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 8일 바로 어버이날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부모님의 회사 출근길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작 1년이 지난 저는 오늘이 어버이날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어버이날을 맞이하였고, 학교에 가서야 어버이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하신 선생님들의 대부분이 오늘 카네이션을 달고 교실에 들어오셔서 선생님의 아들과 딸이 오늘 카네이션을 달아주었다고 우리에게 자랑을 하셨습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저는 부모님에 대한 죄송스러움이 더더욱 커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담임선생님께서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왔냐고 우리에게 물으셨을 때 자신 있게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거리는 제 모습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제 자신이 얼마나 한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모르는 사람도 아닌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에게 그렇게 비싸지도 않은 카네이션하나를 못 달아준 것이 이렇게 죄책감이 들게 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항상 어버이날마다 아들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다가 갑자기 올해에는 안 달아주니까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섭섭하셨을지는 짐작조차도 안 갈 정도일 거라는 생각이 됩니다.
"태영아 내년에는 이런 카네이션 말고 꽃집에 가서 예쁜 꽃 하나 사서 주면 좋겠다."
"그래도 카네이션은 필요하지 않아?"
"그 조그마한 카네이션 사는데 돈을 쓰는 게 아깝잖아."
"그래도 카네이션은 있어야 할 텐데."
"그냥 꽃 하나만 사."
"알았어."
작년 어버이날 어머니와 제가 나눈 대화입니다. 아무리 예쁜 꽃 하나면 된다고 하셨어도 카네이션은 달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저인데 막상 어버이날이 되니 오늘이 어버이날인지도 몰랐던 이런 불효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어머니 말씀대로 꽃집에서 예쁜 꽃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꽃을 보는 안목이 부족하여 부모님의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기준에서는 가장 예쁘고 부모님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되는 꽃을 하나 골랐습니다. 그렇지만 찝찝한 마음이 남아 있는 이유는 왜일까요? 앞으로 이런 날을 잊지 않고 꼭 챙겨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님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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