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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부평구 캠프마켓 신 정문 쪽 군용 철로. 경인전철 역인 부평역에서 부평구 산곡동 소재 3보급단 까지 운행된다.<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시 부평구 캠프마켓 신 정문 쪽 군용 철로. 경인전철 역인 부평역에서 부평구 산곡동 소재 3보급단 까지 운행된다.<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늦어도 2016년이면 인천시민의 품으로 반환될 예정인 인천시 부평구 소재 부평미군기지(이하 캠프마켓)의 활용 방안이 수립되고 있는 가운데, 캠프마켓을 관통하는 군수품 수송 철로가 골칫거리가 됐다.

캠프마켓 부지는 과거 100여년 동안 외세에 의해 지배돼 왔다. 일제는 중일전쟁을 시작으로 현 캠프마켓 부지와 주변 지역에 조선 최대의 군수공장인 조병창을 신설해 운영했다. 미군도 캠프마켓 주변에 미군의 병참 본부인 애스컴(Army Support Command)을 설치·운영했다. 애스컴은 1973년에 규모가 축소됐고, 캠프마켓(Camp Market)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부지를 차지하고 있다.

애스컴이 부평에 설치되면서 미군으로부터 군사물자를 원조 받은 대한민국은 부평에 각종 군수기지를 설치·운영해왔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그 흔적은 부평구 일신동에 있는 3군지원사령부(이하 3군지사)와 산곡동에 있는 3보급단이다. 이 부대들은 1군단과 수도군단, 국지부대 등에 군수품 지원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 육군의 대표적 보급 부대다.

군수는 전쟁과 전투를 지원한다는 단순한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2012년 기준 육군에서 사용하는 군수 품목은 대략 25만여 가지이다. 철도를 이용해 역 주변 보급소로 물자를 수송하는 일보다 역 주변 보급소에서 물자를 하역해 각 부대로 전달하는 일이 더 어렵다.

하지만 부평지역 군용 철로의 활용도는 아주 미미하다. 부평에는 현재 군용 철로 2개가 운영되고 있다. 경인전철역인 부평역에서 3군지사(역외)까지 구간(2109km)에 1970년 4월에 완공된 선로가 운영되고 있다. 3군지사는 3군수 예하 부대에 군수품을 공급하는 보급부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도 소재 대부분의 사단에 군수품을 공급한다.

또 다른 군용 철로는 부평역에서 3보급단까지 운영된다. 길이는 2010m로 1972년 4월 완공됐다. 두 군용 철로는 6철도수송지원대에서 관리·운영하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군용 철로와 차로 교차지점(부평역~3군지원사령부. 시사인천 자료사진).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군용 철로와 차로 교차지점(부평역~3군지원사령부. 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시사인천>이 홍영표(새정치민주연합, 부평구 을) 국회의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두 철로는 군사적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2009년과 2010년 3군지사로 연결된 철로가 군용 철로 기능으로 활용된 경우는 58회에 불과하다. 한 달에 다섯 번 정도 이용됐다. 2년 동안 수송한 물동량은 1182톤에 불과하다. 10톤 트럭이 100번 왕복하면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다.

3보급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에 192회 운행됐다. 한 달에 여덟 번 꼴로 운행된 셈이다. 2년 동안 소화한 선적 화물량은 4937톤에 불과하다.

특히 3군지사와 3보급단으로 보급되는 군수품에는 직접적인 전투 물량이 별로 없다. 자료를 보면, 화장지·침대·활동화·전투화·신발건조기·면양말·우의·윤활유·장갑·베개·드럼세탁기 등이 운송됐다.

문제는 두 철로로 인해 부평이 균형적 발전을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동서를 가로 지르는 경인전철로 인해 도시가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두 군용 철로로 인해 도시는 또 양분돼 있다.

기능 상시한 군용철로, 캠프마켓 부지 활용 '발목' 잡아

더 큰 문제는 캠프마켓이 반환되고 나서도 3보급창까지 연결되는 철로가 폐지되지 않고 존치된다는 것이다. 캠프마켓이 반환되면 인천시는 부평공원·부영공원과 연결되는 대규모 녹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 달에 여덟 번밖에 운행하지 않는 철로를 존치해야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캠프마켓이 반환되면 부평동 동아아파트와 캠프마켓 사이 도로를 확장해야하는 상황이라 기존 철로를 캠프마켓 부지 쪽으로 이전·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른 비용이 57억 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부평공원·부영공원을 연결하는 대규모 녹지축을 감안해 지하화하자는 방안도 이야기되지만, 그 비용은 이전 비용의 10배를 넘는 수준이다. 몇 년 전 검토한 비용만 605억원이다. 결국 기능이 상실한 군용 철로가 캠프마켓 부지 활용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홍영표 국회의원은 "캠프마켓 이전과 별도로 도심 안에 있는 한국군 부대의 재편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캠프마켓 반환 전에 지체 없이 한국군 전용 철로를 걷어내기 위해 내년 안에 이 문제를 지역에서 공론화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주민 청원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군용철로#홍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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