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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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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분당(分黨)' 국면에 접어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의결을 두고 맞서던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이 서로 상대편의 수장격인 인사들을 향해 '출당'을 요구하는 등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기 상황이다.

무엇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수세적 입장에 처했던 친박 측이 강공으로 선회한 점이 주목된다. 탄핵소추안이 지난 9일 찬성 234명, 반대 56명(무효 7명, 기권 2명)으로 압도적으로 가결된 것을 두고 새누리당 내 과반 이상이 친박의 '탄핵 반대' 주장을 거부한 것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비박의 '해체 후 재창당'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친박은 지난 11일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을 결성하면서 다시 역공에 나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탄핵 국면에서 비주류의 지도자 역할을 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과는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면서 선전포고까지 감행했다.

특히 탄핵 표결 결과로 드러난 수적 열세를 '혁신과 통합 연합'이란 새 모임을 통해 뒤집겠다는 뜻도 읽힌다. 이들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모 호텔에서 연 회동 때 참석한 현역 41명 외에도 추가로 모임 합류를 권유하고, 뜻을 같이 하는 당협위원장과 광역 단체장들도 명단에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비박 측이 탄핵 가결 이후 제기했던 지도부 사퇴 및 인적청산 등을 탄핵 표결 결과와는 별개로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치환시킨 셈이다.

친박 모임 합류자 약 54명, 탄핵 반대 명단과 맞아 떨어지나

12일 오후 2시 현재까지 서명을 통해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에 합류 의사를 밝힌 새누리당 의원은 총 44명으로 다음과 같다.

서청원(8선), 원유철(5선), 유기준·정우택·최경환·홍문종(이상 4선), 윤상현·조원진(이상 3선), 김명연·김선동·김진태·김태흠·박덕흠·박맹우·윤영석·윤재옥·이완영·이우현·이장우·홍철호(이상 재선), 강석진·강효상·곽상도·권석창·김석기·김성원·김성태(비례)·김순례·김정재·민경욱·박완수·백승주·성일종·유민봉·윤상직·이만희·이종명·이헌승·장석춘·정종섭·조훈현·최교일·최연혜·추경호(이상 초선)

이 외에 정갑윤·박대출·엄용수 의원은 따로 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갑윤 의원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이인제 전 의원과 함께 모임의 대표로도 전날(11일) 선임됐다.

이와 관련, 친박 측은 현재 '혁신과통합 연합' 모임에 합류한 인원은 약 54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정갑윤 의원 등처럼 서명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합류 의사를 밝힌 의원 수가 7명 가량 더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숫자는 정확치 않다. <오마이뉴스>가 이날 서명을 직접 않고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에게 전화통화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일부 의원들은 '명확히 합류의사를 표한 것은 아니다', '보좌진들과 논의하고 조만간 결정할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는 지난 9일 탄핵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졌던 56인과 비슷한 규모다.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불가피론'을 폈던 홍철호 의원이 포함돼 있긴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를 사실상 탄핵 반대 명단으로 읽고 있다.

중립 성향 의원들 확보 노력할 듯, "이미 80% 분당 진행됐다" 우려도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상시국회의에서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정국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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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관건은 탄핵 표결 때처럼 '숫자 싸움'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친박·비박 사이에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는 이른바 '중립 성향' 의원들을 얼마나 더 많이 포섭하느냐에 따라 향후 인적청산 등 당의 미래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물론, 탄핵 표결 결과만 보자면, 비박의 승리가 분명했다. 비박 스스로 공언했던 33명을 넘어 최소 29명의 의원들이 더 탄핵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무효 7표와 기권 2표 역시 새누리당에서 나왔다고 가정할 경우, 당 소속 의원 128명 중 과반이 넘는 의원들이 비박 측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지적했던 다시 '수(數) 싸움'에 나서야 될 상황이 됐다.

현재 친박 측의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은 물론, 비박 측의 '비상시국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은 의원, 탄핵 찬반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의원 수를 교차·확인하면 약 27명 정도로 꼽힌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결과, 김정훈 의원과 박명재 의원을 제외하면 아직 명확한 입장을 결정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의원은 문자 메시지로 "(친박 모임에 합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명재 의원도 같은 방법으로 "지금으로선 (참여 계획이) 없다"고 알렸다. 

친박·비박 양측이 이처럼 퇴로 없이 맞붙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중립 성향' 의원으로 분류된 한 당직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분당이) 80% 수준까지 와 있다"라면서 "그동안 분열을 막기 위해 노력했는데 (양측이) 극단적으로 가버렸다"고 개탄했다. 그는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거기 들어가면 (분열을 막는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지 않나. 참여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접 서명을 하지 않았지만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 한 의원도 이날 "(참여 여부와 관련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인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내일까지 논의해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어제 연락을 받았지만 그런 모임을 결성하는 자리인지는 몰랐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내 입장은 지금 대통령 탄핵까지 된 상황에서 모두가 하나가 돼 심기일전의 자세로 당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보수가 바로 서길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친박·비박) 양쪽 다 똑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새누리당, #친박, #분당, #박근혜,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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