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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7일 오후 3시 26분]
"아이가 학교는 잘 다니는지 궁금하고, 그렇다고 휴대폰을 사주기엔 아직 어리고."'직장맘' K(40)씨는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에게 '키즈폰'을 선물했다. 스마트폰으로 아이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급할 때 아이에게 전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도 보낼 수 있다. 아이가 모바일 게임이나 카카오톡에 빠질 '위험'이 없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 어린이용 웨어러블 단말기 'T키즈폰 준'이 '애플워치' 못지않은 화두다. 아이 손목에 차거나 목에 걸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아이 위치 확인이나 통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인 뒤 6개월 만에 가입자가 13만 명을 넘겼을 정도다.
SKT 가입자 아니라면 'U-안심 알리미'도 대안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쓰기 전에 잠시 거치는 '틈새 상품'이지만 일부러 키즈폰을 찾는 부모도 있다. 11살짜리 자녀를 둔 J(여·39)씨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쓰면 다른 걸 할까봐 일부러 키즈폰을 사줬다"면서도 "통화 시간이 월 30분이라 부족하고 문자도 받기만 하고 보낼 수 없어 아이 입장에선 너무 일방향적"이라고 지적했다.
단점은 이뿐만 아니다. 일단 보호자가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면 무용지물이다. 또 단말기를 작게 줄이다 보니 배터리 소모가 빠르고 위치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대안은 있다. 교육부에서도 지난해 7월 SK텔레콤, KT와 함께 'U-안심 알리미' 서비스를 내놨다. 긴급 호출이나 위치 추적, 안심존 등 '아이 지킴이' 기능은 비슷하다. 키즈폰보다 단말기가 큰 대신 배터리 사용 시간도 길다. 무엇보다 통신사가 달라도 자녀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창훈 교육부 학생생활문화과 사무관은 지난 24일 "모니터단을 운영해 보니 U-안심 단말기는 한 번 충전하면 72시간 정도 대기 가능한 반면 준은 48시간 정도고, 위치 추적도 U-안심이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U-안심 단말기가 두 배 정도 크다 보니 배터리 용량도 2배 커 사용 시간도 길다"면서도 "두 제품 모두 동일한 위치 추적 기술을 사용하기 때문에 위치 정확도는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스쿨존' 벗어나면 '경보'... 위급 상황시 'SOS'도
두 서비스 모두 단말기에 내장된 GPS(위성위치시스템)와 기지국(3G) 위치 정보에 와이파이(무선랜) 위치 측위 정보를 더해 자녀가 실내에 있더라도 보다 정확한 위치를 찾아준다.
보호자가 원할 때 자녀 위치를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5~10분 정도 간격으로 자녀 위치를 자동으로 측정해 부모에게 통보해 주기도 한다. 또 최대 72시간까지 이동 경로를 보관해 사후 확인도 가능하다. 보호자가 학교 주변 등에 미리 지정해둔 '스쿨존(안심존)'에 아이가 진입하거나 벗어나면 문자로 알려주고, 등하교 시간처럼 특정 시간대 위치도 보내준다.
아이 입장에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하는 셈이지만 위급 상황에서 스스로 'SOS'를 요청할 수 있다. 단말기에 있는 '긴급 호출 버튼'을 누르면 부모에게 현재 위치를 긴급 문자로 전송하거나 바로 통화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U-안심 단말기는 보호자가 긴급 문자를 받은 뒤 전화를 걸면 부모의 목소리는 전달하지 않고 자녀 주변 현장 상황을 중계해 준다. 유괴나 폭행 같은 위급 상황에서 제3자 노출을 막는 일종의 안전장치다. 반면 키즈폰의 경우 스피커폰으로만 통화가 가능해 부모 목소리까지 제3자에게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대신 키즈폰은 '사이렌' 기능을 넣어 아이 주변에 자신의 위험을 알릴 수 있다.
문자 못 보내는 키즈폰... U안심은 '3년 약정' 부담외형은 휴대폰이나 스마트워치를 닮았지만 어디까지나 위급 상황에 대비한 특수 단말기다보니 기능상 제약이 많다. 당장 휴대폰 같은 키패드가 없어 문자나 전화번호 입력이 불가능하다. 부모가 보호자 앱에서 미리 지정해둔 10~50개 정도 번호에만 전화를 걸 수 있고 문자 메시지도 지정된 문구 가운데 선택해 전송해야 한다.
그나마 키즈폰의 경우 문자 수신만 가능하고 전송 기능이 아예 없다. 음성 통화도 월 30분이 넘을 수 없어 일종의 수신자 요금 부담 서비스인 '콜미 프리'를 신청해야 한다. U-안심 알리미 역시 음성 통화가 월 30분을 넘으면 통화가 불가능해 부모에게 문자메시지로 통화를 '요청'해야 한다.
또 키즈폰은 스마트폰처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반면 'U-안심 알리미' 서비스는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그나마 학기 초에 학교에서 보내는 통지서로 알리는 게 고작이어서 이용자도 지난해 12월 말 기준 2만 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저소득층 등 무료 지원 대상자가 대부분이고 유료 가입자는 3727명으로 18% 정도다.
사용 연령이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인데 월 요금 8800원에 3년 약정을 해야 단말기 값이 면제되는 것도 숙제다. 단말기 값은 15만 원인데, 2년 약정시엔 5만 5천 원, 1년 약정시엔 9만 9천 원을 내야 한다. 출고가가 19만9800원인 키즈폰도 2년 약정하고 보조금 지원을 받으면 4만9800원만 내면 된다.
U-안심 알리미와 키즈폰의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KT에서도 현재 '키즈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SK텔레콤도 올 상반기 중 '키즈폰 준2'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창훈 사무관은 "U-안심 알리미 단말기가 키즈폰에 비해 외관이 호감이 안 가고 3년 약정도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현재 웨어러블형 단말기를 개발하고 있고 약정 기간을 줄이는 방안도 통신사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키즈폰 준은 주로 미취학 아동, U-안심 알리미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이 다르다"면서도 "준도 기본 기능은 같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지정만 하면 U-안심 알리미 단말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교육부는 "준의 경우 문자메시지 발신 기능과 웹을 통한 정보 확인, 예약 알림 기능 등이 제공되지 않아 교육부 표준에 맞지 않다"면서 "현 상태로는 U-안심 알리미로 사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