바 마크 판매처

관련사진보기

  
반면 우리나라는 1999년 초보운전 스티커 자율화 이후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 여부뿐 아니라 디자인, 크기, 위치까지 운전자 개인의 판단에 맡기면서 직관적 인지가 어려워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빵빵대면 죽여버림", "빵빵 대지마라, 브레이크 콱 밟아뿐다",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죽여버림", "경차 살 때 보태준 거 있어?" 등 불쾌감을 주는 반말 표현이나 "면허증 따긴 했는데"라는 알아보기 힘든 작은 글씨로 초보운전을 알린다. 

이로인해 온라인에서는 초보운전 스티커가 주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고 주의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처럼 단순하게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지 굳이 운전자를 도발하는 스티커를 달아야 하나", "오히려 시비걸고 싶다"는 불만을 보인다.

우리나라는 도로교통법 제42조에 따라 자동차에 혐오감을 주는 그림·기호·문자 표시 등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혐오감에 대한 판단 기준이 없어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초보운전 스티커의 효력은 익히 알려져 있다. 스티커를 통해 초보운전자는 주변 운전자의 배려를 받아 사고를 예방하고 주변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여 안전거리를 확보해 방어운전에 도움이 된다.

미국 예방의학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014년 필라델피아에서는 청소년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는 카일리 법(Kyleigh's Law)이 실시된 이후 2년 동안 청소년 교통사고율이 10% 가까이 감소했다.

자율화된 초보운전 스티커에서 규격화된 초보운전자 스티커의 부착이 의무화될지, 또 그에 따라 안전사고 감소 효과가 입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조수민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초보운전 스티커 자율화, #초보운전자, #초보운전
댓글1

The H는 한림대 미디어스쿨 <한림미디어랩>의 뉴스룸입니다.학생기자들의 취재 기사가 기자 출신 교수들의 데스킹을 거쳐 출고됩니다. 자체 사이트(http://www.hallymmedialab.com)에서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실험하는 대학생 기자들의 신선한 "지향"을 만나실 것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