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물을 건너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다리이다. 다리는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단순히 물을 건너기 위한 방법으로 설치를 한 것만이 아니고,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방법으로도 다리가 놓여졌다. 이러한 다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게 되면서, 그 다리에 얽힌 제의적 사고도 생겨나게 되었다.
사람들은 다리를 단순히 물을 건너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만 하지 않았다. 그 다리(橋)와 다리(脚)가 같은 '다리'라는 음을 갖고 있다고 하여, 다리(물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면 다리(신체의 일부)가 건강해 진다는 제의적 사고를 생각해 낸다. 그러한 것이 연초에 전국의 다리에서 베풀어지는 '다리밟기'라는 민속을 창출하게 된다.
많은 다리는 나름대로의 이용가치가 있다.
전국에 크고 작은 내에 걸리는 수많은 다리. 그 다리의 형태는 다양하다. 석조로 된 다리가 있는가 하면, 목조로 된 다리가 있다. 때로는 배를 이어서 다리를 놓는 '부교'도 사용되었다. 그 외에도 많은 다리의 형태들은 모두 각각의 기능을 갖고 있다. 이렇게 많은 다리들은 끊어진 길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 2리에는 특별한 다리가 있다. 그 특별한 다리를 보기 위해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찾아든다. 판운 2리는 아름다운 평창강이 흐르고 있고, 주변의 산들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가마동, 밤뒤, 사천, 모란으로 구분 된 네 곳의 동네가 모여 있는 한적한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섶다리'라고 부르는 다리를 놓는다. 마을 앞으로 흐르는 평창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섶'이란 잎나무나 풋나무 등 땔감을 통 털어 이르는 말과, 물고기기 많이 모이거나 김 등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물속에 쌓아두는 나뭇더미를 이르는 말로 풀이된다.
섶다리는 한시적인 다리
판운리 앞 평창강에 놓이는 섶다리는 소나무 등을 이용해 가설한다. 이 다리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여름 장마가 끝나고 나면 가설을 해 다음해 장마 전까지 사람들이 이용을 하게 된다. 장마철이 되면 평창강에 물이 불어 다리가 떠내려가기 때문이다. 하기에 이 섶다리는 한시적인 다리로 매년 새로운 다리가 놓이게 된다.
알고 보면 섶다리 만큼 자연친화적인 다리도 없다는 생각이다. 일 년 동안 이렇게 평창강에 가설을 해 놓은 다리가, 장마철에 떠내려가게 되면 많은 물고기들이 그 나무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기에 주민들은 매년 힘을 들여 이 다리를 놓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금이야 이 섶다리 하나를 갖고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니 일석이조라고 할 밖에.
Y자 받침에 올린 통나무섶다리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서 가설이 된다. 먼저 강바닥에 세울 수 있는 Y자 형의 적당히 굵은 나뭇가지들을 자른다. 그것을 강바닥에 갈라진 곳에 세우고, 그 위에 소나무 등을 베어 가로 지른다. 그 가로지른 막대 위에 다시 앞뒤로 통나무를 놓아나간다. 그 다음에는 잔가지를 통나무 위에 얹는다.
끝으로 잔가지 위에 흙을 덮으면 섶다리는 완성이 된다. 섶다리를 건너면 기분이 좋은 것은 그 다리가 약간의 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 넓지 않은 평창강에 놓이는 섶다리. 밑으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여유 있게 나무로 된 교각을 싸안고 유영을 하는 물고기 떼들이 있어 좋다. 이러한 섶다리 하나만으로도 지금은 관광자원이 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자연이 인간들을 살리는 모습이다.
섶다리를 보면 참으로 선조들의 깊은 생각을 알 수가 있다. 그런 것을 볼 때마다 대단히 창의적인 민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아름다운 다리를 건너는 것을 마다하고, 수없이 놓이고 있는 시멘트다리를 보면서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물을 건너는 다리는 사람의 다리라는데, 그 다리를 시멘트로 발라가고 있다는 생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