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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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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오후까지 정부·여당의 '초부자 감세-윤심 예산'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민주당에서 마련한 수정 예산안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해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감액 규모와 세법 개정안 등을 놓고 여전히 여야 간 견해차가 큰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을 향한 민주당의 '최후통첩'이라 볼 수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틀 내내 밤 늦게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아직도 쟁점이 많이 헛바퀴만 돌고 있다"면서 이러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부·여당은 내년도 예산안을 윤석열 정권의 '사적 가계부'쯤으로 삼고 있다. 민생 경제는 아랑곳없이 '윤심(윤 대통령의 심중)'만 살핀다"며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여당은) 서민 민생 예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감액엔 철벽을 치면서 정작 극소수 슈퍼부자를 위한 감세는 칼 같이 고수하고 있다"며 "84만 개 법이 중 100여 개 초대기업의 법인세를 대폭 낮추자고 하고, 보수정부에서 더 낮춰온 주식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20년 전으로 다시 돌리자고 하고, 기업상속기업 공제한도를 매출 4천억 원에서 1조 원으로 올리자고 하고 3주택 이상 고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마저 낮추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여당은) 어르신 부부가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로 20%나 덜 주는 기초연금 부부합산제 폐지마저 끝내 막고 있고 지역사랑상품권 회복, 공공주택 확대, 서민 고금리 금융지원도 여전히 거부한다"라며 "그간 예산안 심사와 협상에서 보여 준 정부·여당의 일관된 태도는 시간끌기와 윤심 지키기다"라고 말했다.

협상 불발시 대안은 민주당에서 마련한 수정 예산안을 따로 내겠다는 것이었다. 박 원내대표는 "(여당은) 늦어도 정기국회 안에는 예산안을 처리해 온 국회 관행마저 무너뜨릴 기세다"라며 "이에 민주당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 처리를 위해 감액 중심의 수정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이 수정안은 정기국회 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함께 초부자를 위한 감세를 확실히 막으면서 위법적 시행령에 의한 권력기관의 잘못된 예산과 예산 심사 때 국민의힘·민주당·정부가 감액에 합의한 내용을 최소화해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 내 예산안 합의 처리의 실질적 시한인 오늘 오후까지도 정부·여당에서 입장을 안 바꾼다면 국회의장께 수정안을 우선 전달해서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고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여당 상황을 보면 (예산안) 합의 처리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며 "오늘 오후 2시까진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유족의 절규와 경찰의 행태 보라, 이러고도 이상민만 지키면 되나"
  
박홍근 외 168명 의원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안전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발의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이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박홍근 외 168명 의원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안전부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발의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 이 장관이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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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홍근 “국회의장, 본회의 열어 이상민 해임안 처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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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늘은 국회의장이 약속한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다. 약속대로 오늘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면서 여당의 협조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어제도 (이태원 압사 참사) 유족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진짜 책임자를 처벌하라'며 절규했다. 경찰은 언론에 보도된 (여론동향파악) 문건의 진실을 감추기 위해 유출 책임을 물어 관련 인사들을 지방으로 인사발령 냈다고 한다"며 "이러고도 수사가 먼저인가, 이러고도 행안부 장관만 지키면 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미 책임자들은 증거와 책임을 지우느라 혈안이 돼 있다. 국민이 이미 파면한 이상민 장관을 그대로 자리에 둔다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도 더 어려워질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만큼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장관) 해임건의권을 존중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여당도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이상민 방탄'을 연기하면서 시간을 지연시키려는 정략과 꼼수를 거두고 유가족과 국민의 엄중한 명령에 따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개점휴업' 상태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아래 국조특위)에 대한 여당의 적극적인 협조 요구도 이날 나왔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참사 이후 40여 일이 지났지만 국민적 의혹과 분노만 커지고 뭐 하나 제대로 밝혀진 게 없다"며 "정부·여당은 책임 회피에 급급하고 경찰 수사 역시 제자리 걸음"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 생명 앞에 여야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민주당은 의원 전원이 국조특위 위원이란 각오로 국정조사에 임하겠다"라며 "국민의힘도 정부의 잘못을 감시, 견제하는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성역 없는 진실을 위한 국정조사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태그:#박홍근, #예산안 심사,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해임건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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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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