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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만큼 공평한 게 없다고 합니다. 세월은 빈부도 가리지 않고 귀천도 가리지 않습니다. 부자나 권력가라고 해서 세월이 더디 가거나 빨리 가주지 않습니다. 흐르는 세월을 이긴 자도 없었고,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자도 없을 겁니다. 

세월을 나타내는 시간은 동서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때와 장소가 다르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에서 맞이한 밤 1시간도 1시간이고 대낮에 서울에서 맞이한 1시간도 1시간일 뿐입니다. 물리적 시간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생리적 시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평균 수명이 70~80년인 인간이 보내는 하루와 하루만 살다 없어진다는 하루살이가 맞이하는 하루, 한 시간, 일 분, 일 초는 물리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의미에서 뿐만이 아니라 생리적 비중에서 또한 다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지은이 모토카와 다쓰오 / 옮긴이 이상대 / 펴낸곳 김영사 / 2018년 4월 16일 / 값 14,000원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지은이 모토카와 다쓰오 / 옮긴이 이상대 / 펴낸곳 김영사 / 2018년 4월 16일 / 값 14,000원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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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지은이 모토카와 다쓰오, 옮긴이 이상대, 펴낸곳 김영사)에서는 각각의 동물들이 갖는 크기와 수명, 시간과의 상관성을 심박수, 속도, 대사율(속도) 등을 수학적으로 풀어 설명하며 실험결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동물에 있어 신체의 일상적 활동시간은 체중의 4분의 1제곱에 비례하고, 단위체중당 산소 소비량은 체중의 마이너스 4분의 1제곱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즉 코끼리가 숨을 쉬는 시간 간격, 심장의 박동 간격, 창자가 한 번 꿈틀거리는데 걸리는 시간, 혈액이 몸 안을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 등은 쥐에 비해 약18배의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체중이 40그램인 쥐와 체중인 4톤이나 되는 코끼리는 체중차가 10만 배나 되지만 기초대사량으로 따졌을 때 에너지소비량은 5600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쥐가 소와 같은 대사율을 가질 경우, 체온을 유지하려면 털가죽의 두께가 20 센티미터나 되어야 한다. 그럴 경우 털에 묻혀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된다. 반대로 소가 쥐와 같은 대사율을 가진다면, 열이 축적되어 체온이 100도를 넘어 버린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내는 열에 비프스테이크가 되고 말 것이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056쪽-


모든 포유동물은 평생 5억 번 숨 쉬고 심박수가 20억 번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물리적으로는 같은 시간이라 해도 숨을 쉬는 수나 심박수는 수명을 분모로 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연은, 생태계는 꾸준히 생존을 위해 최고의 효율을 발휘 할 수 있는 쪽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렇게 진화한 결과는 최첨단의 어떤 물질(재료)을 개발하거나 어떤 물건(제품)을 발명하는 데 동기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함에도 바퀴를 달고 있는 동물은 아직 없었고, 프로펠러 같은 회전 날개를 가진 곤충 또한 없었습니다. 

이솝우화에서는 사자가 쥐를 잡아먹으려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것은 현실 세계에서는 좀처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큰 동물은 자기에게 맞는 크기의 먹이를 잡아먹는 법이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066쪽-


바퀴 달린 동물이 없고, 회전 날개를 단 곤충이 없는 이유뿐 아니라 덩치가 산더미 만 한 고래가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플랑크톤을 먹고, 느려터지기 그지없는 불가사리가 해저를 지배할 수 있는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은 동물의 세계를 동물의 눈높이에서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또 다른 지식이 될 것입니다.

먼저 소박한 질문을 하나 해보자. 덩치가 큰 고끼리는 세포도 클까? 아니면 코끼리나 쥐나 모두 세포의 크기는 같을까? 답은 '같다'이다. 코끼리는 몸집이 큰 만큼 세포수가 많다.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178쪽-


책에서는 지구상에 생존하는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에서부터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정자와 박테리아 등이 생존하고 번식하는데 수반되는 제반 생물학적 요소와 시간과의 상관성을 구구단처럼 명쾌한 공식 등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내용 중의 공식을 보다 쉽고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뿐 아니라 3절로 된 '동물의 한평생 노래'까지를 부록으로 더하고 있어 동물의 세계를 콧노래 리듬으로 새겨볼 수 있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지은이 모토카와 다쓰오 / 옮긴이 이상대 / 펴낸곳 김영사 / 2018년 4월 16일 / 값 14,000원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크기의 생물학

모토카와 타츠오 지음, 이상대 옮김, 김영사(2018)


태그:#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이상대,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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