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역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의 신(新) 야권통합에 적잖은 후폭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야당의 통합신당에 맞서 당헌에 따른 정상적인 전당대회가 열려야 한다"며 친박 주류의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던졌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지도부에 바란다"는 글을 통해 당의 기초선거 정당공천 유지·지방선거 후 전당대회 개최·당 지도부의 독단 등에 대해 쓴 소리를 내놨다.
그는 "야당이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했다, 대선공약대로 여당도 무공천 선언을 해야 한다"며 "여당만 공천한다는 것은 대선공약을 스스로 파기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대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의 운영을 군사 독재 시절의 여당과 같이 해서는 안 된다"면서 "최근 당 운영이 청와대만 바라보는 듯한 무기력한 모습"이라며 "당의 인사관리에 끊임없는 잡음이 당내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증거 조작 사건이 불거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등 각종 현안에서 당이 앞장서 청와대·검찰·국가정보원 등을 비호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당은 청와대, 국정원, 검찰 등 권력기관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며 "당은 정권 재창출의 주체인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방선거 관리에 주류, 비주류가 대동단결해야 한다, 전당대회가 지방선거 후에 하면 그 전에 당내 선거 운동은 자제해야 한다"라며 "야당의 통합신당에 맞서 당헌에 따른 정상적인 전당대회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 주류, 비주류 간 갈등이 불거진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는 "이상 다섯가지 사항이 당내 긴급현안이라 생각해서 건의한다"며 "지도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립갱생 불가능한 신생정당과 자존심 내던진 제1야당의 야합"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날 신(新)야권통합에 대해 '야합'이라고 깎아내렸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불과 얼마 전까지 민주당은 공천유지로 회귀하더니 안철수 위원장의 협박에 다시 무공천으로 유턴했다"며 "자립갱생이 불가능한 급조된 신생 정당과 야권 짝짓기라면 무엇이든지 내던지는 제1야당과의 야합으로 진작부터 예상됐던 정치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또 안철수 위원장을 향해 "제1야당과 신생야당이 합치면 제3세력이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정치판은 제1야당이 없어 집권여당과 제3세력만이 존재하는 정치판이 되는 것인가"라며 "어불성설이자 자가당착적 논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은 야권 짝짓기를 위해서라면 민주당 본연의 어떤 가치도 자존심도 내던지는 구태정치의 모습을 또 다시 재연하고 있다"라며 "책임정치 포기에 따른 책임은 온전히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져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오늘과 같은 혹은 앞으로도 계속될 야권 짝짓기에 한 치의 흔들림조차 없이 초연하게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만을 위해 책임정치에 매진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