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 일본에 사죄를 받아내야 합니다. 내가 살아 있을 때…. 사과 받고 죽을 겁니다. 일본에 사죄를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 여러분들이 힘을 써 주십시오. 너무 분해서 말도 못하겠습니다. 전부 힘을 써 주십시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말도 못할 정도로 감사합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95․통영) 할머니가 눈물을 보이며 말했다. 7일 오후 경남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열린 <나를 잊지 마세요> 자료집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한 것이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고영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집 <나를 잊지 마세요>를 펴냈다. 전국 처음으로 위안부 문제를 다룬 교육자료집을 출판한 것이다. 이 자료집 속에는 김복득 할머니의 삶이 담겨 있다.
교육자료집은 학생용과 교사용, 동영상(CD)으로 제작 되었다. 자료집은 90여 쪽 분량이다. 자료집은 경남지역 초․중․고교 교육현장에 배포되어 교육자료로 활용된다.
김 할머니는 1918년 통영 태평동에서 태어났다. 22살 되던 해인 1939년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취업사기) 통영 강구안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간 뒤, 배를 타고 중국에 도착했다. 할머니는 대련에서 3년, 다시 필리핀에서 4년간 '후미코'라는 이름으로 지옥과 같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 당했던 것이다.
할머니는 1945년 해방 무렵 군함을 타고 일본 나가사키항으로 갔다가 다시 부산으로 거쳐 고향으로 돌아왔다. 할머니는 위안부의 진실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다양하게 벌여왔다.
2011년 '수요시위' 1000회 기념 '1000 통영거제시민 정의의 인간 띠잇기'에서 피해자 발언을 했으며, 2012년 근검 절약에서 모은 재산 가운데 2000만 원을 통영여자고등학교에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또 김 할머니는 2010년 일본 동경 중의원회관 앞 시위, 2009년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착공식 등에 함께 했다. 2009년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통영거제시민모임(대표 송도자)이 통영시의회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촉구할 때도 적극 나섰다.
고영진 교육감은 2012년 8월 24일 통영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던 김복득 할머니를 찾아 위문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고 교육감이 자료집 발간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자료집은 정재분․강호욱․유순주․조용주․장정현․이선희․박서올 장학사․교사 등이 집필했으며, 송도자 대표가 자문했다. 또 정혜경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및국외강제동원희생다등지원위원회 조사2과장과 박정애 상명대 강사, 윤명숙 동덕여대 강사가 감수를 맡았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고영진 교육감이 김복득 할머니와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고 교육감은 송도자 대표한테 감사패를 수여하고, 김 할머니한테 책과 성금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일항쟁기피해조사및지원위원회 박인환 위원장과 이종엽 조형래 이천기 경남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고영진 교육감은 김복득 할머니를 위문할 당시 "할머니의 증언록을 만들어 학생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고 제의했으며 김복득 할머니가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던 것이다.
이날 경남교육청은 "일본의 계속되는 망언에 대한 논리적 대응능력을 기르고 다시는 이런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역사의식 및 나라사랑 의식을 심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영진 교육감은 발간사를 통해 "앞으로 이 책을 제일교포 및 자녀 교육용으로 일본어판을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다"며"경남교육청은 '나라사랑교육'을 역점 시책과제로 추진을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올해는 북한의 최근 핵실험 등 안보위협에 대응하는 정부 국정과제인 안보·평화교육을 비롯해 일본의 망언에 대한 학생들의 올바른 이해를 돕는 독도교육, 위안부 피해자 문제교육, 중국의 동북공정 대비 교육 등 '나라사랑'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생존해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58명뿐이며, 경남에만 8명(창원 5, 통영 1, 양산 1, 남해1)이 생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