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강행을 23일 공개 선언한 김태동 경북 문명고 교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이 학교 홍택정 재단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여부를 놓고서다.

절대 만나지도 않고 대화도 안했다고?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1일 오전 학교 내 이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와 이사장 및 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21일 오전 학교 내 이사장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철회와 이사장 및 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이날 오전 김 교장은 교장실을 찾아온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기자들은 '홍 이사장의 연구학교 신청 개입 여부'를 캐묻기 위해 김 교장에게 "이사장하고는 어떤 말씀을 주고받았느냐"고 물었다.

<뉴스민>의 동영상을 보면 김 교장은 "전혀 말한 건 없다"고 잡아뗐다. 이날 오전 김 교장은 <경향신문>과 한 인터뷰에서도 이를 부인했다. 다음은 질문 응답 내용이다.

"(연구학교) 이사장 뜻인가?"
"아니다. 이사장은 말한 것 없다."

비슷한 시각 <연합뉴스> 기자에게는 "이사장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정리하면 이날 오전 김 교장은 홍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사실 두 가지를 모두 부인했다. 그의 말은 사실일까?

하지만 이틀 전인 지난 21일 김 교장은 이사장을 만났던 사실을 시인한 바 있다. <오마이뉴스>는 당일 오전 김 교장과 20분 50초 동안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그 내용 가운데 일부다(첫 보도 "국정교과서 밀고 나가라" 이사장 말에 역사교사 교체? )

"(연구학교 관련) 이사장을 만난 거 아니냐?"
"사전에 만난 바는 없다. 되고 나서는 '하필 우리밖에 없노. 그러면 이왕 하는 김에 해보지' 이런 얘길 들었다."

"이사장한테 전화로 들었나?"
"뒤에는 한 번 봤다. 17일에 (학생들) 시위하면서 '한 번 보자' 해서 갔다. 추진하면서 한 번 봤다. 이사장이 '하필 한 학교뿐이냐' 역시 이런 말씀을 했다. (그리고) '이왕 (신청)한 김에 밀고나가는 게 맞네' 그렇게 말씀했다."

이날 김 교장은 이 말을 전한 뒤 "(이사장이) 직접 부담을 느끼는 것이 내가 느끼는 것하고 다르니까 그렇게 말씀했다"고 평가까지 덧붙였다. '재단과 학교' 중간에 끼어 있는 자신의 어려움을 기자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 교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김 교장은 황 이사장과의 '만남과 대화' 두 가지 모두를 시인했다. 이러던 김 교장이 이틀 만에 말을 번복하고 나선 것이다. 거짓말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립학교법 위반' 지적 나오자 태도 싹 바꾼 김 교장

 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23일 학교에 출근했으나 당초 학생들에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에 대해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
 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23일 학교에 출근했으나 당초 학생들에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지정 철회에 대해 밝히겠다고 약속했지만 학생들을 만나지 않았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김 교장은 왜 이사장의 지시를 추측하게 한 자신의 발언 자체를 뒤집은 것일까.

현행 사립학교법은 '재단임원이 학사행정에 관하여 교장의 권한을 침해했을 때는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하도록 하는 등 재단의 학사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 황 이사장과 벌인 연구학교 관련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순간 사립학교법 위반 논란에 휘말리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교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23일 오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도 남겼지만, 김 교장은 해명하지 않았다.


태그:#국정교과서, #문명고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