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2일 오전 9시 11분]'국회의원 기간 중 국비 8조원을 확보했다.' 3선의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이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지역구 각 가정에 배포한 의정보고서 내용이다. 강길부 의원의 이 의정보고서는 지난 9일 유권자인 각 기정에 배포됐다.
하지만 강길부 의원이 확보했다고 홍보한 국비 중 동해남부선(부산~울산~포항) 예산 2조 6552억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고향인 포항을 위해 추진하면서 '형님예산'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울산신항만 건설사업 예산 1조 3256억원은 울산 남구 의원들이 그동안 치적으로 내세운 바 있는 등 중복되거나 과장된 예산이 다수 들어 있다.
이외 강길부 의원의 의정보고서에는 '울산 산재모병원 건립 추진'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이 사업은 현재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 3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조차 통과하지 못해 울산시민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 공약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 박 대통령 공약 미이행에 울산 '부글부글').특히 강길부 의원의 총선을 앞둔 이 같은 국비 확보 홍보는 그동안 울산시와 각 국회의원들이 예산 확보를 위해 수시로 회의를 갖고 성과가 있을 때마다 발표해 온 내용과 겹치는 것이라 '강길부 의원 혼자 예산을 갖고 왔나'라는 타 의원들의 불만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이 주민들에게 배포한 '8조원 국비확보' 의정보고서에 따르면 그린전기자동차 사업 확정 예산 1493억 원, 태화강 생태하천 조성사업(선바위~언양) 132억 원이 포함됐다. 이 예산은 전직 울산시장을 지낸 박맹우 의원(울산 남구 을)이 그동안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던 사업이다.
또한 앞에 언급된 동해남부선 예산 2조6552억은 새누리당 박대동 의원(울산 북구)도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외 의정보고서에 기록된 울산 신항만 건설사업 예산 1조3256억 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자 울산 지역구 다수 국회의원들이 수시로 치적으로 내세우는 예산이다.
울산광역시 전체 국가예산 확보액은 지난 2014년 1조7926억 원에서 2015년 처음으로 2조대를 돌파한 2조1447억 원, 2016년는 2조3103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국회의원 한 사람의 8조원 국비확보 홍보는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강길부 의원의 이 같은 홍보를 두고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불공정 선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여야가 선거구 획정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정치 신인들인 예비후보자들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현역 국회의원들의 부풀리기 의정보고서는 불공정하다는 것.
내년 총선을 앞두고 울산 울주군에서는 새누리당 공천을 두고 현역 강길부 의원(74)이 4선 도전에 나선 상태며 김두겸 전 남구청장(58), 김문찬 울산대 의대 교수(55)와 강정호 변호사(62), 권옥술 대유 회장(68)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야권에서는 지난달 문재인 당대표가 직접 자택을 방문해 영입한 더불어민주당 정찬모 전 울산교육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정의당의 이선호 울산시당 수석부위원장이 출마를 준비중이다.
강길부 의원실 "선관위에 제출해 검증 받은 내용... 문제 없다"강길부 의원실은 이 같은 홍보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의원실은 "지난해에도 7조원 국비 확보를 홍보해 검찰에 고발당했지만 소명자료를 제출한 결과 인정돼 무혐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강길부 의원실은 "의정보고서에는 다른 의원들과 함께 확보한 예산이라 할지라도 다른 의원을 기재하면 선거법 위반이 되기에 강길부 의원 혼자 거론된 것"이라며 "의정보고서 내용은 실제로 노력한 결과가 있어야 기재가 가능하고 소명자료에서 그 부분이 소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 울산 고속도로 등 예산은 구간 전체를 끊지 않고 전체 구간 예산 금액을 표시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며 "산재모병원의 경우, 공약 실현은 단계를 거쳐 실현되는 것으로 의정보고서에는 강길부 의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기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실은 또한 "의정보고서는 울산 울주군선관위에 미리 제출해 검증을 받은 내용이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