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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뜬금없이 "여러분 'Do the things right'가 맞는 것 같아요? 아니면 'Do the right things'가 맞는 것 같아요?"라며 묻곤 한다. 그러면 반응이 썰렁하다. 마치 왜 그런 질문을 던지느냐는 표정으로 가득 차곤 한다.

'Do the things right'가 맞는가? 아니면 'Do the right things'가 맞는가? 말장난처럼 느껴지는 이 두 문장은 알고 보면 엄청나게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우선 'Do the things right'을 보자. 풀이해 보면 '일을 올바르게 한다는 것' 즉,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다.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을 위한 일인지에 대한 거시적 관점 보다는 당장 윗사람들이 시킨 일이니까 그저 열심히 자~알 해내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지고 지협적으로 또 미시적으로 그 일을 바라보는 것이다. 흔히들 이런 관점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대하는 사람은 매니저(Manager)는 될 수 있어도 절대 리더(Leader)는 될 수 없다고 한다.

다음으로 'Do the right things' 그러니까 '올바른 일을 한다는 것'은 일을 수행하기 전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를 선택하고 그 일이 가져올 다양한 효과를 고려하여 올바르게 일을 처리해 나아간다는 의미다. 즉, 거시적 관점의 큰 숲을 보고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이야기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일뿐 아니라 조직 전체가 상생(相生)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일에 있어 상승효과가 발생하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리더(Leader)라고 부른다.

다른 한편으로 'Do the things right'은 결과 지향적이다. 결국 일이 올바르게 되어야 하기 때문에 바른 결과가 나오는 방향으로 모든 사고가 맞춰지게 된다는 의미다. 물론 일에 있어 결과는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그 좋은 결과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 졌는지를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결과만을 바라보며 달려간다면 한두 번 성공할 수는 있어도 지속적으로 그 결과를 재현해 내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Do the right things'는 어떨까? 당연히 과정 지향적이다. 현재 하는 일을 올바른 절차와 방법으로 하게 되는 것은 결국 그런 과정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일의 완성도를 높여주게 되고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두 가지 중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많은 사람들이 결과보다 과정이 훌륭해야 한다고 당연하게 말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가 느끼는 것은 그 반대가 아닐까? 특히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결코 과정을 중시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 버린 아이들에게 선배 세대들이 너무 가혹하게 'Do the things right'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때가 된 듯 하다.

스스로의 삶을 외부에 의해 잠식당하는 수동적 삶이 아닌 능동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와 왜 그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목적을 분명히 할 때 비로소 'Do the right things'의 의미를 이해하고, 수없이 다양한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한양대 유영만 교수는 그의 책 <곡선이 이긴다>에서 "행복은 목적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로 가는 수많은 간이역에 존재한다"고 했다. 이제 우리는 과정과 과정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삶의 궤적을 연결해서 결과라는 그림을 그리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DO THE THINGS RIGHT#DO THE RIGHT THINGS#과정지향#결과지향#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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