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들어오시는데요."
"예정대로 오전 10시 사이렌 나갑니다."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린 3일 오전 9시59분, 제주4·3평화공원 위령제단 앞에 있던 주최측 관계자들이 다급해졌다. 국가추념일인 이날 오전 10시 추념식 시작을 알리는 추모 사이렌이 울리기 직전까지 주요 내빈이 추모 광장 안으로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시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부겸 국무총리 등 주요 내빈은 4.3평화공원 남측 VIP용 주차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VIP주차장에 도착한 윤 당선인을 총리와 유족대표들이 응대하는 과정이었다.
추념식 안으로 들어서는 사이 추모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160여 명의 4.3희생자 유족들을 포함한 참석자 290여 명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위령제단 앞에 고개를 숙였다.
주요 내빈은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사이렌이 울리는 동안 유족들을 지나쳤다. 위령제단 바로 앞 좌석까지 이동하는 머쓱한 상황이 잠시 연출됐다. 윤 당선인과 김 총리를 포함한 내빈들은 지정석에 다다르자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곧이어 추모 사이렌이 끝나면서 4.3추념식 본 행사가 시작됐다.
다음 날인 4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일일 브리핑에서 이를 두고 질문이 나오자,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저희가 행사장 도착할 때 김부겸 총리 그리고 유가족 대표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입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행사의 시작이 늦었던 것은 죄송한 일이지만, 유가족 대표분들의 말씀 듣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한분 한분 의견 소중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또 "4.3과 관련해 당선인이 그동안 평화의 인권의 가치가 널리 퍼져갈 수 있도록, 그리고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임을 말한 바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사실 일요일 오전 총리 인선 발표까지 미루고 4.3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그분들의 치유를 돌보기 위한 그 자리에 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명실상부하게 제주는 평화와 상생의 힘으로, 또 평화와 상생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당선인은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