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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모습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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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의도 국회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서 배달하는 퀵서비스맨입니다.

무겁고 복잡한 정치뉴스, 답답할 때가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정치만큼 우리 삶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분야도 없죠. 사소한 궁금증도 많고 이슈가 안 돼서 그냥 묻혀버리는 중요한 정책도 많습니다. 이제 <오마이뉴스>의 '여의도 퀵서비스'가 여러분의 주문을 받습니다.

지난 15일 트위터(@tae615)를 통해 받은 주문에 대한 답변, 지금 배송합니다. 

[궁금증 하나] 국회의원들은 왜 서로 '존경하는 의원님'이라고 부르나요

@bakery72님이 "정치인들은 서로 싸우고 헐뜯다가 부를 때는 '존경하는 누구 의원님'이라고 하는데 너무 가식적이지 않나, 왜 그런데요?"라고 물었습니다. 님의 질문을 보니 갑자기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이 떠올랐습니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임시국회 개원 당시 신상발언을 요청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존경할 수 없는 국회의장과 존경받지 못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아무도 존경하지 않는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당시 유 의원은 "18대 국회 내내 정부와 한나라당은 일방적으로 예산과 수많은 쟁점법안을 날치기했다"며 이같이 독설을 퍼부었죠.

16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유 의원을 잠시 만났습니다. 그는 당시 자신의 발언을 "말로 인분을 투척한 것"이라고 평가하더군요. 1966년 9월 김두한 전 의원(당시 무소속)이 삼성그룹 한국비료주식회사의 사카린 밀수 사건과 관련해 정일권 당시 국무총리 등 각료들을 향해 인분을 뿌린 것처럼 자신은 말로서 날치기 국회에 '경고'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유 의원은 이날 "존경하는" 호칭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의원들이 싸울 땐 논리로 싸우는 것이고 공적인 감정을 갖고 부딪히는 것"이라며 "이웃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인격적인 부분은 서로 존중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의원들끼리는 '국민이 (정치인을) 존경하지 않으니깐 우리끼리라도 존경해주자'는 의도라고도 한다"며 자조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의원들의 생각도 물어봤습니다. 조배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조 최고위원에 따르면, 의회 정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서 서로 호칭할 때 우리의 '존경하는'에 해당하는 '아너러블(Honorable)'을 붙인답니다. 우리나라 국회도 그 전통을 따른 것이죠.

조 최고위원은 또 "서로 진정을 시키는 의미도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서로가 치열하게 논쟁을 전개하면서도 절제된 호칭을 사용해 감정을 자제하면서 다시 한 번 이성적으로 논리를 다툴 수 있게 된단 얘기였습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의원이 지역주민의 투표로 뽑힌 만큼 '존경하는'이라고 호칭을 붙여 지역주민에 대해 예우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자신은 정말 존경하는 분한테만 그렇게 호칭을 붙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궁금증 둘] 진보정당 통합 논쟁에서 각 당 최고위원·부대표들 의견이 궁금해요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을 발표한뒤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가 지난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 최종 합의문을 발표한뒤 손을 맞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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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jo21님은 "진보정당 통합에 관심이 많은데 지금까지 대표들의 의견만 언론에 노출됐다"며 "관련된 정당의 최고위원·부대표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우선 진보신당 부대표들은 이미 자신의 생각을 많이 밝힌 편입니다. 현재 진보신당은 조승수 대표와 김정진·김은주·박용진·윤난실 부대표 5명의 지도부가 있습니다. 이 중 김정진·김은주·박용진 부대표는 1일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에 반대의견을 제출했죠. 최종합의문이 북한 문제 등에 대한 당대회 결정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윤난실 부대표는 부대표 3명의 반대 입장 표명에 동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와 관련,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려 "부대표들이 연명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당 안팎에 불필요한 억측을 낳아 자칫 당의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당내 논의는 충실하면서도 치열하게 하고 최종 결정에 대해서는 흔쾌히 함께 가자"고 덧붙였죠.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진보신당에 비해 지도부의 의견차가 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문제 합의문 해석논란과 국민참여당 합류 여부 문제가 부각되면서 불협화음이 나고 있습니다.

앞서 이정희 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 "(진보대통합 관련)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밝혀, 참여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관측을 받았죠. 또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승수 대표가 북한문제 관련 합의내용을 왜곡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해 진보신당 독자파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12일 열린 76차 최고위원회에서는 이 문제가 집중 제기됐습니다. 민노당이 지난 14일 공개한 속기록에 따르면, 이정희 대표와 장원섭 사무총장을 제외한 7명의 최고위원 중 4명(김성진·정성희·윤금순·이영순)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더군요. 우위영·최은민·이혜선 최고위원은 따로 발언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민노당 통합추진위원장인 정성희 최고위원은 "대표의 연설 내용에 대한 오해나 유시민 참여당 대표와의 책 출간 문제 등으로 우리 당과 대표의 진정성이 의심받는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언론의 과도한 포장도 있지만 실제로 진보신당하고는 (통합의) 문을 닫고, 참여당한테는 문을 여는 오해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당의 논의를 기초로 논의를 풀어나간다는 원칙은 흔들림 없다"고 해명했죠.

일단, 크게 정리를 하자면 진보정당 통합을 두고 양당에서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진보정치 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모두 생각이 같아 보입니다. 다만 통합의 범주 및 방향성을 놓고 입장이 갈리는 것이죠.

현재 민노당은 오는 18~19일 정책당대회를 열어 연석회의 최종합의문을 승인하고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 방침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진보신당 역시 오는 26일 당대회를 열어 같은 안건을 다룰 예정입니다.


태그:#여의도 퀵서비스, #국회, #진보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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