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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민기자 이시가와(50)씨가 사례 발표를 하고 있다.
ⓒ 윤형권
'2006 한국·일본 시민 친구만들기' 행사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오마이뉴스>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한국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25명과 일본 <오마이뉴스 재팬> 시민기자 25명 등 한·일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2박 3일 동안 한·일 시민포럼, 한·일 시민기자 공동취재 등을 진행했다. 서로의 차이와 장점을 몸소 느낄 즈음 2박 3일의 일정은 끝났다. 이들이 진정한 친구가 됐을까. 양국 시민기자들은 확답 대신 약속을 남겼다.

한국 시민기자들은 "내년에 서울에서 만나자"고 일본 시민기자들에게 제안했다. 일본 시민기자들은 "꼭 가고 싶다"고 답했다. 아래는 '2006 한국·일본 시민 친구만들기'의 세 가지 풍경이다.

#1. "일본의 장점이 한국의 장점이 될 수 있다"

▲ 이종원 일본 릿교대 교수
ⓒ 윤형권
"여행길에서 일본 사람을 만나면 그들만큼 예의 바르고 배려심 깊은 사람들도 없다. 그런데 그게 본심에서 우러난 행동인지 아니면 속과 다른 행동인지 궁금할 때가 많다. 특히 일본 사람들 개인의 모습과 집단의 모습은 너무 다르지 않은가.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16일 오전 일본 도쿄 <오마이뉴스 재팬>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일본 시민기자 포럼 현장. 김남희 시민기자가 이종원 일본 릿교대 교수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종원 교수는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현장에 있던 20여 명의 일본 시민기자들도 '이런 질문 나올 줄 알았다'는 듯 옅게 웃었다. 한국 시민기자 25명의 호기심 가득한 눈이 일제히 이종원 교수에게 쏠렸다.

"일본에서 20년을 산 나도 솔직히 일본인들의 속마음이 궁금할 때가 있다.(웃음) 나는 그동안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웃는 법을 배웠다. 이건 좋은 기술이기도 하다. 속마음을 솔직히 표현하는 건 때로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특히 외교에서 그렇다. 9·11 이후의 미국을 보라.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무슬림과 중동을 향한 속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이 교수는 '속마음과 겉 표현이 다른 게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는 걸 강조했다. 이어 한국과 일본의 문화 차이도 설명했다.

"한국인은 보통 마음을 털어놓고, 문제점을 제기하며 서로 친해진다. 그러나 일본은 그 반대다. 서로 문제가 있으면 취급하지 않으려 한다. 한국인은 감정을 덮는 걸 그리 좋게 보지 않지만, 일본인은 희로애락을 다 표현하는 걸 어린아이의 행동으로 본다."

현장에 있던 한일 시민기자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종원 교수는 이날 포럼에서 "일본의 장점을 알면 그것이 한국의 장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2006 한국·일본 시민 친구만들기'의 본격적인 행사는 서로의 차이와 장점을 존중해야 한다는 제안으로 시작됐다.

#2. "<오마이뉴스 재팬> 큰 일 낼 것"

@BRI@"<오마이뉴스 재팬> 사무실이 있는 이곳 도쿄 미나토쿠는 130년 전 일본에서 전깃불이 최초로 켜진 곳이다. 이런 현장에 <오마이뉴스 재팬>이 탄생해 매우 기쁘다. 일본 시민기자들과 <오마이뉴스 재팬>이 130년 전과 같이 큰 일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

일본 시민기자 이시가와(50)씨는 16일 저녁 열린 한일 시민기자 사례발표에서 <오마이뉴스 재팬> 창간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이시가와씨는 교사로 활동하며 영화와 서평 등의 기사를 쓴다. 그는 "한국처럼 일본에서도 시민기자 제도가 크게 활성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 시민기자 사례발표 역시 교사인 윤근혁 기자가 맡았다. 윤 기자는 "나 자신에게 이득이 됐기 때문에 시민기자 활동을 했다"며 "내가 쓴 기사로 제도가 바뀌고 세상이 변화하는 건 바로 나의 이득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씨는 "생활과 밀접한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들이야말로 모두가 전문가이자, 특종 기자"라고 말했다.

시민기자 활동 사례발표에 앞서 한일 양국 시민기자들은 일본 현지에서 공동취재를 벌였다. 주부, 대학생, 스포츠 등 6개 분야로 조를 이룬 양국 시민기자들은 16일 오후 2시부터 네 시간 동안 일본 현장을 직접 방문, 취재했다.

한일 시민기자 첫 공동취재라는 의미가 있었지만 준비 소홀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본 유기농산물 직거래 기구를 방문했던 송성영 기자는 "유기농은 전문적인 분야인데도 통역이 매끄럽게 되지 못했다"며 "분야를 고려한 적절한 통역 담당자 배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 "내년에 한국에서 다시 보자"

"내년에 꼭 한국에 와라. 홈스테이를 제공하겠다." - 한국 시민기자
"정말인가? 꼭 가고 싶다." - 일본 시민기자


16일 저녁 8시께 도쿄의 한 술집에서 열린 '2006 한국·일본 시민 친구만들기' 뒤풀이 현장. 한일 양국 시민기자들의 약속과 다짐으로 시간을 빠르게 지나갔다. 테이블 곳곳에서 건배와 약속이 이뤄졌다. 그리고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이에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내년에는 서울로 일본 시민기자들을 초대하겠다"며 건배를 제안했다.

▲ 한일 주부 시민기자의 뒤풀이 모습.
ⓒ 윤형권
2박 3일 일정은 친구만들기 행사에 참석한 한일 시민기자들에게 짧기만 했다. 양국 시민기자들은 "한일 시민기자 교류 행사가 해마다 열렸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10월의 뉴스게릴라'로 선정된 하야가와(31)씨는 "다양하고 활발한 한국 시민기자들을 직접 만나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행사가 일본 시민기자들에게 많은 자극을 줬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또 이번 행사 참석자 중 최연소 시민기자였던 야스히로(16)씨도 "한국 시민기자들은 우리들에게 선배나 마찬가지"라며 "앞으로 기사로 계속 교류했으면 좋겠고, 내년에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다"고 밝혔다.

▲ 16일 행사를 마치고 한 자리에 모인 한일 시민기자.
ⓒ 윤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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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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